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가슴 뛰는 오렌지색, 람보르기니 우루스 펄 캡슐

입력 2021년05월11일 00시00분 김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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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려한 컬러 돋보이는 스페셜 에디션 
 -스포츠카 영역 넘보는 슈퍼 SUV

 스포츠카 회사들의 SUV 사랑은 끝이 없다. 인기 세그먼트인 만큼 높은 수요를 바탕으로 브랜드 진입장벽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궁극적으로는 수익에 큰 도움이 되며 지속가능한 회사 운영에도 좋은 영향을 끼친다. 다만 브랜드 정체성을 녹이기 위한 작업은 저마다 차이를 보인다. 모터스포츠 정신을 바탕에 둔 람보르기니는 역동적인 감각에 초점을 맞췄다. 보다 빠르고 완벽한 자세로 고성능 SUV가 보여줘야 할 가치를 온전히 전달하기 위해서다. 

 그렇게 탄생한 우루스는 많은 스포츠카 마니아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뤄냈다. 지금은 브랜드 라인업에 없어서는 안 되는 효자 차종이 됐고 실적을 견인 중이다. 회사는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더 특별한 차 만들기에 돌입했다. 그리고 마침내 화려한 컬러가 돋보이는 스페셜 에디션인 우루스 펄 캡슐을 선보였다. 강한 성능을 기본으로 심미적 만족을 높여 고성능 SUV 팬들의 마음을 두드린다. 우루스 펄 캡슐의 진가를 확인하기 위해 강원도 인제스피디움 서킷으로 향했다.

 ▲디자인&스타일
 새 차는 람보르기니의 센트로 스틸레 디자인 부서에서 완성했다. 외관은 명확한 투톤으로 람보르기니 전통 색상을 곳곳에 넣어 신비스러운 감각을 전달한다. 시승차는 아란시오 보레알리스(Arancio Borealis) 컬러를 입혔다. 무르시엘라고, 가야르도를 통해 대중에게 알려진 브랜드 대표 색이다. 빛 반사에 따라 오묘한 느낌을 전달하는데 그늘에는 짙은 주황색을 보여주고 반대로 햇빛을 받으면 밝고 영롱한 오렌지색을 띤다. 고운 펄도 들어가 있어 자꾸만 시선이 머물고 손으로 쓰다듬게 된다. 

 여기에 짙은 캐릭터라인은 화려한 유채색을 더욱 돋보이게 만든다. 그림자에 맞춰 명암 대비가 확실해 선명한 개성을 드러낸다. 우루스는 부드러운 곡선을 쉽게 찾아볼 수 없다. 온통 반듯하고 선명한 직선뿐이다. 긴장감 있는 자세와 또렷한 인상을 주기에 이만한 디자인도 없을 듯하다. 앞은 유광 블랙으로 감싼 거대한 그릴이 인상적이다. 다각형 패턴을 깊게 넓어 멋을 더하며 제법 높은 위치에 카메라, 라이다 센서가 모여있는 점도 독특한 느낌을 낸다. 

 옆은 작은 유리창과 넓은 도어, 비대칭 패턴의 휠하우스, 삼각 펜더 장식 등 전부 신선한 요소로 가득하다. 지상고와 높이가 상당해 SUV임을 알아차릴 수 있지만 이를 제외하면 조형미가 훌륭한 스포츠카를 보는 듯하다. 보디 컬러로 포인트를 준 23인치 검정색 휠은 펄 캡슐만의 킬링 포인트로 충분하다. 반면 뒤는 듬직하다. 전체적으로 쿠페형 디자인을 채택했지만 트렁크 끝단과 테일램프 위치가 높은 결과다. 

 Y자 모양의 제동등은 가운데 람보르기니 레터링과 자연스럽게 이어져 세련미를 더했다. 지붕과 스포일러 립 및 기타 디테일에는 검정색을 조합해 통일감도 살렸다. 이 외에 범퍼 양 끝에는 홈을 파 놓아 입체감을 살렸고 두툼한 디퓨저와 배기구는 차의 성격을 짐작하게 한다. 

 실내도 투톤으로 배합했다. 다만 소재는 다채롭게 구성해 재미를 더한다. 기본적으로 외관과 동일한 컬러의 가죽, 알칸타라를 폭넓게 사용했다. 이와 함께 도어와 센터페시아 곳곳에는 반짝이는 탄소섬유를 둘렀다. 또 패널이 맞물리는 파이핑과 일부 버튼은 은색 장식을 더해 고급감을 높였다. 

 시트에는 육각형 모양의 우루스 로고를 스티칭했다. 펄 캡슐 에디션에는 특별히 전자동화한 통풍 알칸타라 시트를 마련했다. D컷 스티어링휠 역시 여러 소재를 적절히 조합해 손에 쥐는 감각이 훌륭하다. 물론 개인맞춤형 프로그램 "애드 퍼스넘"을 통해 다양한 실내 커스터마이징도 적용할 수 있다. 

 디지털 요소를 대거 적용해 젊은 감각도 키웠다. 먼저 풀 디지털 계기판은 고성능 차에 어울리는 선명한 그래픽이 일품이다. 엔진 회전수와 변속 단수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게 중앙에 위치했고 양옆에는 실시간 주행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센터페시아에는 위아래 두 개의 대형 터치 스크린이 자리 잡았다. 

 인포테인먼트와 공조장치를 나눈 것인데 UI 구성이 다소 독특하다. 차의 핵심 무늬인 다각형을 타일 형식으로 표현했는데 센스 있는 구성에 미소를 머금는다. 센터 터널은 다소 복잡하다. 기교를 부린 주행 모드와 시동버튼, 적극적인 운전에 도움을 주는 각종 버튼들이 모여있다. 마치 전투기에서 볼 법한 디자인으로 흥분을 자극한다. 

 세그먼트 성격을 감안해 편의 및 안전 기능은 풍부하게 마련했다. 오토홀드와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 통풍시트, 다양한 각도에서 볼 수 있는 카메라까지 웬만한 패밀리카에서 볼 수 있는 기능이 전부 기본이다. 여기에 2021년형 우루스는 최신 인텔리전트 파크 어시스트를 포함한 주차 지원 패키지도 지원한다. 이 시스템은 버튼을 누르기만 해도 자동 평행 및 수직 주차를 위해 스티어링, 스로틀 및 브레이크를 제어한다. 

 또 새로운 프리미엄 센소넘 사운드 시스템은 730W 앰프와 17개 스피커를 갖춰 감성을 깨운다. 2열은 광활하다. 3,003㎜에 이르는 휠베이스를 가져 머리 공간은 물론, 다리 공간도 널찍하다. 멋있게 생긴 시트와 전용 모니터, 공조장치 등 아쉬울 게 없는 편의 기능으로 탑승자 모두의 즐거움을 준다. 적재공간은 기본 616ℓ이다. 뒷좌석을 모두 접으면 1,596ℓ까지 늘어난다.

 ▲성능
 우루스 펄 캡슐은 V형 8기통 4.0ℓ 트윈터보 가솔린 엔진을 얹어 최고출력 650마력, 최대토크 86.7㎏.m의 성능을 낸다. 8단 DCT와 사륜구동 시스템이 맞물려 정지 상태에서 100㎞/h까지 가속하는 데 3.6초이며, 안전제한을 건 최고시속은 305㎞다. 

 시동을 켤 때 들리는 강한 소리는 여느 고성능 SUV와 비슷하다. 엔진이 숨을 고른 뒤에는 가속페달을 밟을 때 웅웅 거리는 사운드만 전달할 뿐이다. 일반 스트라다 모드에서는 생각 외로 여유롭게 일반 도로에서 주행이 가능하다. 마냥 거칠고 다루기 어렵다고 생각하면 큰 착각이다. 여러 사람들을 태우고 편안한 장거리 크루징을 할 수 있다는 뜻이다. 시대가 요구하는 다재다능한 조건을 맞추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람보르기니 우루스의 숨은 본성을 깨우기 위해 서킷 안으로 들어갔다. 운전 모드는 한 단계 위인 스포츠로 두고 몸을 풀었다. 소리는 굵어지고 스티어링 휠은 무거워졌다. 엔진 회전수도 살짝 점프해 예민하게 반응한다. 스로틀을 조금만 열어도 차는 시원하게 내달린다. 진중했던 모습은 사라지고 민첩하게 행동한다. 필요한 순간 원하는 속도에 아무렇지 않게 차를 올려놓고 더 밟으라고 보챈다. 

 코너에서는 사륜조향 시스템이 유기적으로 작동해 코너링 성능을 극대화한다. 아벤타도르에 들어갔던 기술로 기본 토크 분할은 40:60으로 배분된다. 이 외에 상황에 따라서 앞으로 최대 70%, 뒤로는 최대 87%까지 분할돼 항상 최적의 트랙션을 확보한다. 

 뒷바퀴는 최대 3.0도까지 조향이 가능해 코너를 진입하고 탈출하는 과정이 한결 매끄럽다. 액티브 토크 벡터링 시스템도 기본이다. 구동 모드, 주행 스타일 및 도로의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각각의 휠에 토크를 즉각적으로 배분해 안정적인 주행을 돕는다.

 결과적으로 운전자가 받는 피드백은 명확하다. 밖으로 튕겨나갈 것 같지만 라인을 지키고 꽁무니를 빼면서 위태로운 상황은 오지 않는다. 속도를 올려도 비현실적인 자세는 유지되며 저절로 운전에 자신감이 붙는다. 거대한 덩치의 육중한 무게로 트랙을 짓누르며 달리고 있지만 마음가짐은 날렵한 쿠페를 모는 것처럼 가볍고 경쾌하다.

 차와 친숙해지는 시간을 거친 뒤 운전 모드를 코르사로 돌렸다. 지금까지 스포츠에서 보여줬던 우루스의 모습은 순식간에 사라지고 온전한 슈퍼 스포츠카로 성격을 고친다. 출력도 출력이지만 합을 맞추는 주행 부품의 장점이 돋보인다. 그중에서도 액티브 안티롤 바와 액티브 댐핑 시스템이 들어간 어댑티브 에어 서스펜션은 극한의 드라이빙 상황에서도 완벽한 바디 컨트롤 실현한다. 특히 고속 서킷 주행 시 롤링을 거의 느낄 수 없고 방향을 여러 번 바꾸는 코너에서도 휘청거림이 크게 줄어든다.

 람보르기니 전매특허인 VSC(비히클 스테빌리티 컨트롤)도 좋은 구성이다. 차의 핸들링 한계를 초과했을 때 자동으로 감지하고 엔진 출력을 낮춘다. 또 운전자가 제어력을 상실하지 않도록 선택적으로 브레이크를 적용하는 시스템이다. 욕심을 부려 차를 거칠게 다뤄도 위험 요소를 줄이고 경각심을 심어주는 고마운 기능이다. VSC를 통해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겸손한 마음으로 운전 실력을 쌓을 수 있다. 

 ▲총평
 람보르기니 우루스는 SUV 탈을 쓴 슈퍼 스포츠카다. 운전석에서 바라보는 시야가 다소 높을 뿐 전체적인 움직임과 반응은 여느 람보르기니 제품들과 동일하다. 한편으로는 세그먼트 한계를 넘어 비현실적인 움직임을 구현한 개발자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강한 파워트레인 성능도 인상적이지만 차를 재미있게 다룰 수 각종 기술의 조화가 더 큰 감동을 받는다. 차와 한 몸이 되어 춤을 추다 보면 운전 실력은 저절로 늘어난다. 단번에 주변 시선을 사로잡는 펄 캡슐만의 컬러와 오너의 자부심은 덤이다. 최고의 파트너이자 진한 여운을 남기는 특별한 차가 우루스다. 

 판매 가격은 2억8,700만원에서 시작한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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