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 트렌드 및 공급물량 원활 등
7월 완성차 5사의 내수 판매가 위축된 가운데 위기에서 두각을 나타낸 차들이 있다. 공급 물량이 풀리거나 최신 소비 트렌드에 합류해 역주행을 이뤄내는 등 저마다 이유도 제 각각이지만 깜짝 실적으로 브랜드 성장에 큰 힘이 됐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국산차 회사들이 내수 시장에 판매한 차는 총 12만3,512대로 전월보다 8.3% 하락했고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14.5% 감소했다. 올해 2월 이후 5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치이며 제조사별로 살펴봐도 전년 대비 소폭 상승한 기아를 제외하면 모든 브랜드가 후퇴하며 우울한 성적표를 받았다.
그럼에도 침체된 내수 상황에서 깜짝 실적을 앞세워 브랜드에 큰 힘이 되어준 차들이 있다. 먼저 기아의 대표 경차 레이는 지난달 3,325대를 팔아 전월 대비 3.2%, 전년 동월 대비 30.9% 상승했다. 지난 3월 이후 4개월 연속 3,000대 수준을 유지하며 때 아닌 역주행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 같은 추세라면 연간 3만대 후반까지도 누적 판매를 기대해 볼 수 있다”며 이렇게 될 경우 4만대를 넘겼던 2011년 출시 첫 해 이후 가장 높은 성적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지엠에서도 효자 차종이 나타났다. 쉐보레 대표 픽업인 콜로라도가 주인공이다. 콜로라도는 7월 548대를 등록해 전월 대비 172.6%, 전년 동월 대비 48.5% 급증했다. 같은 기간 라이벌인 포드 레인저가 120대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수입 픽업 시장에서 꾸준한 인기로 입지를 굳혔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회사는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맞아 아웃도어 레저에 최적화 돼있다며 결과를 자축했다.
새 인수자를 찾으며 경영 위기가 지속 중인 쌍용차는 티볼리의 활약이 인상적이다. 티볼리는 지난달 1,716대를 내보내 렉스턴 스포츠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판매를 기록했다. 라이벌인 쉐보레 트레일 블래이저보다는 275대 낮으며 반대로 르노삼성 XM3보다는 436대 더 높은 수치다. 이와 함께 티볼리는 올 들어 가장 높은 판매 대수를 기록하며 회복 신호탄을 쏘았다.
출시된 지 시간이 지난 차들의 역주행 기록은 제품이 가진 특수한 구조와 최근 소비 트렌드, 공급 물량 및 판촉 등이 맞아 떨어진 결과로 보인다. 먼저 박스카 구조의 레이는 실내 공간이 넓고 다채로운 수납 구성으로 활용도가 높다. 여기에 코로나19 확산으로 대면활동이 줄어들면서 합리적인 가격에 차박 또는 차크닉을 즐기려는 소비자가 몰린 결과로 풀이된다. 콜로라도 역시 공급 물량이 원활해 지고 아웃도어 활동에 적합한 픽업의 쓰임새 판매로 드러났다. 티볼리는 공격적인 판촉을 앞세워 가성비를 강조한 점이 한 몫 했다.
업계에서는 "빠르게 변하는 시대 상황과 소비 흐름에 따라서 자동차 시장의 판도도 급변하고 있다"며 "신차뿐만 아니라 기존의 차종도 다시 주목 받을 수 있는 기회와 영역에 넓어진 만큼 다각적 분석을 통한 홍보 마케팅이 필요한 시기"라고 내다봤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