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이러니 다들 반하지, 폭스바겐 티구안

입력 2021년08월23일 00시00분 구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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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자리 찾은 외모, 유로7 대응 가능한 디젤 엔진 적용

 폭스바겐코리아가 2세대 티구안의 부분변경을 내놨다. 새 티구안은 디자인,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 단순한 상품성 개선뿐만 아니라 가격 정책, 서비스 등 폭스바겐이 앞으로 국내에서 보여줄 다양한 전략을 집약한 제품이다. 이밖에 유로6d는 물론, 유로7까지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새 디젤 엔진 "EA288 evo"를 탑재해 내연기관의 끝자락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내려 한다. 완전변경 수준의 변화를 이룬 새 티구안을 만났다.



 ▲날렵한 외관·직관적인 실내 구성
 폭스바겐의 제품 디자인은 화려하진 않지만 질리지 않으며 모든 요소가 제자리에서 제 기능을 발휘한다. 티구안 역시 이런 특성을 유지하면서 동시에 제품만의 정체성을 보여준다. 외관 전면부는 새로운 폭스바겐의 이미지가 가득하다. 획이 얇아진 새 엠블럼을 그릴 중앙에 부착했으며 헤드램프는 양쪽 끝을 얇게 늘려 날렵한 인상을 연출했다. 신형 골프 등에서도 볼 수 있는 형태로, 다소 둔해보이던 이전 티구안의 눈빛이 살아난 것 같다. 범퍼의 여러 흡기구는 날카롭고 입체적이어서 SUV보다는 스포츠 세단을 연상케 한다. 수평선을 강조한 디자인은 낮고 넓은 MQB 플랫폼을 시각화한 느낌이다. 서라운드 뷰의 전방 카메라를 번호판 가드에 장착한 점은 특이하다.



 측면은 정직한 2박스 스타일 안에 예리한 캐릭터라인이 시원스럽게 뻗어있다. 앞 펜더는 헤드램프의 변화에 따라 파팅라인이 달라졌다. 부분변경 임에도 금형을 바꾸는 적지 않은 투자가 이뤄졌다. 펜더와 도어에는 장식을 붙여 새로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헤드램프에서 이어지는 얇은 선이 펜더를 관통하는 듯한 조형이다.



 후면부는 테일램프의 그래픽 변화가 돋보인다. 램프 내부에 배치한 ‘ㄱ’자 형태의 LED 간격이 불규칙한 점은 아쉽다. 트렁크 좌측에 조심스럽게 새겼던 티구안 레터링은 이제 폭스바겐 엠블럼 아래에 당당하게 붙었다. 범퍼는 반사판을 크롬 가니쉬를 따라 길게 늘여놔 차폭을 강조했다. 하단에 덧댄 크롬 장식은 감춰진 머플러의 허전함을 달랜다.



 실내는 폭스바겐 특유의 직선을 적절히 구부린 듯한 디자인이 가득하다. 계기판, 모니터를 두르는 패널은 메탈릭 색상의 패널로 마감해 저렴하지 않으면서도 젊은 분위기가 난다. 무엇보다도 터치 기능을 활용해 센터페시아 곳곳을 반듯하게 처리한 점이 신선하다. 9.2인치 터치스크린에 담은 MIB3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음성제어와 간단한 제스쳐 컨트롤을 지원한다. 굳이 모니터에 손이 닿지 않더라도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다양한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안녕 폭스바겐"을 외치면 시스템은 탑승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준비를 마친다. 선 연결 없이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를 쓸 수 있는 점은 연결 편의성을 높였다.




 센터페시아 하단의 에어컨 제어 패널은 전통적인 다이얼 대신 터치 방식을 채택했다. 스마트폰처럼 손가락으로 미는 동작으로 조작이 이뤄진다. 생각보다 직관적이어서 놀랍다. 엔진 시동, 주차브레이크, 주행 모드 등의 버튼을 마련한 기어 레버 주변은 꽤 오래전부터 폭스바겐의 여러 차에서 볼 수 있는 유물이다. 이밖에 편의품목은 헤드업 디스플레이, 파노라마 선루프, 30색 앰비언트 라이트, 3존 오토 에어컨, 스마트폰 무선충전 등을 준비했다.


 공간은 준중형 SUV답게 넉넉하다. 파노라마 선루프를 갖췄음에도 헤드룸에 여유가 있으며 다리 공간도 널찍하다. 뒷좌석은 리클라이닝 뿐만 아니라 한 뼘 정도 길이의 슬라이드 기능을 지원한다. 바닥 공간을 채울 구조물만 있으면 등받이를 다 접고 차박도 할 수 있다. 적재공간은 기본 615ℓ. 2열을 모두 접으면 1,655ℓ까지 늘어난다.




 ▲4ℓ로 100㎞ 주행?
 EA288 evo 엔진은 내연기관의 지속가능성을 담은 폭스바겐의 새 무기다. 새 동력계는 배기 계통에 요소수를 두 번 뿌리는 트윈 도징 기술을 통해 이전 세대 엔진보다 질소산화물 배출을 80% 억제한 것이 특징이다. 물론 탑승자는 요소수를 한 번 뿌리는 지 두 번 뿌리는 지 알 수 없다. 그저 부드럽게 힘을 내는 엔진을 느끼면 된다.

 엔진은 최고 150마력, 최대 36.7㎏·m를 발휘해 일상적인 주행에서 불편함을 느끼기 어렵다. 소음·진동 역시 가솔린 수준으로 스트레스를 주지 않는다. 7단 DCT와의 조합도 끈끈한 편이다. 초반 가속은 굼뜬 것처럼 느껴지지만 이내 제 기세를 찾으며 꾸준히 속력을 높인다.


 인증 받은 연료 효율은 복합 15.6㎞/ℓ다. 그러나 한때 평균 28㎞/ℓ 이상을 표시할 정도로 인증 수치를 훨씬 웃돈다. 이 정도면 하이브리드보다 더 낮은 연료 소모도 가능하다는 판단이 선다. 230㎞를 달리는 동안 연료 게이지는 여덟 칸 중에서 한 칸만이 떨어졌다. 

 주행감각은 낮고 넓은 모듈형 플랫폼 덕분인지 세단의 움직임을 잘 모사한 분위기다. 키나 큰 탓에 롤링이 없지 않아 있지만 전혀 부담스럽지 않다. 폭스바겐 특유의 단단하면서도 유연한 하체 설정은 여전하다.



 ▲새로운 폭스바겐의 야심작
 신형 티구안은 수입차 대중화를 꾀하는 새로운 폭스바겐의 전령사로 꼽힌다. 가격과 소유 비용, 편의·안전품목을 국산차 수준에 맞춰서 "수입차"라는 부담감을 지운 것. 게다가 1세대부터 이어온 제품력과 새 엔진 등을 곁들여 소비자들에게 또 다른 가치를 제시한다. 과거의 티구안과 최근 폭스바겐의 주요 제품이 그랬듯, 새 티구안도 곧 수입차 베스트셀러 목록에서 볼 수 있을 날이 머지않은 것 같다.

 가격은 4,005만7,000~4,646만6,000원(개소세 인하 기준, 폭스바겐파이낸셜서비스 이용 시 3,802만7,000~4,411만1,000원).

구기성 기자 kksstudi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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