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떠오르는 신예, 캐딜락 XT4

입력 2021년04월04일 00시00분 김성환
트위터로 보내기카카오톡 네이버 밴드 공유
 -세련된 감각, 고급스러운 소재 인상적
 -정숙성과 승차감 조화 이룬 미국식 프리미엄 SUV

 최근 캐딜락의 공격적인 행보가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에스칼라 컨셉트를 통해 선보인 디자인과 기술을 속속 양산차에 적용하며 흥미를 끌만한 신차를 쏟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요즘 흐름에 맞춰서 SUV 제품군을 확장하고 있고 스포츠성 짙은 세단과 고성능 V 시리즈 등을 더해 소비자 선택폭을 넓히고 있다. 

 회사는 젊은층 유입을 위해 진입장벽을 낮추고 있다. 최근 출시한 캐딜락 입문형 SUV XT4가 대표적이다. XT4는 활기찬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표현하는 디자인과 여유로운 퍼포먼스, 다양한 커넥티비티 기반 기술을 제공한다. 여기에 캐딜락만의 고급 감성까지 더해 프리미엄 수입 소형 SUV 시장에서 비상을 꿈꾼다. 

 디자인&스타일
 XT4는 가장 최신의 캐딜락 방향을 엿볼 수 있다. 외관에서부터 단번에 파악 가능한데 세로로 길게 내려오는 주간주행등과 거대한 그릴이 시선을 끈다. 유광 블랙 매쉬 타입이며 주변을 세틴 느낌의 무광 알루미늄으로 둘러 세련미를 극대화했다. 살짝 튀어나온 큼직한 캐딜락 배지도 멋을 더한다. 보닛에는 깊은 주름을 추가해 밋밋함을 피했고 두툼한 플라스틱 범퍼를 둘러 강인한 SUV 이미지를 잘 표현했다.

 옆은 곧게 뻗은 캐릭터라인과 날카로운 C필러, 유리창과 분리된 사이드미러 형태 등이 브랜드 패밀리-룩을 잘 맞춘 모습이다. 여기에 루프랙과 윈도우 서라운드 몰딩, 사이드 스커트 등을 유광 블랙으로 처리해 모던한 감각을 완성했다. 살이 얇은 20인치 휠 구성도 알차며 빨간색으로 칠한 브레이크 캘리퍼는 포인트 요소로 손색없다. 

 뒤는 세로형태의 테일램프가 독특한 인상을 풍긴다. 여러 조각으로 나눠져 있는 램프 속 구성과 점등 방식은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하다. 트렁크는 뒷 유리창을 완만하게 눕혀 볼륨감을 강조했다. 여기에 모두 다 제 역할을 해내는 사각 머플러, 블랙으로 감싼 범퍼는 뒤태의 방점을 찍는다. 

 실내는 깔끔하다. 단정한 버튼 배열과 매립 느낌을 주는 디스플레이가 전체적인 흐름을 이끈다. 이와 함께 대시보드에서 센터페시아로 이어지는 곡선 디자인은 우아하고 아름답다. 가죽과 정교한 스티치, 탄소섬유 등 고급스러운 소재와 어울려 차의 품격을 높인다. 스티어링 휠도 마찬가지다. 적절한 타공과 두툼한 림이 그립감을 높이며 자꾸만 잡아 돌리고 싶게끔 만든다.

 무선충전, 모바일 커넥티비티를 높인 NFC 페어링, 무선 애플 카플레이 및 안드로이드 오토 등 디지털 요소는 불만이 없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도 구성은 단순하지만 반응이 빠르고 선명해 꽤 마음에 든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계기판이다. 가운데 커다란 액정이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속도와 엔진회전수는 아날로그 방식을 사용한다. 

 풀 디지털이 대세인 요즘 흐름과 다소 동떨어진 느낌이다. 최근 글로벌 출시한 에스컬레이드는 커브드 패널을 적용해 미래 신기술을 뽐내기도 했던 만큼 XT4의 계기판이 조금 아쉽게 느껴진다. 다행히 선명한 헤드업디스플레이가 있다는 점을 위안 삼는다. 이 외에도 다양한 편의품목을 기본으로 넣어 상품성을 높였다. 동급 유일하게 적용된 1열 운전석 및 조수석 마사지 시트는 장거리 운행 시 편안함을 더했다. 또 1열 열선 및 통풍시트, 2열 열선시트도 기본으로 탑재했다. 13개의 보스 스피커와 액티브 노이즈 캔슬레이션도 지원한다. 룸미러를 통해 후방 시야를 보여주는 리어 카메라 미러는 생각보다 넓은 각도로 자세히 뒤쪽을 비추기 때문에 야간 및 우천 시에 유용할 듯하다. 

 2열의 경우 전체적인 탑승 공간은 넉넉하다. 무릎과 머리 위 공간도 충분하며 면적인 넓은 파노라마 선루프 덕분에 개방감도 상당하다. 발 아래 공간이 여유롭고 가죽 시트의 착좌감도 좋은 편이다. 다만 수납공간은 큰 인상을 받지 못했다. 도어 안쪽은 물론 팔걸이 부분 컵홀더도 크지 않다. 시트는 등받이 조절이 안되며 각도 자체가 곧추 세워져 있어 장거리 이동에는 다소 불편할 수 있겠다. 편의 품목으로는 2열 전용 송풍구와 열선 기능, USB 단자 등이 마련돼 있다.  

 트렁크는 XT4의 자랑거리 중 하나다. 네모 반듯하며 완벽한 풀플랫을 제공해 활용도가 뛰어나다. 차박이나 차크닉을 즐기기에도 문제 없고 부피가 큰 짐을 넣고 빼기에도 수월할 것 같다. 또 트렁크 아래에도 여분의 수납이 가능해 불필요한 짐을 눈에 보이지 않게 정리하기에도 좋을 듯하다.

 ▲성능
 동력계는 4기통 2.0ℓ 직분사 가솔린 트윈스크롤 터보 엔진과 9단 자동변속기 조합이다. 최고출력 238 마력, 최대토크 35.7㎏·m를 낸다. 시동을 켜고 가속페달을 밟았을 때의 감각은 부드럽다. 특히 매끄러운 변속 반응과 더불어 엔진 회전 질감이 훌륭하다. 

 웬만한 대형 플래그십 세단과 견줘도 손색없는 고급스러운 주행 감성을 구현한다. 속도를 올리는 과정도 고요하고 차분하다. 엔진음을 거의 들을 수 없고 빠르게 달릴 때 거슬리는 풍절음이나 바닥소음도 느끼기 힘들다. 그만큼 수준급의 정숙성을 바탕으로 안락한 주행에 힘을 더한다. 

 주행 모드는 제법 세분화 돼 있지만 큰 변화를 체감하기는 힘들다. 구동방식의 차이 및 rpm 범위 정도만 바뀐다고 생각하면 편할 듯하다. 스포츠 모드에서는 꽤 호쾌한 가속감을 보여주지만 딱 거기까지다. 조금 더 활발하게 차를 몰아 붙이면 금세 한계를 드러낸다. 물론 이 차를 가지고 굽이치는 고갯길을 공략하는 소비자는 많지 않으리라 본다. 그래서 큰 단점으로 볼 수 는 없지만 마음 한 구석 조금의 아쉬움이 드는 건 사실이다. 

 운전 모드보다도 서스펜션의 능력이 더 큰 놀라움을 전달한다. XT4에는 CDC라 불리는 댐핑 컨트롤이 포함된 서스펜션이 들어간다. 즉각적인 노면의 반응을 효과적으로 제어하며 사륜구동 시스템 능력도 키워주는 좋은 기능이다. 여기에 대형 SUV XT6에 적용된 액티브 스포츠 섀시까지 어우러져 탄탄한 거동을 보여준다. 

 도로 위 요철을 섬세하게 거르면서도 운전자에게 불쾌하거나 불안한 느낌을 전달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안락하지만 마냥 물렁하지 않고 롤을 허용하거나 휘청거리는 장면도 쉽게 나오지 않는다. 어느 상황에서든지 노면을 움켜쥐고 기분 좋은 승차감을 표현한다. 

 안전 품목으로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시스템과 충돌 경고 및 자동 제동 시스템, 진동을 통해 위험 상황을 경고해주는 안전경고시트, 보행자 감지 및 제동 등이 포함된 전후방 자동 브레이킹 시스템, 사각지대 경고 및 차선 유지 보조 시스템, 코너링 램프 등을 넣었다. 각 기능들은 사용이 편하고 정직하게 반응해 안전 운전에 도움을 준다. 장거리 크루징 시에는 만족스러운 정숙성과 승차감을 키우는 조력자 역할을 한다.  

 총평
 XT4는 비록 브랜드 SUV 라인업 중 막내이지만 누구보다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진입장벽을 낮춰 새로운 캐딜락 매니아를 만들기 위한 대표 차종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세련된 디자인을 바탕으로 고급 소재 두르고 프리미엄 기능 대거 탑재했다. 

 정숙성과 안락한 승차감은 덤으로 가져간다. 여기에 미국보다 약 600만~700만원 저렴하게 가격을 책정해 가성비를 내세워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다. 과감한 변화로 빚어낸 XT4의 미래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캐딜락의 새 SUV는 북미 기준 최상위 트림에 풀옵션을 적용한 "스포츠" 단일 트림으로 출시되며 가격은 5,531만원이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무통장입금 정보입력
입금할 금액은 입니다. (입금하실 입금자명 + 입금예정일자를 입력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