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빔]하이브리드, '친환경' 수식어 떼야 할까

입력 2021년08월04일 00시00분 오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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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브리드 친환경성에 대한 온도차 
 -여전히 운행 단계에서 온실가스 배출 많지만 LCA에선 전기차와 비슷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지금의 전기차처럼 친환경으로 각광받던 때가 있었다. 2004년 국내에서 처음 운행을 시작할 당시만 해도 공공기관에서 하이브리드 차량을 구매하면 보조금을 무려 2,800만원이나 지원했다. 2015년부터는 일반 보급을 위해 하이브리드 구매 보조금 100만원과 개소세 및 취등록세 등 최대 310만원의 세제혜택을 부여했다. 차츰 혜택이 줄어 현재는 구매 보조금은 없고 개소세 최대 143만원과 취득세 40만원 감면 등을 제공하는 정도다. 공영주차장 할인 등 운행 단계에서의 혜택은 유지 중이다. 

 그런데 연초부터 하이브리드의 각종 혜택이 사라질 수 있다는 뉴스가 나왔다. 최근 정부가 온실가스 배출 저감 목표를 강화하면서 전기차와 수소차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는 것. 이에 따라 2023년에는 기존 저공해차 범위에서 하이브리드카를 제외, 하이브리드카에 대한 세제 지원도 사라질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여기서 산업통상자원부와 환경부의 입장이 크게 엇갈렸다. 산업부는 "환경친화적 자동차의 개발 및 보급 촉진에 관한 법률" 제2조에 따른 친환경차 범위에서 하이브리드를 제외하지 않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내세웠다. 

 산업부는 "하이브리드는 전주기 관점(주행+연료생산+배터리생산)에서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현실적인 대안인 만큼 오히려 전기차보다 온실가스 배출량이 적어 2030년 전력믹스(MIX)에도 전기차와 유사한 수준의 전주기 온실가스 배출을 달성할 수 있도록 연비향상 등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환경부는 산업부의 친환경차 기준과 별개로 저공해차 범위 조정을 놓고 고민 중이다. 저공해차 보급 목표를 위해 전기차나 수소차를 장려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다. 

 이처럼 하이브리드에 대한 의견이 상충하는 이유는 온실가스 배출을 어떤 관점으로 보느냐의 차이에서 기인한다. 산업부는 자동차 제품을 만들기 위해 생산되는 원료의 추출부터 자동차 운행 및 폐기까지 고려한 전생애주기 LCA(Life Cycle Assessment) 관점에서 하이브리드가 순수전기차 만큼 온실가스 배출이 적다는 입장이다. 한국자동차공학회 오토저널 LCA 분석 자료에 따르면 아이오닉 하이브리드와 코나 EV의 온실가스 배출가스 총량은 거의 비슷하다. 게다가 중형 SUV 이상에선 전기차가 오히려 하이브리드보다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기도 한다. 

 반대로 하이브리드가 친환경적이지 않다는 시각은 운행 시 온실가스 배출량이 여전히 높다는 점을 파고 든다. 하이브리드는 전기차 모드가 지원되는 짧은 주행거리에서만 환경친화적이고 나머지는 내연기관차와 다를 바 없다는 것. 실제 가솔린 하이브리드의 경우 ㎞당 60~95g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해 2021년 자동차 온실가스 배출 허용 기준인 97g보다 조금 낮은 정도다. 

 그런데 환경부 내부적으로도 하이브리드에 대한 잣대가 일정치는 않다. 환경부는 2021~2030년 자동차 온실가스·연비 기준 행정 예고를 통해 "자동차 평균에너지소비효율·온실가스 배출허용기준 및 적용·관리 등에 관한 고시"에서 하이브리드에 대한 친환경성을 인정해 추가 인센티브를 적용하고 있다. 판매 실적이 추가 인정될 경우 "평균 온실가스 배출량"이 감소하는 효과가 있어 하이브리드에도 이런 권한을 준 셈이다. 

 따라서 복합적인 상황을 고려하면 산업부의 친환경차 범위는 유지되고 저공해차 기준은 변경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 경우 친환경차 혜택인 개소세 및 취득세 감면 등은 유지되지만 공영 주차장 할인 등 저공해차 인센티브는 폐지될 수 있다. 물론 시간 문제일 뿐 장기적으로는 하이브리드 혜택이 모두 사라질 수 있다. 전기차와 수소차 등 무공해차 보급에도 만만찮은 세금이 투입되는 만큼 언제까지 하이브리드 보급을 세제 혜택에 의지할 수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다만 그 과정에서 국민의 혼란을 줄이고자 각 정부 부처가 흐름을 맞춰갈 필요는 분명 보인다. 친환경차와 저공해차, 단어만 다를 뿐 결국 바라보는 지향점은 같기 때문이다.  

오아름 기자 or@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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