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터뷰]"SF90 스트라달레는 가장 혁신적인 페라리"

입력 2021년08월19일 00시00분 김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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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F90 스트라달레 개발 임원 인터뷰
 -브랜드 최초 및 F1 신기술 대거 탑재

 SF90 스트라달레는 페라리에 있어서 큰 도전과 의미를 담고 있는 차다. 하이엔드 라인업에 속하는 슈퍼 스포츠카이지만 그보다 전동화 전략의 포부와 브랜드 변화가 강하게 집약됐기 때문이다. 페라리 역사상 최초로 탑재한 사륜구동과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시스템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F1 기술을 활용한 회생 에너지, 8단 습식 변속기 등이 맞물려 강력한 양산차를 지향한다. 기술의 정점을 향하는 SF90 스트라달레를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개발 임원들과 비대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가장 궁금했던 점은 단연 최초로 탑재한 사륜구동 시스템이다. 많은 페라리 마니아들도 흥미롭게 생각하고 있는 부분이다. 스테파노 바리스코 차량동역학 책임자는 SF90 스트라달레 개발에 있어 핵심 사항 중 하나였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의 목표는 현존하는 가장 강력한 양산차를 제작하는 것이었고 어떤 주행 상황에서든 모든 동력이 도로에 전달될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을 의미한다"며 "전천후 사륜구동이 아닌 성능 지향적인 솔루션"이라고 강조했다.

 전자식 프론트 액슬은 네 바퀴의 움직임과 완전히 결합돼 트랙션을 확보하고 턴인 및 안정성을 높인다고 덧붙였다. 극한 주행 상황에서는 차가 커브에서 가속할 때 사용할 수 있는 모든 동력을 사용하면서도 토크 벡터링에 의해 커브를 통과할 때 더욱 속도가 빨라지는 이유다. 전반적으로는 극한의 주행에서도 운전이 쉬운 차라는 느낌을 받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전기모터를 넣은 만큼 열배출, 즉 냉각에 대한 신경도 무시할 수 없다. 뒤에 하나, 앞에 두 개의 전기모터 그리고 기존 엔진까지 동시에 냉각을 잡기 위한 기술적 포인트가 궁금했다. 마테오 비앙칼라나 공기역학 부문 퍼포먼스 매니저는 "F1에 하이브리드 기술을 적용하는 것과 로드카에 하이브리드 기술을 적용하는 데에는 상당한 차이가 존재한다"면서도 "페라리는 레이싱에서 로드카로 이어지는 기술적, 방법론적인 측면을 최대한 활용하고자 했다"고 답했다. 

 그는 "SF90 스트라달레의 출력, 그리고 내연기관 엔진과 고전압 배터리의 결합을 고려해 볼 때, 냉각 관련된 작업은 매우 복잡할 수밖에 없었다"며 "해결하기 위해서는 스타일링 팀과 긴밀한 협업을 거쳤고 특히 공기역학 팀은 냉각 흐름을 최우선으로 고려했다"고 전했다.  

 세계 최초로 브레이크 캘리퍼에 냉각 덕트를 통합하고 기하학적 구조의 윙을 통해 브레이크에서 발생하는 공기가 휠 림을 빠져나가도록 만드는 등 몇 가지 혁신기술이 들어갔다. 여기에 F1에서 파생된 셧-오프 거니 기술을 뒤에 탑재해 다운포스를 80㎏이나 증가시켰다. 

 내연기관 엔진은 두 개의 전면 라디에이터에 의해 냉각되며 터보는 도어 뒤쪽의 뚫린 인터쿨러에 의해 식힌다.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 프론트 라디에이터에서 나오는 뜨거운 공기가 차 옆면이 아닌 아래쪽으로 유입되도록 했다. 이로써 인터쿨러 및 엔진을 냉각시키기 위해 차가운 공기만 후방의 흡기구에 도달하게 된다며 기술적 포인트도 짚어줬다.

 이 외에 전자 부품의 냉각을 위해서는 자체 에어컨 장치가 있는 두 개의 개별 냉각 회로를 채택했다. 하나는 배터리 팩을 위한 저온 회로이며 약 20도 수준을 유지한다. 나머지 하나는 차 전면 중앙 흡기구에 자체 라디에이터를 가지고 있는 인버터 및 전기 모터를 위한 것이며 중간 온도인 약 65도 회로이다.  

 극적으로 바뀐 디자인 질문도 이어졌다. 특히 가로 배치 헤드램프와 타원형 테일램프 등 기존 차들과는 크게 달라진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앞으로 나올 페라리 신차들도 비슷한 형태의 패밀리룩을 따라가는지 궁금했다.

 마크 폴랭 수석 외관 디자이너는 "그렇다"라며 결론부터 답했다. "우리는 최초의 양산형 슈퍼카인 이 차를 위한 획기적인 디자인을 모색해 왔다"며 "스타일링 부서는 지난 20년간 생산된 미드-리어 엔진이 장착된 베를리네타의 전면, 중앙 및 후면 비율을 완전히 재검토해 급진적으로 진화시켰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페라리의 형태는 기능을 따르기 때문에 차의 공학적 요구사항과 실현 가능성에 초점을 맞춘다”며 “앞으로 선보일 모델의 디자인을 공개할 수는 없지만 혁신적이고 미래 지행적인 디자인이 유지될 것”이라고 말해 기대감을 나타냈다.

 실내는 전부 디지털화됐다. 최신 트렌드를 맞춘 모습이지만 페라리의 전통적인 감성이 많이 희석된것 같은 아쉬움도 남는다. 그는 페라리의 새로운 디자인 언어를 반영한 결과라며 이를 통해 전진적이고 혁신적인 디자인을 창조해 페라리가 극한의 스포츠카로서 가진 소명을 전달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실내는 기존에 비해 급진적인 변화를 꾀한 것으로 완전히 새로운 디자인 방향을 제시하는 콕핏을 만들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이는 페라리의 미래 제품군 전체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콕핏은 운전자를 최우선으로 고려해 설계했다. 스티어링 휠은 페라리의 "눈은 도로에, 손은 스티어링 휠에"이라는 철학을 논리적으로 한 단계 발전시킨 결과물이다. 이와 함께 새로운 16인치 디지털 디스플레이가 포함된 중앙 계기판은 페라리의 또 다른 대표적인 특징이다.

 센터 터널도 눈 여겨 볼 부분이다. 그는 F1 컨트롤 기능을 브릿지 부분에 탑재한 것은 최근 출시된 모든 페라리 차의 가장 상징적인 요소라고 강조했다. 완벽하게 재설계돼 모던한 메탈 플레이트에 탑재된 기능들은 페라리의 전설적인 특징인 "개방형 기어 레버 게이트"를 참고했다. 이처럼 흐름에 발맞춰 디지털 및 전장장비를 강화 하면서도 전통과 헤리티지를 지키려는 모습을 살펴볼 수 있었다.  

 빠르게 시장 흐름을 뒤집기 위해 순수 전기로 갈수도 있었을 것 같은데 굳이 PHEV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서는 완성도를 꼽았다. 마이클 라이터스 최고 기술 책임자는 "페라리가 목표로 하는 성능과 활용을 도달하는 데 있어서 순수 전기차 아키텍처는 아직 완전히 성숙했다고 보지 않고 있다"며 "SF90 스트라달레는 출시할 당시 하이브리드 아키텍처를 적용 가능한 최고의 솔루션으로 간주했다"고 말했다. 또 "HEV가 아닌 PHEV를 선택한 이유는 배터리 용량을 늘려 전기 출력이 성능에 대한 기여도를 높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다"고 덧붙였다.

 그렇다고 페라리가 순수 전기로의 전환을 소홀히 하는 건 아니다. 최근 존 엘칸 페라리 회장은 "우리는 전동화 전략을 매우 절제된 방식으로 이행하고 있다"며 "모터 스포츠 및 로드카에 전동화 기술을 해석하고 적용하는 것은 페라리의 독특함과 열정을 신세대에게 전달할 수 있는 큰 기회"라고 언급한 바 있다. 

 더불어 "마라넬로의 엔지니어들과 디자이너들이 상상한 모든 것을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며 페라리 전동화의 가능성과 기대치를 키웠다. 한편 페라리 최초 순수 전기차는 2025년 선보일 예정이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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