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게 늘어났던 소형 SUV 시장이 다소 주춤한 모습이다. 시장을 키우는 신차의 부재와 큰 차를 선호하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관심에서 멀어지는 추세다. 소형 SUV 위기라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많지만 반대로 누군 가에게는 좋은 기회로 다가올 수 있다. 지난해 말 출시한 부분변경 코나가 대표적이다. 

 새 차는 완전변경급 변화를 거치고 소비자 취향에 맞게 다양한 스타일 트림을 추가했다. 그 중에서도 역동적인 디자인에 집중한 코나 N라인은 밋밋한 소형 SUV 시장에 새 활기를 불어넣는다. 감각적인 디자인과 탄탄한 세팅으로 젊은 소비층을 공략하는 코나 N라인의 가능성을 살피기 위해 직접 시승에 나섰다.

 외관은 기존의 개성적인 모습에 현대차 디자인 정체성인 "센슈어스 스포티니스"를 더했다. 특히 앞모습은 파격적인 면과 선 처리가 인상적이다. 날렵하게 찢어진 주간주행등과 아래쪽에 위치한 헤드램프 구조는 기존과 같다. 다만 안쪽 구성을 입체적으로 다듬어 세련미를 극대화했다. 큼직한 엠블럼은 그릴 안쪽으로 들어갔고 보닛 끝에는 상어 코를 연상시키는 홈을 파 놓았다. N라인 특유의 복잡한 패턴과 여러 겹으로 감싼 범퍼 및 공기흡입구도 사뭇 신선하다.

 옆은 큰 차이가 없지만 한결 단정해진 기분이 든다. 플라스틱 휠하우스 몰딩을 차체 페인트와 동일하게 칠했기 때문이다. N라인만의 차이점인데 온로드 성격 짙은 차라는 걸 알 수 있다. 이 외에 길이를 40㎜ 늘렸고 전용 18인치 휠은 살을 여러 겹 추가해 화려함을 더했다. 또 곳곳에 배지를 붙여 존재감을 드러냈다. 뒤는 LED 테일램프를 날카롭게 다듬었고 투톤 범퍼를 적용했다. 두 개의 배기구는 한쪽에 가지런히 위치해 있으며 디퓨저 느낌을 내는 핀도 여러 줄 추가해 단조로움을 피했다. 

 실내는 눈에 보이는 구성보다는 실사용에 유용한 편의 품목 위주로 개선했다. 먼저 10.25인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계기판으로 시인성을 개선했다. 스마트폰 블루링크 앱을 통해 음성으로 카카오톡 메시지를 읽고 보내주는 기능과 현대 카페이, 현대 디지털 키도 사용할 수 있다. 

 

 운전자의 운행패턴을 분석해 목적지 설정을 하지 않아도 맞춤목적지를 추천하는 목적지 자동 추천, 발렛모드, 내비게이션 자동 무선 업데이트도 갖췄다. 또 틸트 방식의 헤드업디스플레이는 다양한 정보를 선명하게 제공해 사용하는 내내 만족스러웠다.

 N 라인만의 고성능 감성을 담아낸 디자인도 쉽게 살펴볼 수 있다. 검-빨 조합으로 마무리한 인테리어는 퀄리티가 높다. 시트 파이핑과 스티치는 물론 송풍구 조절 버튼도 일부 빨간색으로 칠해 포인트를 줬다. 또 두툼한 N라인 전용 스티어링휠과 기어 레버도 손에 쥐는 맛이 좋다. 시트는 무난하다. 멋있는 스포츠 타입이나 버킷 기능 같은 건 없다. 등받이 부분에 세긴 N 알파벳이 유일한 차이점이다.

 공간은 소형 SUV 치고는 넉넉하다. 1열과 2열 공간 모두 차 급을 생각하면 여유로운 편이다. 특히 머리 위 공간이 넓고 유리창 면적도 커서 개방감을 잘 전달한다. 네모 반듯한 트렁크는 양 끝에 그물망을 연결할 수 있는 고리를 마련해 활용도를 키웠다. 2열 폴딩을 기본으로 제공하며 깔끔한 풀플랫 형태가 나온다. 다만 소형 세그먼트답게 크기 자체가 크지는 않다. 때문에 차박을 하려면 1열을 최대한 앞으로 당겨서 길이를 확보해야 할 듯하다.

 동력계는 스마트스트림 가솔린 1.6ℓ 터보 엔진과 7단 자동 조합이다. 여기에 흡기연속 가변밸브 열림기간 제어장치(CVVD) 및 통합 유량 제어밸브(ITM) 등을 적용해 성능과 효율을 동시에 잡았다. 그 결과 구형보다 20마력 이상 오른 최고출력 198마력, 최대토크 27.0㎏·m를 발휘한다. 

 시동을 걸면 부드러운 음색을 들려주며 차분하게 등장을 알린다. 가속페달에 힘을 실어도 자극은 덜하며 시종일관 여유롭게 속도를 올린다. N라인이라고 해서 무지막지한 감각을 보여줄 거라고 생각하면 큰 착각이다. 실제로 출력과 토크는 일반 코나와 동일하다. 때문에 극적인 변화보다는 주행 흐름에 맞춰 시원스러운 가속감을 즐기는 걸 추천한다.

 그렇다면 N라인만의 차이는 어디에서 나올까? 센터터널 한 켠에 마련한 운전 모드를 스포츠로 돌리면 금세 알아차린다. 스티어링 휠이 묵직해지고 서스펜션도 한층 탄탄해진다. 변화 폭이 생각보다 커서 어디가 달라졌는지 운전자가 단번에 알 수 있다. 무게감 있는 자세로 바뀐 N라인은 조금 더 역동적인 드라이빙을 유도하며 활기차게 내달린다.

 작고 가벼운 차체, 그리고 앞바퀴굴림이 주는 움직임이 가뿐하다. 거부감 없이 차를 다룰 수 있고 SUV라 키는 크지만 형태에서 오는 불안한 움직임도 생각보다 덜하다. 변속기는 이 급의 차에는 과분하다 싶은 7단 DCT다. 유럽산 듀얼클러치처럼 절도 있는 반응은 아니지만 일반 자동과 비교하면 충분히 빠른 실력을 자랑한다. 엔진을 제외한 대부분의 능력이 좋고 균형도 잘 맞아 완성도 갖춘 주행 실력을 드러낸다. 

 주행을 구성하는 부품들의 능력이 좋아 평범한 다운사이징 터보 엔진에 대한 아쉬움이 더 크게 다가온다. 적어도 N라인이라면 일반 코나와는 다른 출력과 토크를 보여줬으면 어땠을까 하는 미련이 남는다. 한 가지 다행인 사실은 현대가차가 고성능 브랜드 N을 바탕으로 라인업 확장 중이라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강한 성능을 내는 "코나 N"이 출시를 앞두고 있어서 희망과 기대를 품고 있다. 한편으로는 운전 재미를 향한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한다는 점에서 현대차의 도전에 박수를 보낸다.

 코나 N라인은 스타일한 생김새를 바탕으로 소형 SUV 시장에서 새로운 변화를 꿈꾼다. 나만의 차를 원하는 젊은 소비자들의 욕구를 충족하고 잘 표현했다. 현대차의 장기인 풍부한 편의 및 안전품목, 차급을 잊게 하는 알찬 패키징은 타는 내내 만족을 줬다. 

 차를 이끌기에 부족함 없는 파워트레인은 스트레스 없는 가속을 보여줬고 일반 코나와는 다른 탄탄한 세팅도 수긍할만한 수준으로 유익했다. 코나 N의 가능성을 살펴볼 수 있는 기폭제 역할을 하며 일상 속에서 소소한 웃음을 주기 위한 존재로 N라인은 제 역할을 다한다. 현대차 코나 N라인의 가격은 모던 2,460만원, 인스퍼레이션 2,814만원이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