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터카, '제조사 vs 전문기업' 탐색전 치열

입력 2021년06월21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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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동차회사, 렌터카사업 진출에 전문기업 선택은? 

 국내 완성차제조사들의 렌터카 시장 진출을 놓고 렌터카 전문기업들의 촉각이 곤두서고 있다. 자동차 제조사가 직접 렌터카 사업에 진출할 경우 기존 대형 렌터카 기업들의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어서다. 

 22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선두 주자는 기아자동차다. 기아는 구독 서비스 "플렉스"를 운영하며 직접 렌터카를 운영 중이다. 현대차로 인수되기 전부터 존재했던 렌터카 사업권을 유지하다 최근 모빌리티 구독 서비스가 활성화되자 렌터카 사업 활성화의 교두보로 삼는 모양새다. 이는 현대차가 구독 서비스를 중소형 렌터카 기업인 레드캡렌터카와 함께 진행하는 것과 전혀 성격이 다른 것. 회사 관계자는 "그간 렌터카 사업이 크게 주목받지 못했지만 구독 서비스가 확산되며 자체 보유한 렌터카 사업권을 토대로 직접 시장 확대를 꾀하는 중"이라며 "점차 규모를 늘려가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렌터카기업과 협업하는 현대차 구독 서비스인 "셀렉션"도 사실상 렌터카 사업 진출의 징검다리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렌터카 사업권이 없는 현대차로선 중소형 렌터카 기업과 협업하되 필요하면 렌터카 기업을 직접 인수, 사업 확대로 전환할 수 있어서다. 이와 함께 르노삼성도 최근 캠핑카까지 빌려주는 모빌라이즈 구독서비스를 선보이며 렌터카 사업기회를 엿보는 중이다. 시작은 같은 르노 계열의 르노캐피탈이 수행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제조사의 직접 사업으로 가져갈 수 있어서다. 

 이처럼 완성차기업이 자동차 직접 렌탈사업에 속속 뛰어들자 기존 롯데렌터카, SK렌터카 등의 대형 렌터카 전문기업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자동차회사가 사업 확장을 위해 자칫 렌터카 공급을 중단할 수도 있어서다. 이 경우 가장 인기가 많은 국산 렌터카 운영 규모의 축소로 연결돼 사안을 신중하게 바라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전문 렌터카기업의 신차 구매력이 만만치 않음에 비춰 당분간 속단은 어렵다는 평가도 많다. 실제 SK 및 롯데렌터카의 신차 구매는 연간 20만대에 육박, 완성차 제조사에겐 이른바 "큰 손"에 해당한다. 렌터카 업계 관계자는 "렌터카 사업이 성공하려면 상당한 고객 관리 노하우가 필요하다"며 "완성차기업이 뛰어들어도 이미 많은 규모로 렌터카사업을 수행해왔던 대형 전문기업의 운영 노하우를 단시간에 따라잡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럼에도 자동차회사는 이동 수단이 제조와 운행을 동시에 연동시키는 모빌리티 비즈니스 확장을 위해 렌터카 사업은 키워갈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다. 현재 구독 서비스 이용 기간이 대부분이 3개월 단기인 점에 비춰 향후 6개월, 12개월 등으로 늘려야 규모의 경제에 따른 운영 수익이 확보될 수 있어서다. 이를 위해 대형 렌터카 전문기업 대비 렌탈 비용 최소화를 장점으로 가져갈 가능성도 점쳐지는 중이다. 

 그러자 렌터카 전문기업은 차종 다양화로 맞서는 방안을 조심스럽게 모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자동차회사가 직접 렌터카 서비스로 제공 가능한 차가 한정돼 다양한 차종 경험을 원하는 소비자 요구를 만족시킬 수 없음을 주목했다는 뜻이다. 이에 대해 박재용 자동차평론가는 "국내 완성차기업의 지배력을 감안할 때 렌터카 사업의 직접 진출은 기존 대형 렌터카에게 분명 위협이 될 수 있지만 소비자에겐 렌탈 비용의 절감을 가져다 줄 수 있는 요소"라며 "기아차가 직접 렌터카 사업을 수행하는 만큼 향후 행보에 따라 다른 완성차기업의 방향도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오아름 기자 or@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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