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내한성 개선 국가로 선택
막강한 내수 기반으로 전기차 시장을 주도하는 중국이 또 하나의 잠재 시장 러시아를 겨냥해 수출을 타진 중이다. 중국 정부가 러시아 내 친환경차 수요 확대 가능성을 보고 기업들의 수출을 독려하고 나선 것.
26일 외신 등에 따르면 중국 상무부는 최근 꿈틀대는 러시아 내 친환경차 수요 증가에 맞춰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관심을 촉구했다. 러시아의 인구 규모와 자동차 보유대수를 감안할 때 중국 전기차의 경쟁력이 충분하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러시아는 이제 막 친환경차의 중요성을 인식, 국가 차원의 투자에 나섰다. 러시아 경제개발부는 오는 2030년까지 6조6,000억원을 투입해 러시아 최초의 전기차를 개발하고 2만기의 충전 네트워크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현재 0.1%에 머문 전기차 점유율을 내년에는 1.7%로 끌어 올리고 2030년에는 판매되는 차의 절반 이상을 전기차로 바꾸겠다는 복안이다.
그러자 중국이 기회를 포착하고 나섰다. 유럽이나 미국과 달리 중국 전기차에 대한 브랜드 신뢰도가 크게 떨어지지 않는 데다 추운 기후에 따른 배터리의 내한성 개선에도 도움이 될 수 있어서다. 낮은 기온에 취약한 배터리의 특성상 중국 전기차가 러시아의 추운 기후에 견뎌내는 내한성이 개선된다면 향후 유럽 및 미국 시장에서 배터리 경쟁력으로 전기차의 제품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러시아 전기차 시장이 기대만큼 폭발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예측도 많다. 천연가스가 워낙 풍부해 내연기관의 경제성이 여전히 확보된 데다 혹한에 배터리 성능이 크게 떨어지며 소비자들의 전기차 외면 현상이 일반화 돼 있어서다. 그럼에도 러시아 또한 탄소중립을 피해갈 수 없는 만큼 초기 시장 진입이 필요하다는 게 중국 정부의 판단이다.
한편, 2020년 기준 러시아 내 EV는 6,300대가 운행 중이며 시장점유율은 0.1%에 머물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유라시아경제연합(EEU)이 BEV의 수입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했고 올해 말까지 효력이 유지된다.
오아름 기자 or@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