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 예측 실패로 드러난 연쇄 피해
-안정화 위해서는 내년까지 이어질 수 있어
차량용 반도체 대란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수급 안정을 향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해당 반도체를 생산하는 회사들은 공장을 증설하는 등 생산량을 늘리기에 나섰지만 실제 수급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예정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올 초 발생한 차량용 반도체 품귀 현상은 현재까지 이어지며 혼란을 겪고 있다. 완성차 생산이 늦어지며 출고 지연이 발생하고 있고 이는 판매량과 실적에도 고스란히 영향을 받는 중이다. 심지어 일부 브랜드는 반도체가 대거 필요한 옵션을 제외하거나 다른 차종으로 바꿀 경우 할인을 해주는 등 초강수를 둔 상황이다.
차량용 반도체는 한정된 수요 탓에 수급 확대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고객사인 제조사의 수급 변동이 거의 없어 단기간에 물량을 늘리기 어렵다는 것. 그만큼 활용 범위를 넓히는 데에 제약이 있다. 더불어 까다로운 공정도 장벽으로 꼽힌다. 빠른 속도로 이동하는 차의 특성상 실시간 변수가 존재하고 대응하기 위해 높은 내구성을 갖춰야 하기 ?문에 기술 개발을 비롯해 생산단가가 높을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그 결과 생산하는 곳은 세계적으로 9~12개 업체뿐이다. 이들은 고정수요를 이유로 지금까지 차량용 반도체를 만들어 왔다. 문제는 코로나 팬데믹 현상이 발생하면서부터다. 세계적으로 소비가 얼어붙은 초기 회사들은 상대적으로 더 안정적인 수요가 예상되는 가전, IT 쪽으로 반도체 생산을 돌렸다.
하지만 개인 이동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자동차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전동화 파워트레인으로 넘어가는 과도기적 시기와 겹치면서 차량용 반도체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전형적인 수요예측 실패의 결과이며 대란으로 불거진 이유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국가별로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전력을 다ㅏ고 있다. 미국 정부는 최대 차량용 반도체 생산 기업인 TSMC 등 대만 업체를 대상으로 공급량 증가에 대한 강한 압박에 나섰다. 이와 함께 주요 반도체 기업들은 공장 증설과 생산량 확대를 계획하며 동분서주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본격적인 수급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게 걸릴 거라는 게 업계 생각이다. 차량용 반도체 생산 공정을 구축하고 가동까지 진행하려면 물리적 한계에 부딪칠 수 밖에 없다는 것. 전문가들은 이번 대란이 내년까지 이어지고, 빨라야 올 하반기쯤 해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 사이 완성차 회사들의 생산 공백은 불가피할 예정이다.
반면 반도체 파운더리사 입장에서는 설비투자에 큰 돈을 들인 만큼 가격을 올려 본격적인 수익 개선에 나서는 모양새다. 이로인해 연쇄적으로 차 값 인상도 불가피해 보인다. 업계 한 전문가는 "반도체 부족에 따른 피해는 직간접적으로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신속한 수급과 미래 대응전략이 완성차 회사들의 또 다른 숙제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