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원 기획관리본부장 관리인으로 선임
쌍용자동차가 10년만에 법정관리 절차를 밟게 됐다. 회사는 "회생계획인가 전 M&A"를 통해 회생절차를 조기 종결한다는 방침이다.
15일 서울회생법원 회생1부는 쌍용차에 대한 기업회생 절차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쌍용차가 2011년 3월 법정관리를 졸업한 지 10년 만이다. 법원은 제3자 관리인으로 정용원 쌍용차 기획관리본부장(전무)를, 조사위원으로는 한영회계법인을 각각 선임했다. 조사위원의 조사보고서 제출 시한은 6월10일까지다. 이후 쌍용차가 회생계획안을 제출하면 법원의 인가를 얻어 계획을 이행하게 된다.
쌍용차는 국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며 2016년 4분기부터 매 분기 연속 적자를 내왔다. 지난해 코로나19까지 겹치며 위기가 가중됐다. 대주주 마힌드라의 경영이 악화한 것 역시 치명적 영향으로 작용했다.
마힌드라는 지난해 1월 2022년 쌍용차 흑자전환계획을 위해 2,3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지만, 같은해 4월 이 같은 계획을 철회했다. 이후 6월 쌍용차 지배권을 포기하고 새 투자자를 모색하겠다며 우선 협상 대상자로 나선 HAAH오토모티브와 논의를 진행했지만 진척이 이뤄지지 않아 법정관리 수순에 이르렀다.
쌍용차는 서울회생법원의 회생절차 개시 결정이 내려짐에 따라 "회생계획인가 전 M&A"를 추진할 계획이다. 기존 잠재투자자와 협의가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다수의 인수 의향자가 있는 제반 여건을 고려해 회생법원의 허가를 받아 회생계획 인가 전 M&A를 추진한다.
"P-플랜"에서 "인가 전 M&A" 방식으로 전환됐지만, 양자는 추진 시기만 달라질 뿐 회생절차 개시를 전제로 M&A를 추진해 회생절차의 조기 종결을 도모한다는 점은 동일하다. 인가 전 M&A 방식은 회생절차 개시 이후 법원의 M&A 준칙에 따라서 공정하고 투명하게 절차가 진행되기 때문에 오히려 투자자와 보다 신속한 협상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쌍용차는 협상에 독점적인 지위를 확보한 단일 인수 후보자와의 협상지연 문제를 차단하고 공개입찰을 통한 다수의 인수후보자 간의 경쟁을 유도해 보다 유리한 조건으로 M&A를 성사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공개된 인수 희망자 이외에도 또 다른 인수 희망자들이 비공식적으로 인수 의향을 보이고 있는 점은 매우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회사는 서울회생법원과 협의해 최단 시일 내에 M&A 주관사를 선정하는 등 M&A 완료를 통해 회생 절차의 조기 종결을 추진할 예정이다.
최근 쌍용차는 완전 자본잠식 상황을 탈피하기 위한 조치의 일환으로 평택공장 외 165개 필지에 대한 자산재평가를 실시하는 등 자산 및 자본 증대효과를 통한 재무구조 개선에 나섰다. 이러한 개선 계획을 담은 이의신청서를 4월13일 한국거래소에 제출하고 부여 받은 개선 기간 내 투자자 유치 및 재무구조 개선을 통해 상장 폐지 우려를 해소해 나갈 계획이다.
쌍용차는 현재 임금 반납과 복지후생 중단 그리고 비 핵심자산 매각 등 업계에서는 유례없는 선제적인 자구노력과 고강도 경영쇄신을 통해 부족한 재원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법원에 의해 선임된 정용원 관리인은 "채권자들의 권리보호와 회사의 회생을 위해서는 정상적인 조업이 관건인 만큼 협력사들과 협의해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생산을 재개하고 차질 없는 A/S를 통해 회생절차개시 결정에 따른 고객불안을 해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아름 기자 or@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