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최신 기술은 여기 다 있다, 기아 K9

입력 2021년06월29일 00시00분 김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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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웅장한 디자인으로 포인트 준 2세대 부분변경
 -지문인식, 예측 변속 시스템 등 최신 기술 선봬

 기아의 플래그십 세단은 특별함을 내세워 언제나 시장에서 신선함을 불러 일으켰다. 세련된 디자인과 젊은 감각을 더해 장점을 부각했고 알찬 상품성 대비 합리적인 가격을 내세워 매력적인 선택지를 제공해 왔다. 이와 함께 국산 플래그십 세단의 고정관념을 버리고 인식을 개선했다는 점에서도 큰 역할을 했다.

 2세대 부분변경으로 돌아온 신형 K9도 흐름을 이어간다. 요즘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기능을 기본으로 넣고 기아의 혁신적인 신기술을 추가해 트렌드를 이끈다. 여기에 한층 존재감을 나타내는 디자인 변화와 완성도 높은 주행 실력은 진한 감동을 전달한다. 신형 K9의 가치를 살펴보기 위해 직접 시승에 나섰다. 
 
 ▲디자인&스타일
 외관은 제법 큰 폭으로 바뀌었다. 대형 라디에이터 그릴을 바탕으로 V 형상의 크롬 패턴을 넣어 존재감을 강조했다. 헤드램프 역시 세로에서 가로로 모양을 완전히 변경했다. 주간주행등을 비롯해 각종 램프의 점등 방식도 전부 새롭게 세팅했다. 범퍼는 가로선을 길게 추가해 한층 와이드해 보이며 크롬 도금을 적재적소에 넣어 세련돼 보인다.

 옆은 펜더에 K9을 나타내는 은색 장식을 추가했다. 같은 소재로 감싼 사이드미러 디자인도 감각적이다. 긴 차체를 바탕으로 아래에는 반듯한 크롬을 넣었고 19인치 스퍼터링 휠은 우아함을 더한다. 뒤는 좌우 리어램프를 수평으로 연결해 차체를 넓어 보이게 처리했다. 

 반대로 방향지시등과 제동등이 켜지는 부분은 세로로 꾸며 독특한 인상을 풍긴다. 최신 기아 로고와 K9 레터링, 사륜구동을 나타내는 4X 배지도 시선이 간다. 뒤 범퍼는 사각 배기구와 후진등, 번호판 위치를 단정하게 다듬었다.

 실내는 변화폭이 크지 않다. 인테리어는 기존에도 훌륭했던 덕이다. 잘 만든 센터페시아 구성을 해치지 않고 꼭 필요한 기능 위주로 개선했다. 먼저 14.5인치 와이드 디스플레이와 증강현실 내비게이션, 클러스터, 헤드업 디스플레이 소프트웨어 무선 업데이트 등이 있다. 구현이 매끄럽고 시원스러운 크기로 보는 맛도 좋다. 에르고 모션시트는 상황에 따라서 몸을 지지해주는 능력이 뛰어나다. 마사지 기능을 포함해 착좌감도 좋아 장시간 운전에도 피로가 덜할 듯하다. 

 센터콘솔 주변에는 전자식 변속기와 주행에 도움을 주는 버튼이 옹기종기 모여있다. 이와 함께 필기 인식 통합 컨트롤러가 큼직하게 위치해 조작 편의를 키웠다. 스티어링 휠 왼쪽 아래에 위치한 지문 인증 시스템도 새로 들어갔다. 동급 최초로 적용된 지문 인증 시스템은 사용자가 저장해 놓은 지문을 통해 미리 설정해 둔 시트포지션, 아웃사이드 미러, 공조, 클러스터 등이 자동으로 실행되는 개인화 프로필을 이용할 수 있게 한다. 

 제휴된 주유소나 주차장에서 비용을 지불할 때 별도 카드없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화면에서 카드 별 등록해둔 지문을 통해 결제가 가능하다. 이 외에 디지털 키, 리모트 360뷰 등을 적용한 점도 마음에 든다.

 쇼퍼드리븐 차답게 2열은 황홀하다. 새로 장착한 뒷좌석 듀얼 터치스크린은 각종 인포테인먼트는 물론 골프장 관련 정보까지 전달한다. 햇빛가리개와 선루프 등은 전부 버튼 하나로 조작할 수 있고 시트 포지션을 최적화해 안락한 이동의 경험도 제공한다. 질 좋은 가죽을 바탕으로 허리받침, 쿠션까지 확대한 퀼팅 패턴과 리얼 우드 소재, 금속 장식을 곳곳에 넣은 패널의 조화는 덤이다. 스웨이드로 감싼 천장에는 별도 거울과 조명을 마련해 섬세한 모습까지 볼 수 있다.

 ▲성능
 동력계는 3.8ℓ 가솔린과 3.3ℓ 터보 가솔린의 두 개 엔진을 운영한다. 기아 최상위 파워트레인이었던 최고 425마력을 내는 V8 5.0ℓ는 수요 등의 이유로 삭제했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K9을 재조명하고 판매를 이어나가겠다는 계산이 숨어있다. 시승차는 최고 370마력, 최대 52.0㎏·m를 내는 3.3ℓ 터보로 8단 자동변속기와 사륜구동 시스템이 맞물려 힘을 땅에 전달한다. 

 주행 감성은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 중 하나다. 매끄럽게 속도를 올리는 감각은 물론 빠르게 스로틀을 여는 과정에서의 즉각적인 반응까지 여러모로 만족스럽다. 특히 거의 찾아볼 수 없는 터보렉은 일품이다. 잠깐의 숨고르기를 한다거나 터빈이 활기차게 돌아가는 상황을 탑승자가 쉽게 경험하기 힘들다. 그래서인지 마치 자연흡기 대배기량 차를 모는 것 같은 착각도 든다. 그만큼 자연스럽고 경쾌한 주행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럭셔리 대형 세단다운 안정적인 주행성능과 정숙하고 편안한 승차감도 품격을 높인다. 전방 카메라와 내비게이션을 통해 전방 노면 정보를 사전에 인지하고 서스펜션을 적합하게 제어해주는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을 장착해 안락한 주행을 가능하게 한다. 도로 위 굴곡을 의연하게 거르며 차분한 움직임을 연출한다. 여기에 전면 유리창(윈드쉴드)과 문(도어)에 이어 후면 유리창까지 차음 글래스를 적용해 차폐감과 실내 정숙성을 높인 점도 승차감에 도움을 준다.

 이 외에 스티어링 휠과 핸들링 감각은 부드러움에 초점을 뒀다. 직관적인 반응보다는 상황에 맞춰서 유연하게 코너를 통과한다. 이는 스포츠 모드에서도 마찬가지다. 비슷한 체급의 유럽산 플래그십 세단과 비교하면 차이는 더욱 두드러진다. 운전석에 앉은 사람은 다소 심심할 수 있겠지만 차의 성격과 주 소비층을 생각하면 큰 단점은 되지 않는다.

 신형 K9에는 다양한 최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을 적용했다. 먼저 전 트림에 기본 적용된 고속도로 주행 보조2는 고속도로 및 자동차 전용도로 주행은 물론 방향지시등 스위치 조작을 통해 차로 변경을 돕는다. 주행 중 옆 차와 가까워지는 경우 안전하게 주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등 다양한 상황에서 운전자의 편리한 주행을 돕는다.

 전방 충돌방지 보조는 기존 전방정지차/보행자/자전거탑승자 외에도 추월시 교차로 대향차, 교차/측방접근 차까지 대상을 넓혔다. 충돌 위험이 감지되는 경우 경고하고 제동을 도와준다. 또 다중 충돌방지 자동 제동 시스템, 후방 주차충돌 방지 보조, 기아 최초로 평행/직각 주차 기능까지 추가된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를 탑재했다.

 그 중에서도 변속 예측 시스템은 다룰수록 감탄사를 내지르게 된다. 세계 최초로 적용한 새 기술은 내비게이션, 레이더, 카메라 신호 등을 활용해 전방의 가∙감속상황을 예측하고 최적의 기어단으로 미리 변속하는 기술이다. 활성화 방법은 간단하다. 크루즈 컨트롤을 켜지 않은 상황에서 주행 모드를 길게 눌러 스마트에 놓으면 된다. 

 계기판에는 6가지 상황에 맞는 아이콘이 위치하며 내리막길이나 급커브, 단속카메라, 앞차와의 거리 등 내비게이션 상황에 맞춰 알아서 엔진브레이크를 거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반대로 고속도로 진입에서는 스포츠 모드로 바꿔 빠른 진입을 유도했다. 확실히 패달 조절 범위가 줄어들었고 주행 안전성과 편의성을 비롯해 실 도로 효율 증가에도 도움을 줬다. 변속 예측 시스템에 익숙해지면 한결 쾌적하고 피로감 덜한 주행을 할 수 있겠다.

 ▲총평
 기아 K9은 젊고 신선한 감각으로 무장해 플래그십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다. 중후한 멋을 간직하면서도 각 기능들과 기술 구현을 소비자가 직접 경험하며 새로운 영감을 불러 일으킨다. 제품에 대한 믿음은 저절로 커지며 타면 탈수록 진한 여운을 남게 한다. 마냥 느긋하고 고루할 것 같은 대형 세단의 편견도 말끔히 지운다. 시대와 타협하지 않고 한 걸음 앞서 나가며 트렌드 리더를 원하는 소비자라면 K9은 좋은 조력자가 될 수 있다.

 개별소비세 인하 가격은 3.8ℓ 가솔린 플래티넘 5,694만원, 마스터즈 7,137만원, 3.3ℓ 터보 가솔린 플래티넘 6,342만원, 마스터즈 7,608만원이다. 시승차는 3.3 터보 가솔린 마스터즈 베스트셀렉션2와 사륜구동 시스템, 뒷좌석 듀얼 모니터, 선루프 등의 옵션을 넣은 제품으로 가격은 8,880만원이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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