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차, 압도적 판매로 RV 인기 증명
-수입차, 정통 세그먼트인 세단 강세
-가격과 대체 차종 등이 명확한 차이로 작용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국산차와 수입차의 세그먼트별 선택 기준이 명확하게 나뉘고 있다. 국산차의 경우 RV가 승용 판매를 넘어서며 인기 세그먼트 판도를 바꾸고 있고 수입은 전통적인 세단이 강세를 보이며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국산차 회사들의 내수 판매는 RV가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와 기아의 경우 지난달 RV가 총 4만4,055대 판매돼 전체 47.9%를 차지했다. 반면 승용은 3만1,179대로 33.9%에 그쳤다. 그 결과 올해 누적 판매에서도 RV는 35만8,504대로 41.5%를 차지한 반면 승용은 35만841대를 기록해 40.6%에 머물렀다. 2000년 양사 합병 이후 처음으로 RV 차종 판매가 승용을 넘어선 것이다.
승용이 없는 쌍용차를 제외한 한국지엠과 르노삼성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쉐보레를 포함한 한국지엠은 8월 RV 차종이 총 3,040대를 기록하며 승용(1,705대)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많이 팔렸다. 이와 함께 르노삼성은 중형 SUV인 QM6만 단독으로 3,000대 넘게 팔리며 전체 65%를 차지하는 등 인기를 직접적으로 실감하고 있다.
8월 국산차 판매 순위를 봐도 단연 RV가 압도적이다. 1위는 기아 스포티지로 6,571대가 팔렸고 카니발이 5,611대를 기록해 뒤를 이었다. 이와 함께 10위까지 이름을 올린 차들 중 RV는 절반을 차지하며 인기를 증명했다. 특히 제품별 출시 시점과 상관없이 꾸준한 상승 판매를 보이고 있어 국산차 구입 예정인 소비자의 마음을 확실히 알 수 있다.
반면 수입차는 정반대 행보를 보이는 중이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가 발표한 지난달 신규 등록대수를 살펴보면 1위는 벤츠 E클래스로 전월대비 22% 상승한 총 3,132대가 팔렸다. 이와 함께 BMW 5시리즈와 테슬라 모델 3가 각 1,026대, 880대를 기록하며 톱5에 이름을 올렸다.
10위권으로 내려와도 세단이 강세를 보인다. 벤츠 S클래스가 846대로 6위, BMW 3시리즈와 렉서스 ES는 각 672대, 573대로 뒤를 이었다. 여기에 누적 판매로 살펴보면 10대 중 7대가 승용에서 나왔을 정도로 국산차와는 차이를 나타냈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업계에서는 가격과 인지도, 대체 차종 유무 등이 국산차와 수입차 인기 세그먼트 차이를 나타낸 결과물로 분석했다. RV 판매가 높은 국산차의 경우 합리적인 가격에 큰 차를 선호하는 요즘 추세가 맞물렸고 이에 브랜드에서도 세단, 해치백과 같은 승용 신차 보다는 SUV 위주로 라인업을 꾸려 선택지를 넓힌 것이 한 몫했다. 반면 수입차는 승용과 RV의 가격 차이가 크고 볼륨 차종 중심으로 큰 폭의 할인까지 더해지는 만큼 정통 세단의 인기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국산차와 수입차의 서로 다른 세그먼트 선호도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면서도 "전동화 시대로 넘어가게 되면 차의 체급과 형태, 역할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만큼 새로운 변곡점을 맞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