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터뷰]"미래차는 디지털 엔진으로 움직인다"

입력 2021년10월19일 00시00분 김성환
트위터로 보내기카카오톡 네이버 밴드 공유
 -유니티코리아 권정호 사업부문 총괄 본부장 
 -"누구나 쉽게 다룰 수 있게 도와주는 역할"
 -"소프트웨어 엔진으로 탄소 중립 실현 가능해"

 이동수단에 대한 정의가 빠르게 바뀌고 있다. 단순한 탈 것에 그치지 않고 A에서 B로 움직이는 과정 속에서 느낄 수 있는 다양한 경험 제공을 우선시 한다. 빠른 속도로 내달리는 기계적 장치는 필요성이 약해지는 추세이며 그 자리를 디지털 요소가 채우고 있다. 실시간 3D 개발 기술, 인공지능 데이터 분석 등과 같은 첨단 기술이 접목되고 있는 현재의 자동차 산업만 봐도 지각변동을 감지할 수 있다. 

 이 가운데 유니티 엔진은 선봉장을 자처하며 변화를 이끌고 있다. 디지털 개발에 기여할 수 있는 분야에 대한 인사이트 제공하기 위해 유니티코리아는 자동차 전담 팀까지 신설했다. 자동차는 더 이상 "부품 엔진"이 아닌 "디지털 엔진"으로 움직인다는 자신감에서다. 

 유니티는 실시간 3D 개발 및 운영 플랫폼을 제공하는 업체로, 게임 개발자부터 아티스트, 건축가, 디자이너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업계의 크리에이터들에게 영감을 주는 엔진을 제공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자동차는 유니티 엔진이 활발하게 쓰이며 최근 각광받는 산업군으로 성장 중이다. 

 실제 글로벌 완성차 회사들과의 협업을 통해 실내외 디자인, 3D 유저 인터페이스, 머신 러닝 기반 제품을 위한 데이터 생성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또 국내 대표 제조사인 현대차와 기아도 유니티 엔진 기반 프로젝트를 도입해 활용 중이다. 이 외에 자동차 부품 전문 기업 만도와 "ADAS 전방 카메라 시뮬레이터 개발 프로젝트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보폭을 넓히고 있다.

 완성차 회사들은 앞다퉈 유니티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권정호 본부장은 "서로의 생각이 맞아떨어진 결과"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대기업의 관심사는 내재화와 커스터마이즈"라며 "단순 개발 툴을 제공하는 게 아닌 창작이 가능한 엔진을 원한다"고 전했다. 더불어 "유니티는 트렌드를 일찌감치 파악하고 접근성 높인 엔진을 제공해 자기만의 특화된 서비스를 원하는 기업들의 요구를 충족시켜준다"고 덧붙였다.

 그만큼 툴 자체가 무겁지 않고 다루기 쉽다는 뜻이다. 권 본부장은 "상향평준화 되어있는 지금의 상황에서 다른 엔진들과 기술적인 부분은 큰 차이가 없지만 유니티가 추구하는 방향은 다르고 명확하다"고 말했다. 다양한 분야로 시각을 넓히고 이에 따른 기술지원 서비스를 쉽게 제공하는 게 대표적이다. 또 단순 기술만 제공하는 방식이 아닌 처음부터 끝까지 유니티 엔진을 활용해 도움을 줄 수 있는 통합 솔루션 회사를 지향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자동차 개발부터 생산, 판매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예로 들며 통합 솔루션의 구체적인 형태도 제시했다. "지금까지의 차를 만들려면 스케치부터 클레이모델, 3D 제작이라는 여러 단계를 거쳐야 했고 이 과정에서 끝없는 수정이 필요했다"며 "한 단계씩 넘어가는 과정에서 소요되는 비용과 시간은 큰 단점이었다"고 말했다. 

 반면 "유니티 엔진은 이런 불편을 해소시켜준다"며 "AI 기반으로 키워드 사진을 찾는 것부터 디자인 변화나 컬러 등을 실시간으로 사람들이 같이 확인할 수 있고 이 과정에서 물리적으로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은 획기적으로 줄어들게 된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 외에 "생산 공정과 배치, 물건이 나온 뒤 소비자가 가상으로 차를 살펴보는 것까지 모든 과정에서 유니티 엔진이 사용되며 이러한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기 때문에 인기를 얻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사용의 편리함도 한 몫 했다. 권 본부장은 "복잡하게 입력했던 도스에서 마우스 클릭 만으로 작동 가능한 윈도우로 넘어간 것처럼 우리가 지향하는 방향은 전혀 코딩을 모르는 디자이너, 미술학도도 아주 가볍게 쓰면서 영상, 모델링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라며 "고퀄리티 엔진으로 출발해 점점 소비자가 쉽게 쓸 수 있도록 장벽을 낮춘 유니티만의 차별화된 역설계가 도움을 줬다"고 덧붙였다.

 권 본부장은 미래 자율주행 시대에서 유니티는 더 많은 영역에서 활약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최근 자동차 부품 기업 만도와 MOU를 체결한 점도 같은 맥락이다. 만도는 공동 프로젝트를 통해 유니티를 활용해 ADAS 전방 카메라의 학습을 위한 가상환경 시뮬레이터를 제작한다. 시뮬레이터는 수천 가지의 도로 환경을 재현하며 ADAS 전방 카메라를 사전에 학습시켜 그 성능을 강화하는 자율주행 시스템의 핵심 요소다.

 뿐만 아니라 이동 중 실내에서 즐기는 모든 순간에도 관여한다. "기능"의 사회에서 "경험"의 사회로 바뀌게 되는 만큼 자율주행 시 차 안에서 다양한 볼거리, 즐길거리가 필요하며 이런 모든 부분을 유니티가 대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더불어 미래 탄소 중립에도 기여할 수 있다. 그는 "완성차 및 부품사들이 시제품을 가지고 테스트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을 가상으로 전환시키면 크게 줄어들 것"이라며 "자동차뿐만 아니라 조선소 등과 같은 다양한 산업군에서 탄소세가 크게 줄어들 수 있고 여기에는 유니티 엔진이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효율까지 생각하는 착한 엔진이자 미래에 꼭 있어야 할 중요 요소인 셈이다.

 "유니티는 앞으로 어떤 회사가 되고 싶은가"에 대한 질문에는 "화려한 경험을 원하는 앞으로의 사회에서 언제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는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고 답했다. 또 "여기에는 실시간, 인터렉티브, 3D 3가지 주제가 기본이 되며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창작할 수 있는 판을 만들어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비단 자동차뿐만 아니라 대세로 떠오른 메타버스도 같은 맥락이다. 또 다른 경제 사회를 만들며 메타버스 세계에서는 개발자가 아닌 창작자의 시대가 올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상당히 크리에이티브하기 때문에 두각을 나타낼 것이며 이는 세대와 계층, 문화는 물론 궁극적으로 현실과도 연결성을 확장시켜 보다 많은 창작자들이 탄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인터뷰를 끝낸 후 유니티라는 기업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커졌다. 유니티는 업계를 바라보는 성숙한 자세와 마음가짐으로 더 넓은 미래 모빌리티 산업을 대비하고 있다. 그리고 보다 많은 창작자를 키우기 위한 조력자 역할을 자처하며 소리 없이 강하게 디지털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급변하는 시대에 힘차게 내딛는 유니티의 행보를 유심히 지켜볼 차례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무통장입금 정보입력
입금할 금액은 입니다. (입금하실 입금자명 + 입금예정일자를 입력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