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준중형 세단의 자존심, 기아 K3

입력 2021년06월23일 00시00분 김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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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의 및 안전품목 개선한 2세대 부분변경
 -안정적인 파워트레인, 높은 효율 인상적

 기아 K3가 신형으로 돌아왔다. 정확히는 2018년 2월 출시 이후 3년만에 새롭게 선보이는 2세대 부분변경 제품이다. 그 사이 준중형 세단 시장은 큰 변화를 거쳤다. 르노삼성 SM3와 쉐보레 크루즈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고 현대차 아반떼는 풀체인지를 거쳐 독주를 이어나가고 있다. 

 혼란의 시기에서 신형 K3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졌다. 최근 내놓는 신차마다 대박 행진을 기록중인 기아에게도 준중형 세단 시장은 쉽지 않은 도전이다. 위축된 세그먼트 속 작지만 큰 변화를 이룬 K3를 직접 만났다.

 ▲디자인&스타일
 스타일은 앞, 뒤를 중심으로 다듬었다. 완전변경급으로 바뀐 건 아니지만 꼭 필요한 부분은 알차게 뜯어 고쳐 인상을 완전히 바꿨다. 앞은 슬림한 헤드램프를 바탕으로 직선을 강조한 디자인이 눈길을 끈다. 일정 간격을 두고 위, 아래로 넣은 얇은 주간주행등도 인상적이다. 

 램프와 연결된 라디에이터 그릴은 크기를 줄이고 가로로 길게 늘려 넓어 보이는 이미지를 연출했다. 그릴에서 전조등으로 이어지는 역동적인 느낌의 크롬 가니쉬는 입체감을 살렸다. 범퍼의 변화도 두드러진다. 각을 여러 겹 사용해 공격적인 느낌을 주며 동그란 안개등은 대각선으로 바꿔 속도감을 키운다. 양 끝에는 별도의 공기 통로를 마련해 앞쪽 타이어의 열기를 식히면서도 안정적인 주행에 도움을 준다.

 뒤는 가로 지향적인 디자인에 입체감을 더해 최신 기아 패밀리룩을 맞춘 모습이다. 안정적이면서도 스포티한 감성을 살렸다. 속도감을 형상화한 디자인은 뒷 범퍼에도 이어진다. 방향지시등의 위치는 기존과 동일하지만 입체적으로 다듬고 유광 블랙 사용을 늘려 모던한 이미지를 불러 일으킨다. 

 실내는 기존 8인치에서 10.25인치로 넓어진 센터페시아 모니터가 핵심이다. 16:9 사이즈로 보는 맛을 더했고 아래 부분에 위치한 조작버튼도 터치로 바뀌었다. 인포테인먼트 환경도 크게 개선했다. 실시간 정보를 제공하는 UVO 내비게이션과 자유로운 연결을 돕는 블루투스 멀티커넥션, 간단한 조작만으로 주유, 주차 요금 등을 지불할 수 있는 기아 카페이 등은 젊은 세대에게 이점으로 다가올 듯하다. 

 풀 디지털 계기판도 고급스럽다. 기아에서 두루 사용하는 그래픽인데 여전히 화려하고 신선한 감각을 제공한다. 각종 정보를 일목요연하게 표시해 가독성이 좋고 난반사도 적다. 특히 에코와 노멀, 스포츠 모드로 바뀌는 과정 속에서 구현되는 화면은 볼수록 신기하고 놀랍다. 이 외에 전자식 주차 브레이크(EPB)와 오토홀드, 원격시동 스마트키, 내비게이션 무선 업데이트(OTA), 후석 승객 알림(ROA) 기능도 넣어 상품성을 높였다.

 편의 및 안전 품목은 차급을 뛰어 넘는다. 메모리 기능이 포함된 시트는 열선과 통풍을 지원한다. 여기에 휴대폰 무선 충전패드와 좌우 독립 풀 오토 에어컨, 새로 추가된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와 오토홀드 등이 대표적이다. 45만원을 추가하면 크렐 사운드 시스템도 경험할 수 있다. 우퍼가 포함된 8개의 스피커를 바탕으로 라이브 다이내믹 모드를 지원해 한 층 웅장한 사운드를 경험할 수 있다.

 안전 기능으로는 고속도로 주행 보조(HDA), 차로 유지 보조(LFA),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NSCC) 등을 통해 주행 중 편의성을 높였다. 또 전방 충돌방지 보조(FCA, 사이클리스트), 후측방 충돌방지 보조(BCA), 안전 하차 경고(SEW), 운전자 주의 경고(DAW), 후방 모니터(RVM), 후방 교차 충돌방지 보조(RCCA) 등을 적용해 주행과 주차 시 안전성을 키웠다.

 2열은 기존과 큰 차이가 없다. 여유롭게 이동 가능하며 전용 팔걸이와 컵홀더, 2단계로 조절 가능한 열선시트, 송풍구, USB 충전 포트 등 편의 기능도 알차게 마련했다. 트렁크는 기본 502ℓ를 제공하며 2열 폴딩기능을 지원해 더 넓게 활용 가능하다. 또 스마트키를 가지고 뒤에서 접근 시 일정 시간 후 트렁크가 자동으로 부분 개방되는 스마트 트렁크 기능도 지원한다.

 ▲성능
 동력계는 1.6ℓ 스마트스트림 가솔린 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123마력, 최대토크 15.7㎏∙m를 발휘한다. 변속기는 IVT라 불리는 무단변속기가 맞물리며 효율은 복합 기준 ℓ당 14~15㎞ 수준이다. 가속 반응은 매끄럽다. 자연흡기 엔진 특유의 부드러운 회전 질감을 가지고 차분하게 속도를 올린다. 도로 흐름에 맞춰서 꾸준히 달리면 큰 스트레스 없이 주행 할 수 있다. 

 무단변속기는 소프트웨어를 손봐 다단 변속기 흉내를 낸다. 마치 단수에 맞춰 변속이 이뤄지는 듯한 느낌을 받아 거부감이 덜하다. 물론 스로틀을 풀로 열면 엔진회전수가 껑충 뛰면서 굉음을 내지른다. 하지만 이런 상황은 좀처럼 경험하기 힘들기 때문에 평범한 주행에서는 무단변속기의 장점이 더욱 크게 다가온다. 

 효율도 그 중 하나다. 디젤이나 하이브리드 못지 않은 높은 숫자를 찍으며 운전자에게 큰 만족을 준다. 실제로 국도에서 정속 주행을 하거나 고속도로에서 크루즈컨트롤을 켜고 달리면 ℓ당 20㎞에 가까운 효율도 보여줬다. 안정적인 파워트레인을 기반으로 차가 가진 성격을 십분 활용한 결과이며 실속을 챙기는 능력에 저절로 뿌듯함이 밀려온다.

 이 외에 스티어링 휠 반응과 코너링은 적당하다.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균형을 잡으며 차를 이끈다. 안정적이면서도 정직하게 몸을 틀며 굽잇길을 통과한다. 성능을 감안하면 충분한 실력이고 탄탄한 서스펜션과 조화를 이뤄 더욱 말끔한 움직임을 보여준다. 제동 성능도 차의 크기와 무게를 감안하면 준수한 실력이라서 전체적인 주행 완성도는 평균값을 잘 맞췄다고 볼 수 있다.

 무엇보다도 반자율 주행이 가능한 주행 보조는 대표 자랑거리다. 구현 과정이 자연스럽고 차간 거리나 차선 이탈 반응도 민첩해 완벽한 주행 보조 역할을 보여줬다. 불안하거나 당황스러운 상황은 거의 오지 않으며 탑승자 모두에게 피로를 줄여준다. 그만큼 장거리 주행 시 기능을 적극 활용한다면 꽤 유리할 듯하다.

 ▲총평
 기아 K3는 국산 준중형 세단이 보여줘야 할 기능과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는 차다. 세련된 인상과 풍부한 편의 기능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주행 실력을 갖춰 누구나 쉽게 차를 다룰 수 있다. 또 합리적인 가격과 실용적인 효율은 경제성 측면에서도 이점을 보인다. 첫 차로 접근하기에 더 없이 좋은 구성이며 모두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차로 손색없다.

 신형 K3의 가격은 1.6ℓ 가솔린 기준 트렌디 1,738만원, 프레스티지 1,958만원, 노블레스 2,238만원, 시그니처 2,425만원이다. 1.6ℓ 가솔린 터보(GT 트림)는 시그니처 2,582만원이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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