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가치보다 자기만족 중요시
-시각, 청각, 촉각 등 감성에 집중한 르반떼 주목
가성비를 통해 가격과 가치를 강조하던 시대를 지나 "감성"을 소비하는 시대다. 소비의 이유가 가격도 가치도 아닌 자기만족에서 비롯된다. 남의 시선이나 관습에 신경쓰지 않고 자신만의 취향과 가치관을 표현하는 데 익숙한 MZ 세대 특징이다. 이들은 수입차 시장의 큰 손으로 떠오르며 시장 트렌드를 움직이고 있다.
감성 소비에 일찍이 발맞춘 브랜드는 마세라티이다. 실내외 디자인은 물론이고 동력계까지 이탈리안 감성으로 무장했다. 자동차의 달리기 성능에 집중한 독일차나 이동 효율에 중점을 둔 일본차와 달리, 하나의 예술 작품으로서 자동차에 접근한다는 의미다. 특히 마세라티 브랜드를 떠올리면 즉각적으로 떠오르는 특유의 배기음은 청각적 감성의 정수를 보여준다. 최근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소장욕구를 높이기 위해 앞다퉈 내놓기 시작한 한정판 에디션의 역사도 마세라티를 빼놓고 논할 수 없다.
이러한 감성을 그대로 입은 SUV 르반떼는 존재만으로도 차별화된다. SUV 특유의 투박함이나 실용성보다는 마세라티의 정교하고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따랐다. 르반떼는 "알피에리 컨셉트카"에서 영감을 받은 인상적인 라디에이터 그릴 디자인 덕분에 멀리서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다. 고양이 눈매를 닮은 헤드라이트와 아이코닉한 C필러, 프레임리스 도어는 쿠페 디자인의 측면 실루엣을 과시해 마세라티 시그니처 디자인을 완성했다.
이탈리안 감성의 절정인 내부는 손바느질로 마감한 가죽시트와 대시보드 사이드패널을 적용해 동급 최고의 럭셔리함을 자랑한다. 특히 고급스러움을 강조한 르반떼 그란루소는 에르메네질도 제냐 실크 에디션에 이탈리안 프리미엄 라디카(Radica) 우드 트림과 가죽 스티어링 휠을 장착했다. 또 12방향으로 조작이 가능한 컴포트 시트, 하만 카돈 사운드 시스템, 전동 선블라인드, 주차 센서, 내비게이션 시스템, 소프트 도어 클로징 기능을 넣었다.
동력계는 취향에 따라 가솔린과 디젤 중 선택할 수 있다. V6 트윈터보 3.0ℓ 가솔린 엔진은 최고출력 350~430마력을 낸다. 최고 430마력의 르반떼 S는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5.2초, 최고속도 264㎞/h를 발휘한다. 가솔린 엔진 시스템은 공기압 밸브로 통제돼 청각을 자극하는 시그니처 엔진음을 유지한다. 스포츠 모드를 선택하면, 배기 밸브가 열리면서 배기 가스가 최단 거리로 배출되며, 최적의 엔진 성능을 발휘함과 동시에 마세라티 고유의 깊은 엔진음을 들려준다. 튜닝 전문가, 피아니스트, 작곡가 등 전문가들이 함께 "작곡"하는 마세라티만의 엔진 사운드는 예술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3.0ℓ 디젤 엔진은 전설적인 페라리 F1 엔진 디자이너였던 마세라티 파워트레인 책임자 파울로 마티넬리의 지휘하에 독점적으로 개발됐다. 최고 275마력, 최대 61.2㎏·m의 성능을 갖췄다. 최고속도 230㎞/h, ℓ당 효율은 9.3㎞에 달한다. 새로운 마세라티 액티브 사운드 기술 덕분에 르반떼 디젤 모델에서도 마세라티 고유의 감성적인 배기음을 감상할 수 있다. 배기가스 흡입관 근처에 부착된 두 개의 액추에이터는 엔진의 가장 독특한 톤을 강조하며, 주행방식에 따라 사운드를 조절한다. 상황에 따라 액추에이터가 작동해 원하는 고유 사운드를 생성하며, 운전자는 스포츠 버튼을 눌러 보다 스포티하고 공격적인 사운드를 선택할 수 있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가격과 성능, 가치까지 꼼꼼히 따져 가성비를 중시하던 시대를 지나 단순히 내가 좋으면 산다는 자기만족 시대가 됐다"며 "갖고싶다고 생각하면 어떻게든 가져야 하는 게 요즘 "MZ"세대 특징"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동차 역시 기계적 특징보다 소비자에게 어떻게 감성적으로 어필하느냐가 중요해졌다"며 "감성 마케팅에 앞선 이탈리아 브랜드의 선전이 기대되는 부분"이라고 전했다.
오아름 기자 or@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