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개선을 거듭한 완성형, 르노삼성 SM6 TCe300

입력 2021년10월21일 00시00분 김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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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림 별 기본 품목 재구성, 선택 폭 넓힌 옵션 등
 -소비자 피드백 반영해 꾸준한 개선 이뤄

 르노삼성 대표 중형세단 SM6가 나온 지 어느덧 5년이 지났다. 출시 초기에는 국산 중형 세그먼트의 흐름을 바꿀 정도로 높은 판매를 보이며 단번에 라이징 스타로 떠올랐다. 회사 실적에도 크게 기여했고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소비자 관심이 SUV로 넘어가면서 판매는 큰 폭으로 내려왔다. 

 SM6는 상품성을 높이기 위해 일정한 간격을 두고 꾸준히 개선품을 내 놓았다. 소비자 피드백을 반영하고 요즘 흐름에 맞춘 기능을 탑재해 편의성을 극대화했다. 여기에 트림 및 가격 조정을 거쳐 보다 많은 소비자가 쉽게 차를 바라볼 수 있도록 도움을 줬다. 이렇게 탄생한 22년형 SM6는 차급을 뛰어넘는 상품성과 합리적인 가격을 내세워 다시 한 번 시장 재도약을 준비 중이다. 

 먼저 외관의 경우 연식변경인 만큼 눈에 들어올만한 큰 변화는 없다. 그도 그럴 것이 SM6의 가장 큰 장점인 디자인은 지금 봐도 손색없을 정도로 아름답다. 좌우 헤드램프와 이어진 프론트 그릴은 차체를 더욱 넓어 보이게 하며 유광 블랙과 크롬 조화로 세련미를 키웠다. 여기에 수평으로 이어진 범퍼 하단부 크롬라인과 조화를 이뤄 안정적이고 당당한 이미지를 연출한다. 

 "ㄷ"자 모양의 주간주행등으로 감싼 "LED 매트릭스 비전 헤드램프"도 인상적이다. 시야 확보는 물론 마주 오는 차 운전자의 눈부심까지 방지해 주는 지능형 램프다. 물론 가로등이 잘 설치돼 있는 도심 속에서는 활용할 일이 적지만 시골길이나 산간 국도 등 한번을 사용하더라도 없는 것 보다는 있는 게 훨씬 좋다. 

 또 수입차에서나 볼 법한 고급 기능으로 한 차원 높은 주행 안전성과 편리함을 제공한다. 이 외에 방향지시등이 선을 그리는 듯이 순차적으로 점등하는 다이내믹 턴 시그널도 차의 감각을 높이는 중요 요소다. 시승차는 TCe300 프리미에르 트림으로 19인치 휠이 기본이다. 

 이와 함께 펜더에 붙은 전용 로고와 트윈 머플러 디자인을 적용해 일반 제품과 차별화했다. 테일램프는 와이드한 형태는 같지만 입체적으로 다듬어 완전히 다른 차를 보는 것 같다. 또 트렁크 가운데를 흐르는 크롬 도금과 얇은 LED 제동등이 조화를 이룬다. 

 실내는 더욱 강화된 이지 커넥트 서비스가 적용됐다. 대표적으로 인카페이먼트가 있다. 비대면 주유는 물론, CU 편의점과 식음료 가맹점 메뉴를 차 안에서 확인해 주문부터 픽업까지 가능하도록 한 모빌리티 커머스 자동차용 결제 서비스다. 

 사용법은 간단하다. 인포테인먼트 속 오윈 앱을 열어서 순서에 맞게 주문하면 끝난다. 생각보다 자세한 정보를 바탕으로 신속한 반응을 보여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다. 또 픽업 장소를 표시해주고 길 안내도 정확해 당황할 필요가 없다.


 직접 사용해보니 편리함을 넘어 차의 역할과 방향을 한 단계 높였다는 점에서 무척 만족스러웠다. 새로움의 거부감이 없고 개성과 재미를 추구하는 MZ세대에게는 더 긍정적인 반응이 예상된다. 여기에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새로운 비대면 방법으로도 각광 받을 듯하다.

 안전지원 콜 서비스도 22년형에 새롭게 추가됐다. 어시스트 콜은 사고와 같은 긴급 상황 발생 시 24시간 운영 전담 콜센터를 통해 긴급구조 신고 및 사고처리를 지원하는 서비스다. 에어백이 전개되는 사고 발생 시에는 차가 능동적으로 차 위치를 콜센터로 전송하고 긴급 구조 및 사고처리 지원을 진행하게 된다. 고장 발생 시 견인 또는 서비스 거점 안내를 지원하는 고장 헬프 콜 기능도 탑재했다.

 이를 제외한 구성은 지난해 선보인 부분변경과 동일하다. 10.25인치 전자식 계기판과 9.3인치 센터페시아 화면은 시원스러운 크기로 보는 즐거움을 준다. 여기에 통신형 T맵과 함께 세련된 UI구성으로 무장한 이지 커넥트는 답답하거나 불편함 없이 매끄러운 구현을 보여줬다. 또 기본적인 기능은 터치 방식으로 스마트폰 사용에 익숙한 사용자를 고려하며 운전자들이 자주 사용하는 공조기능은 물리버튼으로 별도 분리해 사용 편의성을 개선했다. 

 감성 품질은 라이벌을 압도한다. 나파 가죽 인테리어를 비롯해 목을 편안하게 받쳐줄 수 있도록 좌우 날개 형상으로 구성된 프레스티지 헤드레스트, 탑승이 더욱 편할 수 있도록 시트 위치를 자동으로 조절하는 이지액세스, 마사지 시트 등은 모두에게 안락함을 제공한다. 

 다양한 앰비언트 라이트 컬러는 센터콘솔 사이드와 컵홀더까지 확대 적용해 분위기 띄우며 도어핸들 웰컴 라이트, 오토 클로징&오프닝 기능 등 실사용에 유용한 편의 품목도 대거 적용했다. 22년형 SM6에는 SIM카드 전용의 하이패스 기능을 포함하는 프레임리스 룸미러가 신규로 적용돼 기능적인 편리함은 물론 공간의 세련미를 함께 높인다.

 2열은 무난하다. 중형 세단이 보여줄 수 있는 여유로운 공간이 나온다. 뒤척이거나 장거리 이동을 해도 크게 불편하다는 느낌을 못 받는 이유다. 편의 품목은 팔걸이겸 컵홀더와 열선 버튼, 전용 송풍구 등 기본적인 구성으로 꾸몄다. 트렁크는 기대 이상의 크기로 실용성이 높았다. 안쪽 여분의 수납을 비롯해 스키스루를 활용하면 긴 짐도 쉽게 넣을 수 있겠다.

 TCe 300에는 르노그룹의 고성능 브랜드 알핀과 르노 R.S. 차종에 탑재되는 고성능 엔진이 들어간다. 2.0ℓ 터보 방식으로 최고출력 225마력, 최대 토크 30.6kg∙m를 내는 게 특징. 풍부한 견인력과 탁월한 가속력을 바탕으로 다이내믹한 주행성능이 가능하다고 회사는 밝혔다. 부분변경 이전 SM6의 고성능을 담당하던 1.6ℓ 터보와 비교하면 출력은 35마력, 토크는 4.1kg∙m 더 높아진 수치여서 더욱 기대감을 높였다.

 초기 발진 가속은 부드럽다. 엔진 회전 질감이 매끄럽고 변속기가 단수를 오르내리는 과정도 한결 자연스럽다. 여기에는 7단 습식 DCT가 큰 역할을 했다. 실제 22년형으로 오면서 르노삼성은 출발 시 울컥거림 개선에 집중했다. 

 DCT 변속기 특징인 매뉴얼 타입 변속으로 인해 출발이나 저속 등 일부 조건에서 발생하는 울컥거림을 줄였고 최적화된 변속 조건을 맞췄다고 덧붙였다. 차이를 온전히 느끼기는 힘들지만 적어도 답답함 없이 손 쉽게 속도를 올리고 이 과정에서 부드러운 가속감은 확실히 전달받는다.

 고속에서는 엔진이 진가를 발휘한다. 가속페달 양에 맞춰서 엔진 회전수를 높이 올리고 차는 앞머리를 들면서 맹렬히 질주한다. 시속 100㎞를 손쉽게 넘기고 전개 과정은 박진감이 넘친다. 지금까지 알고 있던 국산 중형 세단이 맞나 싶을 정도로 경쾌하다. 가속에 들어가는 상황에서도 차는 조금의 망설임이 없다. 수동 모드에서도 레드존 가까이 붙여 역동성을 강조했다. 별도로 마련돼 있지 않은 패들시프트가 아쉬울 정도다.

 실제로 르노삼성은 TCe 300을 만들면서 최고출력과 최대토크 시점에 많은 공을 들였다. 엔진의 토크는 2,000rpm에서 4,800rpm에 이르는 넓은 구간에서 최대치가 발휘되고 출력은 5,600rpm에서 나온다. 그 결과 가속 초반부터 중고속에 이르기까지 드라이빙의 즐거움을 고스란히 맛볼 수 있다.

 파워트레인과 합을 맞추는 각 요소들도 제 역할을 충실히 해낸다. 액티브 댐핑 컨트롤은 급변하는 도로 위 상황을 의연하게 반응하며 주행 완성도에 집중한다. 여기에 꾸준히 개선을 이룬 서스펜션은 더 이상 논란 거리가 되지 않을 정도로 좋은 감각을 전달했다. 주행 모드에 맞춰 성격을 고치고 탑승자에게 최적 승차감을 제공한다. 불쾌하거나 저렴한 차를 타고 있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는다. 소비자 불편을 경청하고 끊임없이 노력한 결과가 빛을 발휘하는 순간이다.

 스포츠 모드에서 들리는 인상적인 사운드도 특징이다. 스로틀 반응에 맞춰서 굵은 가상의 소리를 전달하는데 운전 재미를 높이는 요소 중 하나다. 차의 성격을 감안하면 적당한 수준의 수긍이 가는 사운드이며 액티브 노이즈 캔슬레이션이 적용돼 불필요한 소음을 잡은 점도 마음에 든다. 또 계기판에 표시된 출력과 토크 그래프까지 확인하면서 운전을 즐긴다면 누구보다 재미있게 중형 세단을 다룰 수 있을 듯하다.

 장거리 크루징에서는 주행보조장치를 적극 활용했다. 스티어링 휠에 붙은 버튼 조작으로 쉽게 작동이 가능하고 차간거리를 조절하거나 차선이탈 기능을 구현하는 것도 간편했다. 차분하면서도 정직하게 작동하는 과정도 좋았다. 무엇보다도 디지털 계기판을 통해 실시간 차의 상태를 깔끔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 

 22년형 SM6 TCe300을 타면서 그 동안 르노삼성이 소비자들과 얼마만큼 소통하고 자아성찰 했는지 알 수 있었다. 질책을 받아들이고 개선점을 찾으려 노력했고 더 나은 제품을 선보이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곳곳에서 묻어났다. 또 요즘 소비자들의 취향을 고려하고 라이벌과는 다른 새로움을 주기 위해 추가한 기능에도 박수를 보내고 싶다. 

 끊임없이 고치다 보니 이제는 완벽에 가까운 중형 세단이 됐다. 그만큼 신형 SM6는 가성비를 넘어 성숙한 자세로 소비자들의 선택을 기다리는 중이다. 알찬 성능과 고급 감성, 실용성과 세련미까지 모두 겸비한 전천후 세단을 찾는 소비자라면 SM6가 답이 될 수 있다.

 한편 르노삼성은 이번 SM6 연식변경을 통해 고객 선호도에 맞춰 트림 별 기본 사양을 재구성해 판매가격을 최적화했다. 주력 트림인 TCe 260 LE에는 동승석 파워시트, 앞좌석 통풍시트 및 이지엑세스 등의 시트 편의성을 강화했다. 또 최상위 트림인 TCe 300 프리미에르에는 차선 유지 보조, 이지 커넥트 9.3인치 내비게이션 및 보스 사운드 시스템이 기본으로 들어간다.

 개소세 인하분을 반영한 가격은 TCe260 SE 2,386만 원, LE 트림 2,739만 원, RE 트림 2,975만 원이며 LPe SE 플러스 2,513만 원, LE 트림 2,719만 원이다. 시승차인 TCe300 프리미에르는 3,387만 원이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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