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에도 색깔이 있다

입력 2021년08월26일 00시00분 오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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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레이 수소에서 그린 수소로

 7월 기준 국내 누적 판매된 수소연료전지차의 등록대수가 1만5,000대를 넘어섰다. 세계 시장에 보급된 수소차의 약 30% 이상을 차지한다. 어느 국가보다 빠르게 수소 사회를 향해 나아가는 모양새다. 수소는 우주를 이루는 원소의 90%를 차지한다. 심지어는 물(H2O)도 수소 원자로 구성된다. 그렇기 때문에 물에서 생산되고 다시 물로 되돌아가는 순환 과정을 통해 수소는 고갈 우려가 없고 지속가능한 에너지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수소 역시 태생에 대한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현재 수소의 75%는 천연가스의 수증기 개질공정으로부터 제조된다. 천연가스에 고온 고압의 수증기를 가열하면 천연가스 주성분인 메탄이 수소와 이산화탄소로 나뉘는데 여기서 수소를 분리하는 방법이다. 가장 효율적이지만 여전히 화석연료를 사용해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는 단점이 있다. 따라서 궁극적인 친환경 수소 생산 방법으로 재생에너지를 활용해 물을 산소와 수소로 분리하는 전기분해가 각광받는다. 수소를 생산하는 전 과정에서 유해물질의 개입이 전혀 없어 100% 친환경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효율 및 비용 측면에서 전기분해 방식의 보편화까지는 꽤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그래서 과도기적 관점에서 천연가스 개질을 통한 수소 생산은 상당히 중요하다. 오랜시간 다양한 수소 생산 방식이 발전 및 공존할 가능성이 높다. 업계에서는 수소를 생산 방식에 따라 구분하기 위해 이름에 색깔을 붙이고 있다. 물론 최종 목적은 녹색으로의 전환이다. 

 기본적으로 수소는 스스로 에너지를 생산해 내는 1차 에너지가 아니기 때문에 갈탄·석유·천연가스 등 화석연료와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로부터 생산된다. 생산방식은 부생수소, 개질수소, 수전해 등 3가지로 구분된다. 

 석유화학공정에서 발생하는 부생수소를 "백색(white) 수소"라고 한다. 가장 저렴하지만 공급량에 한계가 있다. 갈탄을 가스화해 생산하는 "갈색(brown) 수소"는 단가는 낮지만 오염물질을 대량 배출한다. 천연가스를 개질해 제조하는 "회색(gray) 수소"는 대량 생산에 적합하지만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 여기서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지하에 저장하는 과정을 거치면 "파란(blue) 수소"라고 부른다. 

 수전해 방식은 어떤 전력을 이용하느냐에 따라 크게 3가지로 분류된다. 기존 전력망을 이용해 물을 전기분해하면 "황색(yellow) 수소"라고 한다. 수전해 과정에서 이산화탄소 배출은 없지만, 앞서 전력을 생산할 때 한차례 탄소 배출이 발생하기 때문에 친환경 기술은 아니다. 원자력 발전으로 생산한 전력을 이용하면 "핑크 또는 적색 수소"라고 부른다. 마지막으로 "녹색(green) 수소"는 태양광·풍력 등재생에너지로 물을 전기분해해 생산된 친환경 수소이다. 아직까진 생산 비용이 높고 대량 생산이 용이하지 않지만 궁극의 친환경 수소로 평가된다. 

 한편, 2030년 수소공급 가격은 2020년 대비 30~40% 하락해 한국은 약 5,000원/kg, 일본은 600엔/kg, 유럽은 6유로/kg으로 전망된다. 이 중에서 수전해를 이용한 녹색 수소는 독일 기준으로 1㎏당 6달러에서 2030년 2.6달러까지 하락할 것으로 기대된다. 

오아름 기자 or@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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