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300마력 마일드 하이브리드, 볼보 XC60·90

입력 2021년04월01일 00시00분 구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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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5에 수퍼차저 추가, 부드럽고 강한 성능 갖춰

 볼보자동차가 고성능 마일드 하이브리드(MHEV) 시스템을 적용한 B6 동력계를 최근 선보였다. 기존 MHEV인 B5에 수퍼차저를 추가해 그보다 높은 성능을 갖춘 것. B6는 T6를 대체할 만큼 성능과 효율, 친환경성에서 많은 성과를 이룬 동력계로 꼽힌다. 향상된 동력 성능만큼 주행 감각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AWD를 장착한 점도 두드러진다. B6 파워트레인을 새로 얹은 SUV, XC60과 XC90을 만나봤다.

 ▲신선하지만 질리지 않은 스타일
 볼보차의 주력 제품인 XC60의 외관은 한국인 이정현 디자이너가 메인 디자이너로 참여해 만들었다. 완벽한 비율에 힘쓴 덕분에 쿠페형처럼 우아하진 않지만 맺고 끊음이 자연스럽고 명확한 비례감이 구현됐다. XC90에서 시작한 디자인 정체성은 "토르의 망치"라 불리는 헤드램프가 그릴까지 이어졌고 반듯했던 세로형 테일램프는 번호판 부분까지 가로로 이어 붙였다. 알로이휠 직경은 B6 동력계를 얹으면서 19인치에서 20인치로 커졌다.




 XC90은 지금의 2세대가 데뷔한 지 어느덧 6년차를 맞이했다. 지난해 부분변경을 거치긴 했지만 볼보차의 모델 체인지 특성상 변화 폭은 크지 않았다. 그러나 질리지 않은 디자인 덕분에 아직도 피로감은 적다. 큼지막한 2박스 스타일은 플래그십 SUV 특유의 고급스러움과 볼보차만의 아이덴티티를 고이 간직하고 있다.




 볼보차의 실내는 스웨덴 크리스탈 브랜드인 오레포스의 기어 노브, 바워스&윌킨스 오디오 등 여러 분야의 굵직한 브랜드로 채워졌다. 여기에 나파 가죽 등의 고급 소재를 아낌없이 써 감성 품질은 자신감이 넘친다. 수수한 생김새의 스티어링휠, 세로형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 헤드업 디스플레이도 XC60과 XC90의 공통분모다.



 두 차의 가장 큰 차이는 역시 공간이다. XC60은 5인승인 반면, XC90은 7인승 구조다. 적재공간은 XC60이 기본 483ℓ 2열 폴딩시 1,410ℓ를 제공하며 XC60은 3열 폴딩시 1,007ℓ, 2·3열 폴딩시 1,856ℓ를 지원한다. 공간의 차이는 크지만 차에 맞게 탑승했을 때 와닿는 거주성은 많이 다르지 않다.





 ▲편안한 고성능
 48V 전장 시스템 기반의 MHEV는 모터가 휠 구동에 직접 관여하지 않아 하이브리드로 보기 어렵다. 그러나 탄소 배출 감소 효과는 적지 않다. 실제 볼보차는 MHEV와 PHEV 등의 전동화 제품에 힘입어 지난해 탄소 감축 목표를 초과 달성한 바 있다.

 이 가운데 볼보차의 MHEV 동력계는 2.0ℓ 가솔린 터보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로 이뤄졌다. B5, B6가 같은 구성을 갖추고 있지만 B6는 수퍼차저를 더한 점이 다르다. 엔진은 최고 300마력, 최대 42.8㎏·m를 발휘한다. 과급기 덕분에 B5보다 50마력, 7.1㎏·m가 향상됐다. MHEV의 특징은 매끄러운 출발이다. 전압을 높인 48V 전장 시스템의 10마력급 모터가 엔진을 깨워 일반 스타트 모터보다 시동이 더 부드럽다. 특히 정차 후 재출발 상황에서 빛을 발한다. 여기에 터보차저의 지연현상을 수퍼차저가 보완하면서 더욱 강하고 부드러운 가속이 가능해졌다. 급가속을 할 경우엔 B5가 쥐어짜는 느낌을 줬다면 B6는 "이 정도 쯤이야" 하고 여유 있게 앞으로 몰아붙이는 느낌이다. 오르막길에서의 감각도 나쁘지 않다. 토크가 작지 않은데다 최대토크가 2,100rpm부터 뿜어져 나와 여간 힘든 기색을 보이지 않는다. 감속 중에는 48V 배터리의 충전이 이뤄진다. 충전은 계기판 타코미터 안쪽의 그래픽을 통해 확인 가능하다.


 8단 자동변속기는 무단변속기처럼 부드럽다. 기어 단수 올리기에 분주하지만 어색한 움직임은 보기 힘들다. 최고속도는 사전에 설정할 수 있는 "케어 키(Care Key)"를 예외 없이 채택해 180㎞/h에 묶였다. 과속으로 인한 사고 사망자 수를 줄이기 위한 볼보차의 제품 정책이다.

 XC60과 XC90는 각각 5인승의 중형, 7인승의 대형으로 체구 차이가 작지 않다. 그러나 가속력을 견줘보면 예상보다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회사가 밝힌 두 차의 0→100㎞/h 가속시간은 각각 6.2초, 6.5초다. 실제로 타 봐도 비슷하다. 연료 효율도 마찬가지다. XC60의 인증 효율은 9.3㎞/ℓ(도심 8.3㎞/ℓ, 고속 10.9㎞/ℓ), XC90은 9.2㎞/ℓ(도심 8.0㎞/ℓ, 고속 11.2㎞/ℓ)다. 두 차 모두 하이브리드에 버금가는 저공해차 2종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은 보너스다.


 SPA 플랫폼 특유의 주행감각은 패밀리카로 제격이다. 노면 충격을 원활히 걸러주면서도 뒤뚱거리는 움직임은 지양했다. 누군가는 승용차에 어울리지 않는 뒷바퀴의 리프 스프링 서스펜션 구조를 꼬집겠지만 차의 전반적인 움직임을 놓고 보면 거부감은 적다.

 ▲총평
 B6는 볼보차가 지금 보여줄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내연기관 중심의 동력계다. B6를 얹은 두 차는 "엔진은 아직 건재해. 작은 모터를 덧붙이긴 했지만 앞으로도 이렇게 보란 듯이 힘차게 움직일 거야"란 메시지를 던지는 듯하다. 하지만 볼보차는 지난해 디젤을 포기한데 이어서 2030년까지 모든 제품을 순수 전기차로 전환할 계획이다. 볼보차의 내연기관 시대도 끝이 보이는 셈이다. 그러나 아직 엔진을 떠나보내기엔 그 완성도가 아깝다.

 가격은 XC60 B6 AWD 인스크립션 7,100만원, XC90 B6 AWD 인스크립션 9,290만원.

구기성 기자 kksstudi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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