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코너링 악동, 현대차 코나 N

입력 2021년06월21일 00시00분 김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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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고 208마력 내는 4기통 2.0L 터보 엔진
 -예리한 핸들링과 코너링 실력 갖춰

 현대자동차 고성능을 뜻하는 N의 영역 확장이 주목을 받고 있다. 세그먼트와 차 급을 불문하고 다양한 N라인 및 N을 선보이고 있는 것. 국내외 반응도 긍정적이다. 꾸준한 판매량과 함께 주요 테스트서 높은 평가를 받으며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평가다. 또 신규 소비층을 유입하며 보다 젊은 브랜드로의 도약도 이뤄내고 있다.

 N 브랜드 성장을 가속화할 제품군도 꾸준히 선보이는 중이다. 그 중 하나가 소형 SUV 코나를 바탕으로 역동적인 성능에 초점을 맞춘 코나 N이다. 무게중심이 높은 SUV의 단점을 보완하고자 한국 남양연구소와 독일 뉘르부르크링 서킷에서 수 많은 테스트를 거친 게 특징. 코나 N의 가치와 성장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 시승행사가 열린 인제스피디움 서킷으로 향했다.

 ▲디자인&스타일
 코나 N의 외관은 한 눈에 봐도 잘 달릴 것 같은 느낌을 강하게 받는다. 크게 입을 벌린 그릴은 날카로운 디자인의 패턴을 추가해 역동적인 모습을 강조했다. 날카롭게 찢어진 주간주행등과 상어 코를 닮은 보닛 앞쪽 장식까지 조화가 상당하다. 옆은 N 전용 경량 단조 휠이 눈에 들어온다. 살이 얇고 레드 포인트의 대용량 고성능 브레이크와 어우러져 멋을 더한다. 

 접지력에 도움을 주는 타이어는 235/40R19 사이즈의 피렐리 P 제로가 기본이다. 뒤는 더블 윙 타입 리어 스포일러와 N 전용 삼각형 보조 제동등을 넣어 기존과 차별화했다. 두툼한 리어 디퓨저와 굵직한 듀얼 싱글팁 머플러도 포인트다. 이 외에 전체적으로 검빨 조합을 채택해 젊은 이미지도 부각했다. 프론트 스플리터와 사이드스커트, 뒤 범퍼까지 이어진 레드 라인과 블랙 사이드미러, 다크 크롬 베젤 램프가 대표적이다.  

 실내는 얼핏 보면 일반 코나와 다를 게 없어 보인다. 하지만 각 부품을 자세히 살펴보면 제법 많은 곳이 바뀌었다는 걸 알 수 있다. 먼저 운전자 중심의 콕핏이다. N전용 스티어링 휠에는 N그린 컨트롤 시스템과 오버 부스트를 활용할 수 있는 NGS 버튼이 별도로 마련돼 있다. 

 이와 함께 선명한 엔진회전수가 중앙에 박힌 디지털 계기판과 N 전용 헤드업디스플레이는 주행에 자신감을 더한다. 센터페시아 속 인포테인먼트 구성에는 N 버튼이 생겼다. 스로틀과 오일 온도, 냉각수 온도, 브레이크 압력 등을 실시간으로 보여준다. 여기에 G-포스 값을 비롯해 국내 대표 서킷과 연동해 랩 타이머를 기록할 수 있는 재미있는 기능들로 가득하다.

 N전용 변속 레버는 무난하며 시트도 몸을 완벽히 잡아주는 버킷의 능력은 덜하다. 스웨이드와 천연가죽을 적절히 섞어 시각적인 만족을 높이는 데에 그친 모습이다. 근본적인 차의 성격을 감안하면 큰 단점으로 부각되지는 않는다. 반대로 주행 모드는 제법 다양하다. 에코와 노멀 스포츠 외에 험로주행을 고려해 짜맞춘 기능들이 인상적이다. 2열은 기존 코나와 동일하다. 소형 SUV가 보여줄 수 있는 무난한 공간을 갖췄고 트렁크도 준수한 실력으로 활용도가 높을 듯하다. 

 ▲성능
 코나 N의 핵심은 달리기 성능이다. 보닛 아래에는 4기통 2.0ℓ 터보 엔진과 습식 8단 듀얼클러치 변속를 품고 있다. 그 결과 최고출력 280마력, 최대토크 40.0㎏·m를 발휘한다. 벨로스터 N 대비 5마력에 4㎏∙m만큼 높아진 수치다. 정지 상태에서 100㎞/h까지 가속하는 데 5.5초이며 효율은 ℓ당 복합 10.0㎞를 실현했다.

 시동을 걸면 제법 매콤한 소리를 내지르며 달릴 준비를 마친다. 일반 모드에서도 소리가 자극적으로 들린다. 또 가속페달을 밟고 놓았다를 반복했을 때 들리는 퍽퍽 터지는 사운드도 손 쉽게 들을 수 있다. 국산 SUV에서 이런 소리를 들을 수 있다고 생각하니 무척 신기하면서도 반갑다. 스로틀 반응은 한층 빠르다. 

 실제로 기존 엔진들은 약 6,000rpm에서 최대출력에 도달했던 것에 반해 코나 N의 엔진은 약 5,500rpm부터 최고출력이 나온다. 이로 인해 가속구간에서 코나 N의 잠재력을 폭넓게 활용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스포츠 모드에서는 살짝만 가속 페달을 밟아도 차가 예민하게 반응하며 튀어나간다. 순식간에 원하는 속도에 차를 올려놓고 거침없이 질주한다. 계기판 속 숫자보다 체감 가속이 훨씬 빠르며 시야도 높아서 흥분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변속기 역시 레드존 가까이 붙이며 좀처럼 단수를 바꾸지 않는다. 운전자가 원하는 순간에 변속하게끔 유도하며 2.0ℓ 터보 엔진이 주는 출력을 200% 활용한다. 

 8단 듀얼클러치와 N 특화 버튼을 더 적극적으로 다루기 위해 트랙 안으로 들어갔다. 먼저 스티어링 휠 오른쪽 파란 버튼을 눌러 각 요소를 단단하게 조였다. 여기에 고성능 특화 기능인 N 그린 쉬프트(NGS), N 파워 쉬프트(NPS), N 트랙 센스 쉬프트(NTS)를 번갈아 사용하며 차를 가혹한 조건으로 밀어 붙였다. 

 결과는 대만족이었다. 직선 구간에서는 놀라운 가속력을 자랑하며 오버 부스트의 능력을 오롯이 경험할 수 있었다. 또 코너에서는 척척 맞물리는 단수를 직접 경험하며 빠른 진입과 탈출에 도움을 줬다.

 그 중에서도 핸들링과 코너링 성능은 코나 N의 킬링 포인트다. 예리하게 포물선을 그리며 화끈하게 진입하고 당돌하게 돌아나간다. 여기에는 몇 가지 특화 장치들이 힘을 더하는데 우선 전자식 차동제한장치(e-LSD)는 급격한 코너링에서도 구동륜에 최적의 토크를 배분한다. 

 언더스티어를 억제하고 예리하게 커브길을 공략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N 브랜드의 3대 DNA 중 하나인 "코너링 악동" 면모를 강조하는 요소다. 코나 N의 스포츠 주행성능을 완성시키며 운전자에게 깊은 감동을 전달한다. 

 또 전자 제어 서스펜션은 운전 상황에 맞게 각 휠에 쇽업소버 감쇠력을 제어한다. 일상뿐 아니라 서킷에서도 차별화된 성능을 구현하는 일등공신이다. 이 외에 능동 가변 배기 시스템과 전자식 사운드 제너레이터 등 즐거운 운전에 도움을 주는 다양한 장치들이 흥미를 돋운다. 이들은 파워트레인과 완벽한 합을 맞춰 인제스피디움을 휘어잡았다. 운전을 하는 순간만큼은 SUV라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을 정도다.

 강한 출력과 거침없는 속도는 깔끔하게 무시한다. 껑충한 차체와 앞머리가 무거운 상황을 감안하면 더욱 대단한 실력이다. 트랙 위에서 차의 움직임이 이 정도면 일반 와인딩 로드에서는 더욱 짜릿한 손맛을 경험할 수 있을 듯하다. 한편으로는 어떻게 이런 움직임을 구현했는지 신기할 따름이다. 그만큼 엔지니어의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총평
 코나 N은 현대차 고성능 전략과 성장을 가속화할 제품이다. 그만큼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만한 요소로 넘쳐난다. SUV가 주는 기본 역할을 충실히 해내면서 고성능 차하면 떠오르는 버튼과 기능들로 호기심을 불러 일으킨다. 주행에 나서면 미소와 함께 뿌듯함이 밀려온다. 언제나 즐겁게 고성능을 경험할 수 있어서 부담도 덜하다. 

 대배기량 파워트레인을 내세워 무지막지하게 힘만 내지르는 차들과도 성격을 분명히 한다. 충분히 다룰 수 있는 범위에서 이상적인 움직임으로 짜릿함을 제공한다. 마땅한 라이벌도 없기 때문에 코나 N의 독주는 당분간 계속 될 듯하다. 

 가격은 3,400만~3,450만원이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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