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연기관 구조 사라지면서 활용도 증가
-기발한 아이디어로 멋과 효율 동시에 챙겨
전기차 시대가 빠르게 다가오면서 자동차 형태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기존 내연기관의 특징인 엔진과 변속기가 사라지면서 디자인 자유도가 높아진 것.바닥에 낮게 깔린 배터리 팩 덕분에 폭넓은 공간 활용도 가능해졌다. 완성차 회사들은 기발한 아이디어를 더해 멋과 효율을 동시에 챙긴 전기차를 선보이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는 일찌감치 전기차 시장에 뛰어든 회사답게 능숙한 실력으로 공간을 극대화했다. 최근 국내 출시한 모델 Y의 경우 SUV 임에도 불구하고 지상고가 낮은 특징을 살려 트렁크를 활용한 게 특징이다. 바닥에 깊은 수납을 마련해 세로로 긴 짐을 쉽게 넣을 수 있다. 여기에 기본 풀플렛 시트를 지원하고 앞쪽에도 추가 트렁크를 마련했다.
테슬라 라인업에서 두루 사용하고 있는 보닛 트렁크의 경우 전기차만 보여줄 수 있는 특별 공간이다. 엔진이 사라진 자리를 적극 다뤄 편의성을 높이려는 시도가 돋보인다. 참고로 보닛 트렁크는 재규어 I-페이스, 포드 마하 E 등 다른 전기차에서도 속속 찾아볼 수 있다. 반면 늘어나는 전장장비를 추가해야 할 경우 공간이 작아질 수 있으며 공기 역학이나 디자인에 초점을 맞춘 전기차의 경우 막혀 있기도 하다.
실내 역시 전기차 공간 활용의 진수를 보여준다. 현대차 아이오닉 5의 경우 생활과 "이동의 경계를 허무는 혁신적인 공간"으로 실내를 표현할 만큼 다양한 기능이 눈에 띈다. 먼저 히터와 함께 있던 송풍기의 위치를 이동시켜 기존 내연기관차 대비 시트 두께를 약 30% 줄였다. 여기에 다리받침이 들어간 릴렉션 컴포트 시트를 1열에 적용했다.
센터 콘솔 자리에는 움직이는 트레이를 설치했다. 정확한 명칭은 "유니버셜 아일랜드"다. 뒤로 최대 140㎜ 이동이 가능해 1열 뿐만 아니라 2열 승객까지도 목적에 따라 활용이 가능하다. 2열도 앞으로 최대 135㎜ 이동 가능해 적절히 활용하면 운전석과 조수석을 쉽게 이동할 수 있는 공간이 만들어진다.
실제로 현대차는 아이오닉 5 실내를 만들면서 거실에 가구를 배치하는 소비자의 관점에서 접근했다. 작은 틈새 공간도 놓치지 않았으며 어느 자리에서든지 안락하고 소통 가능한 실내를 만들어냈다. 진정한 거주 공간으로 역할을 하게 되는 셈이다.
벤츠가 개발중인 전기 플래그십 세단 비전 EQS의 경우 센터터널 아래쪽을 전부 비우고 위에는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고급스러운 수납함을 만들었다. 또 1열과 2열을 하나의 패널로 연결해 길어 보이는 효과를 줬다. 이를 통해 미래 지향적인 디자인 변화를 살펴볼 수 있다. 반면 닛산이 지난해 선보인 전기 SUV 아리야는 1열 센터터널 자리를 없애고 평평하게 만들어 조수석을 쉽게 넘어갈 수 있다. 마치 소파와 비슷한 모습으로 개방감을 넓혔다.
이렇듯 새로운 개념의 실내를 볼 수 있게 된 이유는 변속기, 각종 샤프트와 같은 고전적인 부품의 진화가 컸다. 전동화 시대로 넘어오면서 더 이상 해당 기계 장치가 없어도 충분히 차를 움직일 수 있어서다. 앞뒤바퀴 사이 거리를 뜻하는 휠베이스가 길어진 점도 한 몫 한다. 여기에 전기차의 경우 구동 부품들이 작고 낮게 깔려있어 거주성 확보에 더욱 유리하다.
이런 특징을 내세워 전동화 제품들이 보여줄 공간 활용은무궁무진하다. 업계 전문가는 "전동화의 등장은 지금까지 알고 있던 실내의 개념을 바꿔놓을 수 있다"며 "이동 순간에 얼마만큼 다채로운 소비자 경험을 제공할 것인지가 새로운 과제로 떠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