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예측 가능하지만 뻔하지 않은, 미니쿠퍼 S

입력 2021년07월08일 00시00분 김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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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의 및 안전 품목 큰 폭으로 개선
 -경쾌하고 직관적인 움직임은 여전해

 미니의 성장이 무섭다. 2005년 한국진출 이후 16년간 꾸준히 사랑 받고 있으며 해마다 늘어나는 판매량으로 인기를 증명하고 있다. 실제로 2019년 처음으로 연간 1만대 판매를 넘긴 뒤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10% 이상 상승세를 기록했다. 올해도 상반기에만 6,000대 넘는 판매고를 올리며 순항 중이다. 3년 연속 1만대 클럽 진입이라는 새 역사를 쓸 날도 머지 않았다는 뜻이다.

 SUV 인기와 큰 차를 선호하는 지금의 상황에서 브랜드 인기는 더욱 놀라울 수 밖에 없다. 사람들이 미니에 열광하는 이유가 뭘까? 귀여운 외모 속 강력한 무기가 궁금했고 부분변경 미니를 통해 차근차근 살펴보기로 했다. 

 자동차 마니아가 아니면 바뀐 부분을 알아차리기 쉽지 않다. 미니가 주는 디자인이 강렬한 덕분에 얼핏 보면 기존과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분변경의 가장 큰 특징은 그릴이다. 두툼한 육각형 테두리를 적용해 한층 귀여운 매력을 발산한다. 

 또 중앙 범퍼 스트립은 기존 검정색에서 차체 색상으로 변경해 차체가 더 넓어 보이는 효과를 줬다. 기존 동그란 안개등이 있던 자리에는 얇은 에어 커튼을 채택해 공력성능을 개선했다. 이 외에 원형 LED 헤드라이트는 내부에 블랙 하이글로스 하우징을 넣어 선명한 인상을 드러낸다.

 옆은 앞바퀴 뒤 펜더에 붙은 장식을 바꿨다. 세련된 이미지와 함께 방향지시등을 통합해 센스 있는 구성으로 변모했다. 감각적인 디자인의 휠과 유광 블랙으로 감싼 손잡이, 주유 캡도 눈에 들어온다. 뒤는 유니언잭 디자인을 가미한 테일램프를 적용해 최신 미니 패밀리-룩을 맞췄다. 여기에 모양을 살짝 다듬은 뒷 범퍼는 브랜드 개성을 부각시킨다. 새로운 컬러도 제공한다. 은은한 루프탑 그레이, 톤 다운을 거친 아일랜드 블루, 화사한 제스티 옐로우는 발랄한 미니의 성격과 잘 어울린다. 

 실내는 디지털 요소를 강화해 보는 맛을 더했다. 먼저 전 트림에 8.8인치 센터 디스플레이를 기본 제공한다. 새로 디자인한 엠비언트 라이트는 라운지와 스포츠 두 가지로 구성해 주행 모드에 따라 다른 조명을 선사한다. 마치 도심 속 빌딩이 들쑥날쑥 올라와 있는듯한 모던함을 연출하는데 밋밋했던 기존 테두리보다 훨씬 입체적이다. 

 인포테인먼트 UI도 전부 달라졌다. 미니다운 아기자기한 그래픽으로 자꾸만 손이 간다. 미니 텔레서비스 및 인텔리전트 이머전시 콜, 리모트 서비스 등 앱을 활용한 디지털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다. 또 3도어 및 5도어 클래식과 론치팩을 제외한 모든 제품은 무선 애플 카플레이 기능을 기본 제공한다. 연동성이 훌륭하고 작동 과정도 끊김 없이 빠르기 때문에 사용 빈도가 높다.

 운전석에서도 신형다운 특징을 손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우선 스티어링 휠 버튼이 보다 직관적으로 바뀌었다. 오디오, 전화, 음성컨트롤, 주행 보조 기능 작동도 최적화했다. 또 각 트림별 나파 가죽 스티어링 휠, 스티어링 휠 히터 등을 더해 편의성을 높였다.

 자명종 같인 생긴 아날로그 계기판도 흐름에 맞춰 디지털로 바꿔 달았다. 커진 액정을 통해 주행 중 다양한 기능을 일목요연하게 보여준다. 이 외에 원형 다이얼로 꾸민 공조장치 버튼과 각종 토글 버튼, 변속레버 주변 및 도어 패널 디자인 등 나머지 부분은 기존과 같다. 

 수납은 작은 크기를 고려하면 알차게 마련돼 있다. 컵홀더와 앞쪽 트레이, 글러브 박스, 도어 포켓 등 나름 쓸만한 공간들로 가득하다. 팔걸이 겸용으로 마련한 휴대폰 무선 충전 패드 역시 2단으로 나눠 작은 물건을 넣을 수 있다. 시승차는 3도어로 2열에 탑승하려면 앞쪽 시트를 당겨서 공간을 확보한 뒤 들어가야 한다. 면적이 넓은 가죽시트와 전용 컵홀더가 있지만 기본적으로 크기가 작아서 장거리 이동은 한계를 보인다. 트렁크는 아담하다. 대신 밑 부분에 별도 수납공간을 마련해 놓았고 폴딩 기능을 지원해 활용도를 높였다. 

 동력계는 3기통 가솔린 터보 엔진의 쿠퍼와 4기통 가솔린 터보의 쿠퍼 S, JCW로 나뉜다. 시승차는 역동적인 주행에 초점을 맞춘 쿠퍼 S로 최고 192마력, 최대 28.6㎏∙m를 낸다. 7단 스텝트로닉 더블 클러치를 맞물렸으며 0→100㎞/h 가속 시간은 6.7초다. 시동을 걸면 매콤한 소리와 함께 등장을 알린다. 

 이후 가속페달을 밟고 지하주차장을 빠져 나오는 과정 속에서 미니의 본성이 깨어난다. 묵직하면서도 직관적인 핸들링 반응과 작은 차체를 앞세워 요리조리 탈출하는 모습이 사뭇 새롭다. 본격적으로 도로에 나가지 않았는데도 벌써부터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건물에서 나와 교통 흐름에 맞춰 운전할 때는 즐거움이 더 커진다. 도심에 최적화된 기동성을 바탕으로 풍부한 엔진 성능까지 어우러져 여유로운 드라이빙이 가능하다. 큰 차에서는 절대로 경험할 수 없는 경쾌함이다. 

 한 번 속도가 붙으면 스포츠 모드를 적극 추천한다. 딱딱해지는 서스펜션과 댐핑 압력이 역동적인 운전을 부추기고 뒤에서 터지는 배기음까지 조화를 이뤄 핫 해치의 성격을 강조한다. 여기에 가벼운 무게까지 도움을 줘서 웬만한 스포츠카 부럽지 않은 인상적인 운동성능을 드러낸다. 미니의 가치와 존재감이 더욱 커지고 운전자 역시 당당함이 배가 된다.

 코너에서도 차는 거침없이 몸을 틀며 도로 위를 종횡무진한다. 굽이치는 와인딩 로드는 물론 곡률이 넓은 고속에서조차 불안한 기색이 없다. 매 순간 진심을 다해 질주하고 코너 진입과 탈출을 매끄럽게 전개한다. 이성적인 판단을 앞세워 진지한 주행 실력을 갖췄고 그 때만큼은 귀여운 외모가 머릿속에서 사라진다. 반전 매력으로 심쿵하게 만드는 묘한 매력이 있다. 

 신형으로 오면서 새로 추가된 주행 보조 기능도 눈 여겨 볼 만하다. 참고로 클래식 트림을 제외한 모든 제품에 하이빔 어시스트, 보행자 경고 및 제동 기능, 차선 이탈 경고 기능을 포함한 드라이빙 어시스턴트를 기본 적용했다. 또 쿠퍼 S 클래식 트림 이상은 정차 후 재출발을 지원하는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도 탑재했다. 

 작동법은 간단하다. 스티어링 휠 왼쪽에 있는 버튼을 통해 곧바로 활성화 되며 차간거리 및 속도를 맞추면 알아서 안정적인 주행을 진행한다. 범용으로 사용 중인 BMW그룹의 것을 공유하는 만큼 완성도 높은 실력과 깔끔한 구현으로 피로도를 줄이는 데에 큰 역할을 했다.   

 부분변경 신형 쿠퍼 S는 작지만 큰 역할로 시대를 주름잡고 있는 미니의 자신감을 엿볼 수 있는 차다. 시선을 훔치는 독창적인 외모는 한층 강렬해졌고 실내는 프리미엄 소형 브랜드에 걸맞게 고급스럽고 세련됐다. 남 부럽지 않은 풍부한 편의 및 안전 품목도 만족을 높이며 감성 품질을 키운 몇몇 요소의 변화도 반갑다. 

 성능은 언제나 기대 이상의 실력으로 웃음을 준다. 넉넉한 파워트레인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벨런스와 짜릿한 운전 재미를 안겨주는 효자 차종이다. 때문에 운전석에 앉으면 개구쟁이 어린 시절로 돌아간 것처럼 생기발랄해지며 긍정 에너지가 샘 솟는다. 라이벌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감각이며 사람들이 미니, 그 중에서도 쿠퍼 S에 열광하는 강력한 이유 중 하나가 된다. 궁극적으로는 연령과 성별, 소득 수준과 같은 고리 따분한 기준에 상관없이 모두가 사랑하는 차이며 사랑 받을 자격이 충분하다.

 개소세 인하 가격은 3도어 3,310만~5,210만 원, 5도어는 3,410만~4,450만 원, 컨버터블 4,380만~5,640만원이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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