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배터리 수난, 국내 전기차 대중화 발목잡나

입력 2021년08월24일 00시00분 김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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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볼트 EV, 배터리 리콜 이슈로 출시 일정 불투명
 -차량용 반도체 쇼크, 전기차 유독 심해
 -보조금 소진 및 불안 키우는 소비자 인식 변수

 친환경차에 대한 관심이 빠르게 늘어나는 가운데 차량용 반도체, 배터리 등 전기차를 구성하는 주요 부품의 잇따른 이슈가 발생하면서 대중화가 늦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지엠은 올 3분기 선보일 예정이었던 쉐보레 볼트 EV와 EUV 출시를 연기했다.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화재 가능성을 이유로 GM이 2019년 이후 생산된 제품 7만3,000대까지 추가 리콜한다고 밝힌 데에 따른 후속 조치다. 해당 차종은 배터리 모듈 부품에 대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및 교체를 진행할 예정이다. 

 GM의 발표가 있기 며칠전 국내에서는 볼트 EV와 EUV의 사전계약을 진행한 만큼 적지 않은 소비자 혼란이 예상된다. 사전계약 당일 접수를 진행한 홈페이지가 일시 마비될 정도로 소비자 반응이 높았기 때문이다. 동호회를 비롯한 일부 사전계약자들 사이에서는 올해 인도가 힘들지 않을까 하는 우려 섞인 반응을 보이는 중이다. 난감하기는 회사도 마찬가지다. 이미 갖고 온 물량에 대해서는 리콜 방식을 두고 고심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 과정에서 순탄치 못한 출발로 다소 주춤한 신차효과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쌍용차는 첫 전기차 "코란도 이모션"의 출시가 늦어지고 있다. 국고 보조금, 1회 충전 시 주행거리 등 주요 정보는 일찌감치 나왔지만 반도체 수급 문제 등으로 생산이 늦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 배출가스 규제 등을 이유로 유럽 수출 물량을 먼저 만들고 이후 국내 배정할 계획이다. 

 현대차 아이오닉 5와 기아 EV6 등 상반기 야심 차게 출사표를 던졌던 국산 전기차들도 반도체 대란을 피하기 어렵다. 아이오닉 5는 2월 출시 후 생산 지연으로 지난달까지 누적 9,000여대를 기록 중이다. EV6는 3월 사전계약을 받은 지 5개월만인 이달 출시했다. 각각 연간 판매 목표 2만6,500대, 1만3,000대 달성을 위해서는 부지런히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전기차의 경우 전자식 변속기, 회생 제동, 원페달 드라이빙 등 일반 내연기관차 보다 반도체 사용량이 더 많기 때문에 부품 공급에 따른 생산 차질이 더 클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보조금이라는 특수성까지 있어 지원금이 줄어들기 전 신차효과를 최대한 끌어 올려야 하는 숙제도 갖고 있다. 또 차를 움직이는 핵심 부품이 배터리인 것처럼 지금까지의 생산 방식과는 완전히 달라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 대처 능력이 더딜 수 밖에 없다는 점도 단점으로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현재 상황에서 폭발적인 수요만으로는 전기차 대중화를 이끄는 건 한계가 있다"며 "제품 완성도를 넘어 일반 차보다 많은 변수를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과도기적인 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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