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빔]폭스바겐그룹의 거침없는 전기차 행보

입력 2021년07월30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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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합 플랫폼으로 수익 창출 자신

 흔히 "플랫폼(Platform)"은 무언가 모이는 곳으로 해석된다. 그래서 자동차로 들어오면 구동을 위한 각종 기계 장치가 모이는 뼈대로 이해되기도 한다. 동시에 기계 장치의 구동을 제어하는 각종 소프트웨어도 "OS"로 불리는 소프트웨어 플랫폼에 통합되기 마련이다. 그래서 자동차를 포함한 대부분의 움직이는 수단들은 크게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로 구분돼 발전하는 게 일반적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폭스바겐그룹이 두 가지 플랫폼의 미래 전략을 발표했다. 먼저 하드웨어 플랫폼은 단일화하기로 했다. 폭스바겐이 활용 중인 MEB, 아우디 및 포르쉐에 최적화 된 PPE, 그리고 역동적 제품에 사용되는 J1과 아우디 e-트론 제품에 기반한 MLB 에보(evo) 등의 하드웨어 플랫폼을 하나로 통합하겠다는 내용이다. 이른바 "SSP(Scalable Systems Platform)"로 불리는 플랫폼을 만들어 모든 전기차에 활용하는데 일종의 하드웨어 효율 극대화를 위한 극강(?)의 통합인 셈이다. 

 한쪽에서 하드웨어를 합친다면 지능에 해당되는 소프트웨어 또한 가만 놔둘 수 없는 것은 당연지사다. 이미 "캐리어드(Cariad)"로 이름을 붙인 소프트웨어 통합 전략을 발표한 폭스바겐그룹은 반도체의 직접 생산도 하기로 했다. 지능 고도화에 필요한 코딩은 물론 핵심 부품까지 만들어 향후 등장할 SSP 플랫폼 기반의 차종의 지능으로 쓰겠다는 뜻이다.  

 캐리어드로 명명된 지능의 고도화로 만들어진 소프트웨어가 처음 적용되는 차종은 PPE로 불리는 하드웨어 플랫폼으로 개발되는 아우디 아르테미스(Artemis)다. 자율주행 레벨4를 목표로 그룹의 모든 소프트웨어 역량이 집중되며 마이크로소프트와 손을 잡는다. 그런 다음 2024년부터 생산되는 아르테미스는 2026년부터 SSP 하드웨어 플랫폼으로 전환된다. 동시에 그리스신화에서 아르메티스의 남동생으로 알려진 아폴론(Apollon)은 폭스바겐 MQB 플랫폼이 활용되는 것만 다를 뿐 SSP로 전환되는 것은 같은 과정을 밟는다. 아우디의 아르메티스와 폭스바겐의 아폴론이 그룹의 미래 제품 전략에 있어 일종의 선봉장이 되는 셈이다.

 이후 SSP로 모든 하드웨어 플랫폼이 통합되고 소프트웨어 또한 통합에 따른 지능 고도화 효과로 레벨4 수준에 도달하면 폭스바겐이 트리니티(Trinity)를 내놓는다. 전동화 된 자율주행 제품으로 로보택시 등에 활용될 만큼 소프트웨어의 완성도가 높아 본격적인 교통사업은 물론 이동이 필요한 다양한 곳에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흔히 삼위일체를 의미하는 트리니티를 프로젝트 이름으로 명명한 배경은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새로운 생산 방식의 완전 결합을 이룬다는 뜻을 담고 있다. 

 그럼 생산 방식은 어떻게 바꾼다는 것일까? 이는 바로 로봇의 확대다. 인더스트리 4.0으로 불리는 전 공정의 자동화로 단위 시간당 생산 대수를 늘리는 방식이다. 게다가 전기차의 생산 공정은 내연기관 대비 30% 수준으로 낮출 수 있어 원가 절감에 유리한 제품으로 확인되는 점도 혁신(?) 요소로 삼고 있다. 

 생산,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등의 혁신으로 세상에 등장하는 자율주행차는 개인 구매 뿐 아니라 대중교통 사업에 투입된다. 폭스바겐그룹은 2030년까지 유럽 5대 시장의 모빌리티 서비스 총액이 700억 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보고 무인 교통사업에 적극 나선다는 복안이다. 단순히 제조물을 만들어 판매하는 기업이 아니라 직접 만든 제품으로 교통의 영역에 진입, 운행 수익을 만들겠다는 뜻이다. 

 이런 측면에서 미래 모빌리티의 주사위는 이미 던져졌다. 이제는 전동화 흐름을 되돌릴 수도 없고 지능의 고도화를 막을 수도 없다. 또한 자동차기업의 무한 변신도 욕심(?)으로만 치부할 수 없는 수준에 도달했다. 업종 간 경계의 영역이 허물어지고 "누가 무엇을 어떻게 이동시켜 줄 것인가"에서 "누가"라는 주인공이 "제조자"로 변해가는 모양새다. 이동을 하려면 반드시 이동 수단이 필요한 만큼 폭스바겐그룹의 행보는 여러 미래 상황을 내다보게 만든다. 그야말로 변화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행보이니 말이다. 

 권용주(자동차 칼럼니스트, 국민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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