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쉐 타이칸, 4월까지 누적 496대
포르쉐가 처음으로 만든 순수 전기차 타이칸의 성장세가 인상적이다. 현재 단일 트림 구성에도 불구하고 일부 국산 전기차 누적 판매를 넘으며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11일 카이즈유 등록통계에 따르면 타이칸은 올해 4월까지 누적 496대를 기록 중이다. 그 결과 테슬라 모델 3에 이어 전체 수입 전기차 판매 2위를 기록하고 있다. 또 쉐보레 볼트 EV(289대), 현대 아이오닉 5(88대), 르노 조에(192대)와 트위지(151대) 등 일부 국산 전기차와 비교해도 높은 수치로 인기를 증명하고 있다. 이와 함께 포르쉐코리아는 타이칸의 공급에 힘입어 누적판매 3,551대로 전년 동기 대비 48.2% 상승했다. 참고로 이번 누적 기록은 4S 단일 트림으로 이뤄낸 결과이며 연내 터보와 터보S를 추가하면 판매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타이칸 성장은 전동화로 넘어가고 있는 수입 프리미엄 브랜드 전략에 가능성을 열었다는 평이다. 업계에서는 벤츠 EQC나 재규어 I-페이스 등과 같은 1억원이 넘는 수입 전기차가 고전했던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반응이다. 최신 기술과 급격한 변화에도 오랜 시간 지켜온 브랜드 정체성이 판매에 도움을 준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포르쉐는 타이칸을 선보이면서 강력한 성능을 추구하는 스포츠카 정신을 줄곧 강조한 바 있다. 이를 위해 모터스포츠로 쌓은 기술을 차에 집어넣고 조용한 소리와 밋밋한 주행감 등 전기차의 단점을 보완하는 노력도 기울였다. 결국 타이칸은 포르쉐라는 브랜드 가치와 특성, 여기에 최신 기술을 먼저 사용해보고 싶은 얼리어답터적인 성격이 맞물려 흥행을 이끈 것으로 풀이된다. 조건에 부합한 이상 높은 가격은 큰 장벽이 되지 않았다.
완성차 회사들이 속속 전기차를 내 놓고 있는 상황에서 더 이상 최신기술 만으로는 승부가 될 수 없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그만큼 내연기관 시절부터 사람들 인식 속에 자리잡은 브랜드 헤리티지와 가치를 전동화 시대에 어떻게 잘 표현할 것인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회사는 하반기 브랜드 최초의 전기 크로스오버이자 타이칸 파생 제품인 "타이칸 크로스 투리스모"를 국내 출시한다. 몸집을 부풀리고 넓은 실내 공간을 갖춘 게 특징으로 판매 쐬기에 결정적인 역할을 담당할 예정이다. 트림은 크게 기본형인 타이칸 4 크로스 투리스모를 비롯해 4S, 터보, 터보S 등 총 4가지로 나뉜며 고성능 전기모터를 얹어 오버부스트 사용 시 최고출력은 476마력에서 최대 761마력까지 낼 수 있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