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활황에도 웃지 못한 수입차 브랜드

입력 2021년08월19일 00시00분 구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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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년 대비 하락한 브랜드, 대책은 제각각

 올해 7월까지 국내에서 등록된 수입 승용차는 17만2,146대로 전년 대비 16.3% 증가했다. 이 같은 활황세에 따라 대부분의 수입차 회사는 모두 전년 대비 증가를 경험하고 있다. 증가율만 보면 링컨은 48.7%, 스텔란티스는 50%, BMW는 44.6%를 기록하는 등 수입차 상승세는 계속되는 중이다.

 그럼에도 상승 흐름에 올라타지 못하는 곳이 있다. 프랑스의 시트로엥은 56.4%가 줄어든 282대에 그쳤고 푸조 역시 11.9% 감소한 1,247대에 머물렀다. 영국의 재규어와 랜드로버도 각각 43.2%와 38.1% 줄었고 미국에서 넘어오는 일부 쉐보레 제품과 캐딜락, 포드도 전년 대비 판매가 신통치 못했다. 국가별로 보면 독일, 스웨덴, 일본 브랜드는 선전한 반면 미국, 프랑스, 영국 등이 고전한 셈이다. 


 브랜드마다 사정도 제각각이다. 재규어랜드로버는 반도체 부족으로 영국 내 생산물량 자체가 줄어든 데다 코로나19에 따른 봉쇄도 원인으로 꼽힌다. 한 마디로 차를 팔고 싶어도 판매 가능한 물량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와 달리 푸조시트로엥은 물량이 있어도 판매 증가로 돌아서지 못했다. 제품 구매력이 점차 떨어져 위기 관점에서 보면 오히려 암울한 상황이다. 이외 미국 제품은 브랜드별로 해석이 다르다. 캐딜락은 전체적으로 줄었지만 플래그십 SUV인 에스컬레이드가 늘어난 점이 고무적이다. 자신들이 원하는 초대형 럭셔리 SUV 플래그십 시장이 조금씩 커진다는 확신이 있어서다. 쉐보레 또한 국내 생산 제품이 있어 수입차 감소에 크게 연연하지 않는 분위기다. 포드는 신제품 도입을 앞둔 일시적인 현상으로 바라본다. 

 위기 돌파를 위한 전략 면에서도 명암은 엇갈린다. 쉐보레는 볼트 EUV 투입으로 숫자를 끌어 올린다는 각오다. 국내에 휘몰아친 전기차 상승에 올라타겠다는 의지가 확고한 것. 포드는 익스플로러의 부진을 픽업트럭인 레인저로 만회한다는 계획이다. 물량 부족에 시달리는 재규어랜드로버는 어떻게든 공급량 확보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이와 달리 푸조시트로엥은 판매 중인 모든 제품의 하락세가 뚜렷하지만 마땅한 대안이 없는 게 걱정거리다. 그나마 푸조가 e-2008 및 e-208 전기차로 회복을 내세우지만 전기차는 수요가 제한된 시장인 데다 회사가 오랜 시간 디젤 제품에 주력해 왔다는 점이 현재로선 치명적이다. 한국수입차협회에 따르면 수입 승용차 내 디젤 점유율은 2019년 30.3%에서 2020년 27.6%로 감소했다. 올해는 7월까지 15% 수준으로 밀렸다. 게다가 디젤 연료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널리 퍼지면서 수입 승용 디젤 점유율이 향후 반등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게 일반적이다. 


 이와 관련,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사업은 당장의 판매도 중요하지만 원인 분석에 따른 대책 수립의 가능 여부가 훨씬 중요한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하는 분야"라며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는 여러 브랜드 가운데 푸조시트로엥의 위기 전략 수립이 가장 어려워 보이는 것은 사실"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한불모터스 관계자는 "푸조시트로엥은 고객들이 어떤 차를 선택하든 원하는 파워트레인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파워 오브 초이스"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며 "향후 선진적인 기술을 적용한 고효율 디젤과 전기차는 물론, 가솔린 등 파워트레인 선택 영역을 지속 확대할 것"이라고 전했다.

구기성 기자 kksstudi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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