-2월 판매대수, 벤츠·BMW가 국산 3사 모두 앞서
2020년 2월 한국 시장에서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판매가 한국지엠, 쌍용자동차, 르노삼성자동차를 앞질렀다. 그것도 "간신히"가 아니라 "훌쩍"이다.
3일 카이즈유 집계자료에 따르면 2월 내수에서 벤츠코리아는 5,717대를 인도했고 BMW코리아는 5,660대를 판매했다. 반면 전날 발표된 완성차 업계 실적에서 한국지엠은 5,098대, 르노삼성은 3,900대, 쌍용차는 2,673대로 2월을 마감했다. 쌍용차는 수입차 업계 3위인 아우디(2,364대)를 300여대 차이로 따돌리며 간신히 국산차 자존심을 지켰다.
1월까지만 해도 6,000대 이상 판매를 기록하던 한국지엠 실적이 한 달만에 16.5% 줄었고, 회생절차에 돌입한 쌍용차는 절반 이상 폭락했다. 그 사이 벤츠와 BMW는 전년대비 각각 18.3%, 48.4% 성장하며 6,000대에 육박하는 성적을 기록했다. 게다가 국산차 업계가 대부분 전월대비 두 자릿수 이상 큰 폭으로 후퇴한 것과 달리 벤츠와 BMW는 각각 3.6%, 1.0% 하락하는데 그쳤다.
벤츠는 주력 차종인 E클래스 외에도 GLB와 GLE 등 라인업을 강화한 SUV가 강세를 보였다. 2월 GLB는 978대, GLE는 750대가 판매됐다. BMW 역시 3시리즈·5시리즈 등 세단 라인업 외에 X1, X3, X5, X7 등 다양한 SUV 차종이 고루 선방했다. 최근 판매 부진으로 라인업을 간소화하는 국산차 업계와 대조적인 분위기다.
업계 전문가들은 당분간 수입차 시장의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국산차 3사에서 내세울 만한 신차 소식이 없는 것과 달리 아우디·폭스바겐·볼보차 등 수입차 업계 3~5위의 경우 총공세를 위한 라인업 확충에 나섰기 때문이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개발부터 생산, 판매까지 모두 자체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국산차 업계의 경우 단시간에 라인업을 확장하는 게 불가능하다"며 "투트랙 전략으로 수입 판매 라인업을 늘리고 있지만 대중 브랜드의 경우 소비자의 심리적 가격 상한이 낮아 어려움이 따른다"고 말했다. 이어 "소비 양극화 현상에 따라 고가의 프리미엄 수입차 시장은 당분간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오아름 기자 or@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