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회장, 발길 닿는 곳마다 과감한 투자 '다음은 어디?'

입력 2021년06월07일 00시00분 오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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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 이어 미국 전기차 생산에 8조원 투입
 -다음 행선지에 글로벌 자동차 이목 집중

 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회장이 4월 미국을 방문해 전기차 현지 생산 및 생산 설비 확충에 5년 간 약 8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깜짝 계획을 전했다. 지난해 10월 취임 후 첫 해외 출장지로 방문한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에 이어 두 번째 대규모 해외 투자다. 정 회장의 발길이 닿는 곳마다 과감한 투자가 이어지자 그의 다음 행보에 세계 자동차 업계 이목이 쏠린다. 

 ▲싱가포르에서는…
 정의선 회장은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 건립 현장을 살피기 위해 싱가포르를 방문했다. 지난해 10월 회장 취임 이후 첫 해외 출장이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해외 일정을 미룬 지 11개월여 만이다.

 취임 후 첫 글로벌 행선지로 싱가포르를 낙점한 배경으로는 그룹 차원으로 추진 중인 "오픈이노베이션 랩" 프로젝트가 꼽힌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10월 남양연구소와 싱가포르 서부 주롱 지역의 주롱 타운홀에서 양국 행사장을 화상으로 연결, 온라인 방식으로 HMGICS 기공식을 개최했다. 

 HMGICS는 자동차 주문부터 생산, 시승, 인도 및 서비스까지 고객의 자동차 생애주기 가치사슬 전반을 연구하고 실증하는 곳으로 오는 2022년 말 완공을 목표로 싱가포르 주롱 혁신단지에 부지 4만4,000㎡, 연면적 9만㎡, 지상 7층 규모로 조성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HMGICS를 통한 인간 중심의 밸류체인 혁신 비전 달성을 위해 인간 중심의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 고객 중심의 스마트 모빌리티 환경을 체계화, 미래 세대를 위한 친환경 비전 달성 등 세 가지 전략 방향성에 주력할 방침이다.

 ▲미국 투자 규모는?
 오는 4월 현대차 미국판매법인이 밝힌 향후 5년 동안 투자계획은 지금까지 발표한 해외투자 계획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크다.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현지 생산 및 생산 설비 확충 등을 포함, 올해부터 2025년까지 5년 간 미국에 74억 달러(한화 8조1,417억원)를 투자한다. 

 미국 내 제품 경쟁력 강화와 생산설비 향상 등에 대한 투자 외에 전기차, 수소, UAM, 로보틱스, 자율주행 등 미래성장 동력 확보에 투자 자금을 집행한다. 미래 혁신 기술 투자를 통해 산업 패러다임 변화를 주도하는 역량을 갖추는 한편, 미국 내 리더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더욱 확고히 한다.

 현대차와 기아는 전기차의 미국 현지 생산을 추진하고, 현대차는 내년 중 첫 생산을 시작한다. 현지 시장 상황과 미국의 친환경차 정책 등을 검토해 생산설비 확충 등 단계적으로 생산을 확대하는 방안을 수립할 예정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미국 내 전기차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는 시장 전망과 맞닿아 있다. 업계에서는 미국 전기차 시장이 2025년 240만대, 2030년 480만대, 2035년 800만대 등으로 크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강력히 추진하고 있는 "그린뉴딜" 및 "바이 아메리칸(Buy American)" 전략과 이와 연계한 전기차 정책 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의지의 차원으로 해석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전기차 미국 생산을 위한 투자를 통해 안정적으로 전기차를 공급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춤으로써 확고한 전동화 리더십을 확보하겠다는 복안"이라며 "미국 전기차 신규 수요 창출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국내 전기차 생산 물량의 이관은 없으며 국내 공장은 전기차 핵심 기지로서 역할을 지속하게 된다"고 전했다.

 더불어 미국 내 수소 생태계 확산을 위해 미국 정부 및 기업들과 적극 협력한다. 미 연방 에너지부(DOE)와 수소 및 수소연료전지 기술혁신 및 글로벌 저변 확대를 위한 협력을 지속하고, 현지 기업들과 수소충전 인프라 실증, 항만 등과 연계된 수소전기트럭 활용 물류 운송, 수소전기트럭 상용화 시범사업, 연료전지시스템 공급 등을 추진한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수소충전 전문기업과 수소전기트럭 기반의 수소충전 인프라에 대한 실증사업을 준비하고 있으며, 항만과 내륙 물류기지 간의 수소전기트럭을 활용한 물류 시범사업을 펼친다. 또한 대형 물류기업과 올 하반기부터 수소전기트럭 상용화 시범사업도 전개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미국 엔진, 발전기 분야 전문 기업인 "커민스(Cummins)"와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업무 협약을 체결한 바 있으며, 다수의 업체와 연료전지시스템 보급을 위해 협업 검토를 진행 중이다.

 이와 관련해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정의선 회장은 취임 후 첫 신년사에서 "글로벌 친환경 선도 브랜드로 입지 강화"를 제1과제로 꼽았다"며 "싱가포르에 이어 미국에 과감하게 투자한 현대차그룹의 다음 행보가 어디로 이어질 지 관심이 집중된다"고 말했다. 

오아름 기자 or@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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