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안전도평가 기준 동일하게 적용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이 진행한 자동차 안전도 평가(KNCAP)에서 현대자동차 아이오닉5가 테슬라 모델3보다 높은 수준의 사고예방안전 등급을 획득한 것을 두고 일부 네티즌 사이에서 "실험 조건이 편파적이다"라는 의심이 제기됐다. 평가를 주관한 자동차안전연구원은 "행정규칙으로 마련된 "자동차안전도평가"를 기준으로 동일 장비와 조건 하에 실험했다"는 입장이다.
17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자동차 안전도 평가 대상 중 전기차 2종에 대해 평가한 결과 현대차 아이오닉5는 1등급, 테슬라 모델3는 2등급으로 나타났다. 특히 총 3개 분야(충돌안정성과 보행자안전성, 사고예방안전성) 중에서 사고예방안전성에서 차이가 컸다. 사고예방안전성은 비상자동제동, 사각·후측방 감지 등 첨단장치로 사고를 사전에 얼마나 예방할 수 있는 지를 평가하는 항목이다. 여기서 아이오닉5는 20점 만점에 19.17점을, 모델3는 11.89점을 기록했다.
유튜브 영상으로 공개된 사고예방안전성 평가에서 모델3는 아이오닉5보다 모든 항목에서 비상자동제동이 늦게 이뤄졌다. 아이오닉5는 자전거충돌 시험에서 시속 40㎞까지 충돌 방지가 이뤄졌지만 모델3는 시속 25㎞에서도 자전거와 차량이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보행자 충돌에서는 아이오닉5의 경우 성인은 시속 40㎞, 어린이는 시속 35㎞까지 충돌이 예방됐고, 모델3는 성인과 어린이 모두 시속 35㎞에서 보행자를 인식하지 못하고 충돌했다.
해당 기사를 접한 일부 네티즌 사이에선 "테슬라가 더 불리한 조건에서 실험한 것처럼 느껴진다"는 지적이 나왔다. 기사 댓글엔 "영상을 비교해보니 1m 정도 차이가 난다", "자전거나 보행자 두 테스트 모두 테슬라에게 불리하도록 가깝게 시험했다", "테슬라가 자전거와 부딪힐 때는 자전거 전체가 부딪히는데 아이오닉은 뒷바퀴만 부딪힌다", "테슬라는 자전거가 3m 전에 나타나는데 아이오닉5는 5m 훨씬 전에 나타난다", "영상을 보니 사람이 눈대중으로 민다"는 등 상당수 의심이 섞인 의견들이 게진됐다.
실제 자동차안전연구원이 올린 성인 보행자 충돌 시험 영상에는 한 남성이 등장해 더미를 손으로 힘차게 미는 장면이 등장, 임의 조작 가능성을 불러 일으켰다. 하지만 이번 실험을 진행한 자동차안전연구원 관계자는 "남성이 등장하는 해당 영상은 성인이 왼편에서 갑자기 등장하는 시나리오를 가정한 것"이라며 "이때 더미는 시속 8㎞로 이동하는데 초반 가속에서 반동에 의해 뒤로 밀리는 현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이러한 지연 현상을 막고자 사람이 손으로 더미를 보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동하는 실험 더미의 경우 사람이 아닌 자동이송 장비가 일정한 시속으로 움직이는데 일부 조건에서 오류를 보완하기 위해 인력이 개입한다는 것. 그리고 이 조건은 시험 대상 차종에 모두 동일하게 적용한다고 덧붙였다.
국내 도로체계는 우측보행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오른쪽에서 등장하는 성인과 어린이 더미는 시속 5㎞로 이동하지만 왼쪽에서 나타나는 경우는 대부분 급작스러운 상황을 가정한 것이어서 속도를 8㎞/h로 상향해 실험한다. 자전거는 15㎞/h로 주행한다. 시험 차종으로부터의 거리도 규정에 따른다. 오른쪽 등장의 경우 1m 가속 후 3m 일정 속도로 이동, 왼쪽 등장의 경우 1.5m 가속 후 4.5m 일정 속도로 이동한다.
이번 논란과 관련해 자동차안전연구원 관계자는 "일부 영상을 보니 오해할 만한 소지가 있긴 하지만 KNCAP의 모든 자동차안전도평가는 법적으로 마련된 행정규칙에 따라 진행한다"며 "제조사나 차종에 따라 다른 시험 조건을 적용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오아름 기자 or@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