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와 가솔린, 디젤 등 다양한 선택지 제공
-합리적인 가격과 알찬 구성 돋보여
국산 중형 SUV 구입을 고려하는 소비자는 제법 까다롭다. 주중에 다루기 부담 없어야 하며 주말도 책임져야 한다. 여기에 남부럽지 않은 편의 및 안전품목을 기본으로 갖춰야 하고 아이부터 직장 동료, 친구, 부모님까지 누가 타든지 동일한 만족감을 제공해야 한다. 한마디로 전천후 만능 세그먼트가 바로 중형 SUV다.
그만큼 요구 사항도 다양하며 제조사는 모두의 입맛을 맞춰야 하는 숙명을 갖고 있다. 르노삼성의 대표 중형 SUV인 QM6는 이런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똘똘한 차다. 넉넉한 크기를 바탕으로 편의성을 키운 알찬 기능과 섬세한 감성품질까지 충족한다. 무엇보다도 LPG와 가솔린, 디젤 등 다양한 파워트레인을 제공해 각 소비자의 생활 패턴과 선호도에 맞춰 차를 고를 수 있다. 서로 다른 매력으로 무장한 QM6 삼형제를 한자리에 만났다.
▲다채로운 특징 드러내는 주행
가장 먼저 마주한 차는 QM6 디젤이다. 정확한 이름은 2.0 dCi 4WD, 그중에서도 최상위 트림인 프리미에르다. 동력계를 살펴보면 4기통 2.0ℓ 직분사 터보 디젤을 얹고 무단변속기와 사륜구동 조합으로 달린다. 최고출력 184마력, 최대토크 38.7㎏·m를 발휘하고 효율은 복합 기준 ℓ당 12.7㎞다.
아이들링 시에는 디젤차 특유의 소리가 실내로 울려 퍼진다. 하지만 이내 주행을 시작하면 사운드는 감쪽같이 사라지고 고요하게 질주한다. 크게 거슬리거나 불편함 없이 편안한 감각을 제공하며 고속에서는 가솔린 차와 큰 차이를 느끼기 힘들다. 정숙성에 집중해 흡차음재 범위를 넓힌 결과다. 풍절음과 바닥 소음도 쉽게 들을 수 없다. 재가속에 들어갈 때도 마찬가지다. 물론 가속페달을 깊게 밟으면 무단변속기의 rpm 소리가 들리지만 이를 제외하면 디젤차라는 사실을 잊을 정도로 조용하다.
가속감은 무난하다. 강한 토크로 차를 밀어붙이기 보다는 매끄러운 회전 질감이 더 인상적이다. 차분하게 숨을 고르면서 우직하게 뻗어나간다. 교통 흐름에 맞춰서 스로틀을 열면 아무렇지 않게 원하는 속도에 차를 올려놓는다. 차의 컨셉트를 생각하면 무난한 편이다. 자극적이지 않고 담백한 주행에 집중한 결과 탑승자 모두의 만족을 이끌어 내면서 여유롭게 이동이 가능하다.
약 100㎞를 달린 뒤 중간 지점에서 차를 갈아탔다. 이번에는 국내 유일 LPG SUV인 2.0 LPe 2WD다. 배기량은 디젤과 동일한 2.0ℓ이며 LPG 액상분사 방식을 사용해 최고 140마력, 최대 19.7㎏·m를 낸다. 효율은 복합기준 8.6㎞/ℓ를 받았다. 참고로 19인치 휠 기준 도심은 7.7㎞/ℓ, 고속도로는 10.1㎞/ℓ다.
숫자만 보면 디젤이나 가솔린보다 힘이 부족하지 않을까 걱정도 들었다. 하지만 막상 주행을 시작하니 모두 기우였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LPG 연료 특유의 초반 가속이 훌륭하며 꾸준히 속도를 올리는 과정도 매끄럽다. 자연스러운 발진 가속이 마음에 들고 도심 속 일상 주행에서는 최적의 성능으로 스트레스 없이 경쾌한 이동을 돕는다.
도로 위를 미끄러지듯이 달리고 차분하게 바람을 가르며 나아갔다. 100% 고속도로 주행을 진행했는데 고속 안정성도 수준급 실력을 보여줬다 도넛 탱크를 트렁크 바닥에 넣어 무게 중심을 낮추고 앞뒤 균형까지 챙긴 덕을 톡톡히 봤다. 가볍거나 통통 튀는 감각 없이 바닥에 붙어 진중하게 달릴 뿐이다.
기대 이상의 능력으로 평소 갖고 있던 LPG차에 대한 편견이 무너지는 순간이다. 심지어 오랜 시간 주행을 마치고 교대할 때쯤에는 가장 운전석에서 내리기 싫은 차였다. 그만큼 LPG SUV가 주는 매력에 푹 빠져 유쾌한 드라이빙을 즐길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3분의2 지점에서 서울로 복귀하기 위해 탄 차는 QM6 가솔린 버전인 2.0 GDe 2WD다. 4기통 2.0ℓ 가솔린 직분사 엔진을 넣어 최고출력 144마력, 최대토크 20.4㎏·m를 발휘한다. 효율은 복합 기준 L당 11.6㎞다.
자연흡기 엔진이 주는 부드러운 감각이 일품이다. 적당히 차를 이끌면서 경쾌하게 달린다. 다른 차들이 터보를 달고 저속 토크를 앞세워 자극적으로 질주하는 것과는 성격이 다르다. 여유로운 세팅을 바탕으로 도로 위 흐름에 맞춰 속도를 올린다. 이 외에 가솔린만의 특징은 운전 모드에 있다.
별도의 스포츠나 S모드는 없지만 센터페시아 가운데에 위치한 에코 버튼이 포인트다. 활성화 유무에 따라 차의 성격이 크게 나뉘기 때문이다. 먼저 에코를 켜면 rpm 범위가 크게 줄어들며 극단적으로 효율에 집중한다. 반면 끄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시원스럽게 질주한다. 상황에 맞춰서 적절히 활용하면 색다른 재미를 안겨줄 듯하다.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과 차간거리경보 시스템, 급제동경보 시스템, 사각지대경보 시스템, 전방추돌경보 시스템, 차선이탈경보 시스템 등이 유기적으로 작동해 안전한 운전을 유도한다. 각종 기능에 의지한 체 장거리 크루징을 경험하니 한결 편하고 마음이 놓인다. 패밀리 SUV가 보여줄 수 있는 이상적인 역할이다.
▲세련된 디자인, 알찬 구성 인상적
세 트림 모두 외관은 듬직하고 세련된 인상을 풍긴다. 지난해 가을 스타일을 다듬고 상품성을 개선한 덕분이다. 앞은 "퀀텀 윙"으로 불리는 거대한 크롬 라디에이터 그릴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태풍 로고를 가운데 두고 양쪽으로 펼친 퀀텀 윙은 독특한 패턴 적용으로 신선한 감각을 전달한다. 양쪽으로 이어진 LED 퓨어 비전 헤드 램프는 전 트림에 기본 적용했다. 차체를 부드럽게 감싼 캐릭터라인과 맞물려 통일감을 준다.
옆은 큼직한 도어와 유리창, 안정적인 C필러 디자인 등 익숙하면서도 편안한 형태를 띠고 있다. 날카롭고 굵은 캐릭터 라인은 어디에도 없으며 철판을 유연하게 부풀려 아름답고 풍만한 펜더 라인을 완성했다. 반면 뒤는 제법 고급스럽게 꾸몄다. 테일 램프 형상은 차이가 없지만 안쪽 그래픽 구성을 전부 바꾼 것. 다이내믹 턴 시그널을 적용해 화려하게 빛을 낸다. 기존 QM6 대비 차별화를 높이고 시선을 머물게 하는 중요 요소다.
출시된 지 수년이 흘렀기 때문에 실내는 친숙하다. 극적인 변화나 기능 추가보다는 꼭 필요한 부분만 개선을 거듭해 완성도를 높였다. 대표적으로 밝은 톤의 가죽을 선택으로 제공하고 센터터널 손잡이에도 동일하게 적용했다. 이 외에 우드패널의 결과 디자인도 수정해 감성품질을 높였다.
전자식 계기판과 세로형 센터페시아 모니터, 인포테인먼트를 구성하는 S-링크는 그대로다. 여전히 눌러볼 게 많다는 건 이점으로 꼽히지만 반응이 조금만 더 빨랐으면 좋을 듯하다. 공조장치를 홈 화면에 탑재해 사용 편의를 높인 부분도 마음에 든다. 이 외에 넓은 파노라마 선루프와 통풍시트, 프레임리스 룸미러, 12개 스피커를 지원하는 보스 서라운드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 등이 만족을 더한다.
르노삼성의 장기인 감성 품질은 QM6에도 이어진다. 촉감이 좋은 스티어링 휠과 안락한 시트, 여러 색으로 마련한 무드등도 맥을 더한다. 프리미에르 트림의 경우 1열과 2열 사이드 윈도우는 이중 접합 차음 글라스로 마감해 정숙성을 높였다. 여기에 2열 사이드 윈도우에는 프라이버시 글라스를 적용해 상품성을 업그레이드했다. 비행기 1등석을 연상시키는 넓은 헤드레스트와 퀼팅 패턴 나파가죽 시트도 수준급이다.
중형 SUV답게 공간은 넉넉하다. 크고 작은 4개의 컵홀더를 비롯해 글로브박스와 콘솔박스, 도어 안쪽 수납함도 여유롭다. 2열은 면적이 넓은 시트가 인상적이다. 등받이 각도 조절이 가능하며 컵홀더와 열선시트, USB 포트와 송풍구 등 필요한 기능을 알차게 마련했다. 트렁크는 기본 676ℓ이며 2열 폴딩 시 최대 1,690ℓ까지 늘어난다.
LPe는 가스통을 트렁크 바닥에 넣은 덕분에 2열은 물론 트렁크 공간은 크게 손해 보지 않았다. 도넛 탱크는 철판과 플라스틱, 매트 등 여러 겹으로 덮여있어 보기에도 깔끔하다. 또 2열을 접으면 평평한 확장 공간이 나오기 때문에 활용 면에서도 문제없다.
▲폭 넓은 선택지, 합리적인 가격
르노삼성 QM6는 다양한 스팩트럼으로 국산 중형 SUV 시장에서 끊임없이 도전 중이다. 여기에는 강한 펀치력과 정숙성이 돋보이는 디젤, 엔진의 편견을 날릴 정도로 높은 주행 실력을 뽐낸 LPG, 무난하면서도 모두에게 만족을 주는 가솔린이 있다. 안정적인 디자인과 신형으로 오면서 다듬은 세련미,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은 알찬 편의 및 안전 품목까지 평균값을 잘 해내는 SUV다. 여기에 매력적인 가격까지 갖춘 만큼 현명한 소비를 원하는 소비자라면 한 번쯤 눈여겨볼 만한다.
새 차의 판매가격은 가솔린 기준 SE 2,474만 원, LE 2,631만 원, RE 2,872만 원, RE 시그니처 3,039만 원, 프리미에르 3,324만 원이다. LPe는 SE 2,435만 원, LE 2,592만 원, RE 2,833만 원, RE 시그니처 3,000만 원, 프리미에르 3,245만 원이다. dCi는 RE 3,466만 원, 프리미에르 4,055만 원이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