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 연속 3,000대 판매 돌파, 모닝·스파크 추월
-박스카 실용성 앞세워 차박·차크닉 인기
기아 레이가 3개월 연속 3,000대 판매를 돌파했다. 2012년 본격 판매를 시작한 이후 최고 전성기다. 코로나19 이후 차박 및 차크닉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박스카 형태의 공간 활용성이 재조명받은 까닭이다.
2일 기아 판매실적에 따르면 레이는 6월 3,223대, 5월 3,608대, 4월 3,808대로 3개월 연속 3,000대 판매를 넘었다. 레이는 출시 첫 해 연간 4만3,891대로 정점을 찍은 후 줄곧 연간 2만~3만대의 판매고를 유지해 왔다. 월 평균 판매대수로는 2,000~2,500대 수준에 머문 셈이다. 하지만 올 상반기 판매는 벌써 1만8,000대를 넘겼다. 월 3,000대 이상을 기록한 것으로 전성기였던 출시 첫 해 인기와 맞먹는다. 경쟁 차종인 기아 모닝, 쉐보레 스파크와도 격차를 벌렸다.
레이의 역주행은 최근 경차 시장의 쇠퇴와 대조를 이룬다. 경차 시장은 지난 2008년 연간 20만대를 돌파했지만 소형 SUV의 등장과 함께 부진을 거듭, 결국 지난해에는 10만대 밑으로 떨어졌다. 현재는 레이와 모닝, 스파크가 간신히 명맥을 이어가고 있지만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스파크마저도 내년 단종을 앞뒀다. 그렇게 되면 경차 시장엔 올 가을 출시되는 현대차 경형 SUV "AX1"을 더해 현대기아가 위탁 생산하는 제품만 남는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레이는 차급을 뛰어 넘는 실용성으로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레이는 길이 3,595㎜, 너비 1,595㎜, 높이 1,700㎜, 휠베이스 2,520㎜로 경차 규격을 만족하면서도 전고가 높은 박스카 형태를 채택해 공간 활용성을 극대화했다. 뒷좌석 6:4 폴딩시트는 2열을 풀플랫으로 사용할 수 있어 차박 또는 차크닉에 적합하다. 이러한 장점이 입소문나면서 레이를 1~2인 캠핑카로 개조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타인과 접촉하지 않는 비대면 아웃도어 활동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젊은 층에게 인기가 높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기아 레이는 2011년 출시 이후 부분변경을 거쳐왔지만 박스카의 장점을 그대로 살려 큰 변화는 없었다"며 "경차가 소형 SUV에게 시장을 내주는 가운데에도 레이의 실용성이나 가격은 경쟁력을 잃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비대면 트렌드가 자리잡으면서 차박 등을 위한 레이의 인기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오아름 기자 or@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