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 및 편의점, 식음료 등 다양한 주문 가능
-신속하고 섬세한 정보 제공으로 편의성 키워
자동차가 해낼 수 있는 역할과 범위가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단순한 이동수단을 넘어 우리 삶 속에서 도움을 주는 각종 기능이 탑재되고 있는 것. 르노삼성이 신형 XM3를 출시하면서 선보인 인카페이먼트 시스템이 대표적이다.
인카페이먼트는 차 안에서 상품에 대한 주문 및 결제가 가능한 서비스다. 주유만 제공했던 라이벌과 다르게 식음료 및 편의점까지 이용할 수 있는 게 특징. 해당 서비스는 모빌리티 커머스 플랫폼 스타트업 ‘오윈’과 협업해 개발했다. 차에서 주문과 결제 후 매장으로 이동해 주유하기 또는 창 너머로 상품을 건네 받을 수 있는 방식이다.
제법 신선한 기능이지만 몇 가지 의문이 생겼다. 우선 비대면 거래인 만큼 원활한 의사소통이 가능할 지 궁금했다. 또 교통 흐름이나 물건을 받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예상치 못한 변수는 없을지 걱정이 들었다.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직접 인카페이먼트 시스템을 사용해봤다.
제일 먼저 주유 서비스를 이용하기로 했다. 참고로 주유의 경우 GS칼텍스와 협업했으며 리터당 20원 할인을 제공한다. 인카페이먼트를 사용하면 보다 알뜰하게 주유할 수 있는 셈이다. 현재 전국 380개의 GS칼텍스 주유소가 제휴돼 있으며 올해 연말까지 800개 주유소로 확대 제휴 예정이다.
사용법은 간단하다. 센터페시아 화면 중앙에 위치한 앱, 이후 오윈 아이콘을 터치해 들어가니 주유 카테고리에 현 위치에서 가장 가까운 GS칼텍스가 표시됐다. 장소를 정하면 현재 L당 가격과 운영 시간 등이 표시되며 주유 금액 또는 양을 선택할 수 있다. 할인쿠폰과 포인트 적립까지 가능하다. 이후 길안내에 따라 주유소에 도착 후 비어 있는 주유기에 정차한 뒤 ‘오윈’ 번호만 확인하면 된다.
해당 번호를 센터페시아 화면에 터치하면 곧바로 주유기에서는 결제가 이뤄지고 운전자는 차에서 내려 주유하면 된다. 차에 내려서 비닐장갑을 끼고 카드를 꽂은 뒤 여러 번 터치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는 무척 편리했다. 또 자주 이용하는 주요소에서 해당 시스템에 익숙해진다면 만족도는 더욱 커질 듯하다.
반면 모든 차들이 주유를 하고 있거나 뒤에 차가 대기 중이라면 인카페이먼트의 장점은 조금 떨어질 수 있다. 주유소 이동량이 늘어나는 출퇴근 길이나 혼잡할 때 보다는 한가하고 여유로운 상황에서 활용하는 것이 좋겠다.
편의점 주문은 기대 이상으로 큰 매력을 안겨줬다. CU 편의점과 제휴한 서비스이며 센터페시아 화면 속에서 주류와 담배를 제외한 여러 종류의 물품을 주문할 수 있다. 이후 해당 편의점 직원의 주문 수락을 기다린 후 완료되면 바로 길안내로 넘어간다. 목적지에 도착한 뒤 직원호출을 누르면 창문을 통해 물건을 수령하면 된다. 회사는 주문을 받은 편의점 직원에게 실시간 교통상황을 반영한 도착예정시간 정보를 전달해 상품을 미리 준비할 수 있도록 시스템 업데이트를 조만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매 가능한 상품들은 일반 방식과 다르지 않을 정도로 다양했다. 삼각김밥, 샐러드, 음료 등 간단한 식음료부터 도시락, 생활용품까지 준비돼 있었고 이달의 이슈 상품이나, 세트 메뉴, 할인 상품 등에 대해서도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드라이브 스루 시스템이 별도의 오프라인 공간에서 주문, 결제, 수령 과정을 거쳐야 하는 것과 달리, 대기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또 주차가 힘든 여건에서도 차에서 내리지 않고 편리하게 물건을 구입할 수 있어서 편리했다.
식음료도 마찬가지다. 간단한 커피나 샌드위치를 쉽게 주문하고 받을 수 있는 건 XM3만의 강점으로 꼽힌다. 픽업 장소를 표시해주고 길 안내도 정확해 당황할 필요가 없다. 다만 서울 경기를 포함한 수도권을 벗어나면 제공 지역이 크게 줄기 때문에 향후 프렌차이즈와 협업으로 보다 폭 넓은 선택이 가능하면 좋을 듯하다.
한편 최근 불거진 매장 직원들의 업무 강도가 높아지는 게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 같다. 자발적 참여를 통해 하겠다고 나선 편의점 및 식음료점에서만 서비스를 진행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인카페이먼트 시스템에 등록된 CU는 전국 1,000개소로 전체 매장의 6% 수준이다.
이와 함께 주문을 하면 근무자가 최종 승인해야 결제 및 서비스가 가능하기 때문에 바쁜 시간대에는 자체 적으로 서비스를 중단할 수 있다. 직원으로서는 유동적으로 활용이 가능하며 업무가 과도하게 늘어날 걱정은 기우라는 게 업계 설명이다.
인카페이먼트 시스템은 자동차의 활용 영역을 넓히는 데에 큰 도움을 줬다. 편리함을 넘어 차의 역할과 방향을 한 단계 높였기 때문이다. 그만큼 새로움의 거부감이 없고 개성과 재미를 추구하는 MZ세대로부터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여기에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새로운 비대면 방법으로도 각광 받을 듯하다.
반짝 신기술이 아닌 보편화를 이루려면 카페이 시스템을 발전시키는 건 사용자와 제조사 둘 다의 노력이 필요하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사용해 데이터를 확보하고 제조사는 제휴 서비스 확대 노력으로 판을 키워야 한다. 유용한 서비스로 이목을 집중한만큼 앞으로 르노삼성의 활약이 기대된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