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수익성 개선의 핵심 역할 맡아
-MR 구조, 오픈톱 등 마니아층 형성에 기여
포르쉐 박스터가 세상에 나온 지 25년이 흘렀다. 박스터는 911 다음으로 브랜드 역사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 스포츠카다. 미드십 엔진 및 후륜구동 구조에 오픈카 형태를 띄고 있어 마니아층을 형성했고 다른 제품 대비 합리적인 가격을 갖춰 브랜드 성장에 효자 노릇도 톡톡히 했다. 올해는 한정판 에디션 출시로 그간의 노력과 공을 인정하고 축하하고 있다. 포르쉐에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인 박스터의 25년 발자취를 따라가봤다.
박스터의 역사는 1990년대 초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전설적인 경주차였던 550 스파이더와 718 RS 60 스파이더의 영감을 받아 콘셉트카를 만들기 시작했다. 이후 1993년 1월 포르쉐 이사회에서는 진행 중이던 양산 제품의 디자인을 보고 콘셉트카 처럼 제작하라고 주문하며 오늘날의 늘씬한 비율을 가진 차의 시초가 탄생했다.
1세대 박스터는 1996년 8월 등장했다. 996세대 911과 패밀리룩을 맞춘 형태부터 박스터의 혈통은 의문의 여지 없는 오리지널 포르쉐였다. 중앙에 위치한 6기통 수평대향 2.5ℓ 수랭식 엔진은 최고출력 204마력을 냈고 4밸브 기술 및 가변 인테이크 타이밍 덕분에 엄격한 배기가스 배출 기준도 충족했다. 또 1999년에는 2.7ℓ 엔진이 탑재돼 최고출력 220마력, 이후 228마력 버전까지 나왔다. 차명 뒤에 S 이름표를 붙였고 최고 252 마력의 6기통 3.2ℓ엔진도 들어가게 된다.
2004년에는 코드네임 987의 2세대가 모습을 드러냈다. 정교하게 다듬은 디자인과 17인치 휠, 재설계된 인테리어, 가변식 쇼크 업소버 특성을 가진 PASM, PCCB 세라믹 브레이크와 스포츠 크로노 패키지 등 보다 역동적인 주행을 위한 포르쉐 최신 기술을 대거 탑재했다. 엔진 출력의 경우 배기량 2.9ℓ에서는 255마력, 배기량 3.4ℓ에서는 310마력을 발휘했다. 이와 함께 PDK 기어박스 또한 기존 팁트로닉 S 자동 변속기로 대체됐다.
2012년에는 3세대 981 박스터가 나왔다. 새롭게 스타일링 되고 시각적으로도 더욱 선명한 디자인은 물론 완전히 새로운 경량 차체와 개선된 섀시로 차의 완성도를 높였다. 또 전동식 패브릭 루프는 작동 과정을 자연스럽게 다듬었고 액슬 오버행은 훨씬 더 짧아졌으며 윈드스크린은 더 앞쪽으로 이동했다.
직분사 박서 엔진은 6기통 2.7ℓ와 3.4ℓ로 구분되며 출력은 각 265마력, 315마력을 낸다. 2014년 4월엔 최고출력 330마력을 내는 박스터 GTS가 등장해 마니아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 이 외에 최고 375마력의 3.8ℓ 엔진을 탑재한 박스터 스파이더는 프리미엄이 붙을 정도로 돌풍을 일으키기도 했다.
그리고 마침내 현행 982 포르쉐 718 박스터가 2016년 1월 출시했다. 빠르게 바뀌는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4기통 다운사이징 터보 엔진을 얹었고 스포츠 주행에 큰 역할을 하는 포르쉐 최신 기술을 대거 선택으로 제공한다.
또 출력을 끌어올린 GTS를 뒤이어 선보이며 순수한 달리기를 원하는 포르쉐 정체성이 더욱 짙어졌다. 이처럼 포르쉐 박스터는 꾸준히 진화를 거듭하며 1996년 출시 후 현재 4세대까지 총 35만7,000대 이상 생산을 기록했다. 회사를 경영 정상화로 돌려 놓았고 카이엔과 파나메라 등 다양한 세그먼트 신차를 내 놓을 수 있던 원동력이 됐다.
포르쉐는 올해 박스터 출시 25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세계 1,250대 한정판 에디션을 출시했다. 1993년 공개된 컨셉트카의 GT 실버 메탈릭 외장 및 대조를 이루는 구릿빛 네오딤 컬러를 각 요소에 적절히 칠했다. 실내는 보르도 가죽 소재와 빨간 패브릭 컨버터블 탑을 활용해 오리지널 스타일을 계승했다. 이 외에 컨버터블 탑과 도어실 트림에는 "박스터 25" 레터링을 양각으로 처리했고 정체성을 드러낸 클래식한 20인치 휠도 특징이다.
엔진은 자연흡기 방식의 수평대향 6기통 4.0ℓ로 최고 407마력을 낸다. 변속기는 7단 포르쉐 듀얼 클러치 변속기(PDK)를 조합했다. 기본 품목인 스포츠 크로노 패키지 결합 시 정지 상태에서 100㎞/h까지 가속하는데 4초가 걸린다. 최고속도는 288㎞/h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