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량 키우기 위해 인위적인 구조조정 없어
-임직원의 책임 있는 자세 요구 및 의지 보여줘야
쌍용차 인수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에디슨모터스가 향후 회사를 살릴 방안을 포괄적으로 제시하며 우려 잠재우기에 나섰다. 인수 과정에서 마찰이 예상되는 고용과 관련해서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며 선을 그었고 오히려 임직원들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청사진의 핵심 주역임을 어필했다. 이 외에 생산 능력과 제품, 자금 조달 등 해결해야 할 과제들을 하나씩 나열하며 구체적인 계획을 말했다. 다음은 에디슨 모터스 강영권 대표이사와 서면으로 나눈 일문일답
-쌍용차 임직원들을 바라보는 대표이사의 생각은?
"쌍용자동차 임직원들이 너무 많은 희생을 거쳤다고 생각한다. 임금은 물론 복지 혜택도 못 받은 상황인데 그도 그럴 것이 적자가 난 상황에서 복지가 제대로 이뤄졌을지 의문이다. 여기에 그 동안 패배 의식 때문에 아마도 지쳐있을 것이다. 그런 임직원들이 진짜 이번 인수를 계기로 똘똘 뭉쳐가지고 쌍용차 발전에 모두 힘을 합친다면 짧은 시간 내에 흑자로 돌아설 수 있게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구조조정이 불가피 할 것 같다는 주변의 시선에 대해선?
"구조조정 관련 질문을 자주 듣는데 결론부터 말하면 우려할 필요가 없다. 회사 경영 정상화를 위해서는 보다 많은 생산량이 필요하고 이는 1교대로는 답이 없다. 2교대, 3교대를 해야 하며 전부 다 나서서 차를 만들어서 팔아야 된다. 즉 인원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그게 우리 국가 발전에도 도움이 된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의 힘만으로 되지 않는다. 금융계, 특히 정책 금융을 맡고 있는 산업은행에서 도와줘야 할 부분이다"
-그렇다면 인수 후에도 구조조정 계획은 없는 건가?
"인위적으로 구조조정은 하지 않겠다. 하지만 자기 할 일을 하지 않거나 생산성이 없는 사람이라면 같이 갈 생각 역시 없다. 임직원들이 정말 열심히 일해서 쌍용차 발전에 이바지하겠다는 생각으로 똘똘 뭉쳐야만 같이 갈 것이다. 에디슨모터스 인수 후 5년 동안 경영해오면서 늘 이렇게 얘기했다. 열심히 일하는 사람 30~40%는 정말 열심히 한다. 남들 2배 3배로 일을 할 정도다.
반면 그냥 자기 할 일만 하는 사람들 약 30~40% 되며 나머지 일 안하는 사람 20~30%는 자기 할 일을 반도 하지 않는다. 그런 인원이 일 잘하는 사람들의 시간을 뺏어 먹고 있다. 회사를 망가뜨리고 있는 것이다. 경영자는 회사를 바로 가도록 다그쳐야만 제대로 경영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지금까지 18분기 연속으로 적자를 보던 회사도 흑자로 돌려놓을 수 있다고 본다. 회사 발전에 방해가 되는 인물들 하고는 같이 갈 생각이 없다"
-노조와의 만남에서도 앞선 내용을 중점적으로 협의할 예정인지?
"일을 하지 않는 인원에 대해서는 노조에서 직접 찾아내서 스스로 정리를 해야 된다고 본다. 대신 예전에는 그냥 넘어갔다 하더라도 이제는 안 되겠구나 결심한 뒤 열심히 일을 하고 자기 할 일을 100% 하는 자세로 변하겠다고 약속하면 우리는 믿고 같이 갈 기회를 드릴 것이다"
-예전 언급한 내용을 보면 “임직원이 변하지 않으면 인수를 차라리 안 하겠다. 그만두는 게 낫다”라는 말을 한 적이 있다. 지금도 같은 생각인지?
"당연하다. 현재 30억 보증금 냈고 앞으로 MOU를 원활히 진행하려면 보증금 5%를 더 내야 한다. 하지만 임직원의 자세가 변하지 않으면 보증금 155억원이 없어지더라도 여기서 포기하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쌍용그룹의 과거를 보면 알 수 있다. 인수자금 몇 천 억원을 쓰고 인수 후 쌍용차를 발전시키려고 2조5,000억원을 더 투입했지만 제대로 회생은 되지 않았다. 그런 일을 우리가 또 겪으면 안 되며 쌍용차 임직원들이 예전과 같은 자세로 대한다면 우리는 포기할 것이다"
-고용 승계는 어떻게 추진하는 건지?
"가능한 승계할 계획이다. 물론 자신이 할수 있는 역량의 70% 이하를 발휘하는 분들은 회사와 임직원들에게 손해를 끼치기 때문에 선별할 필요가 있겠지만 열심히 하겠다는 약속을 하면 최대한 기회를 줄 생각이다. 큰 계획을 위해서는 지금 있는 임직원들을 다 승계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오히려 미국이나 유럽이나 인도에 파견해야 될 임직원들을 더 채용해야 될 것이다. 우리는 그럴 자신 있고 직접 보여주기 위해서 쌍용차를 인수하는 것이다. 쌍용차를 어떻게든 구조조정해서 고정비나 줄이고 땅 또는 기술, 장비 등을 빼서 팔아먹으려고 인수하는 게 아니라는 뜻이다"
-인수 관련 자문해 줄 회계법인은?
"준비를 원활히 마무리한 상태이며 삼정회계법인(KPMG)과 에디슨모터스컨소시엄(KCL)을 매수자문사로 계약했다"
-인수가 원활히 진행되면 앞으로의 계획은?
"쌍용차가 회생되려면 최소 20만 대 이상 팔아야 된다. 이는 2교대, 3교대 풀 가동시켜서 내연기관차 생산량을 연 10만~25만대로 팔고 추가로 전기차를 생산해 연 5만~20만대를 기록해야 한다. 여기에 하이브리드도 생산해 연 5만~10만대 추가로 판매해야 회생시킬 수 있다.
여기에 유럽이나 미국에 있는 회사를 인수해서 해외 현지에서 각 30만 대쯤 생산해서 판매할 수 있는 세계적인 전기차 회사로 만들겠다는 원대한 계획을 가지고 추진하고 있다. 우리는 이런 부분들을 1년 동안 치밀하게 검토했다. 그리고 다행스럽게도 전기차 시대가 도래했고 그 전환기에 있어서 극복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구체적인 중장기 전략은?
"적어도 2030년쯤에는 흑자가 약 15~20% 순이익이 나는 그런 회사로 만들고 싶은 생각이다. 대부분 불가능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제일 잘하고 있는 도요타 역시 10~12% 순이익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쌍용차의 연구소가 내놓는 전기차나 내연기관차 기술 및 디자인을 세계 각국에 설립한 조인트 벤처 캄퍼니에 주고 거기서 로열티를 한 2.5%씩만 받으면 된다.
또 우리가 인도, 유럽, 미국에 연 30만대 생산하는 공장을 세워서 거기에서도 본사가 2.5%의 로열티를 받는 걸로 감안했을 때 2030년쯤 가면 연 90만 대 수준을 팔게 된다. 여기에 약 9,700억원 정도의 추가 로열티 수입을 더하면 약 16~20%까지도 순이익이 가능한 그런 회사로 만들 수 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 인수한 것이다"
-자금 확보 계획은?
"이미 우리는 약 4,000억원 정도 준비를 하고 있고 추가로 4,000억원을 모으는 일도 가능하다. 이와 함께 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에디슨모터스를 합병시키거나 유상증자, 나스닥 상장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한 뒤 쌍용차 회생에 전념 할 생각이었다.
실사하면서 판단해 본 걸로는 이번에 인수하면서 인수자금으로 채무를 상환하게 되면 쌍용차의 자산 가치는 약 2조 원 정도의 우량 자산을 가진 회사가 예상된다. 꼭 갚아야 될 빚을 약 7,000~8,000억원 보더라도 약 1조2,0000억 정도의 자산을 가진 건전한 회사가 된다. 이런 자산을 담보로 드리고 대출해 달라는 거지 정부나 은행에 공짜로 돈을 지원해 달라는 것이 아니다.
산업은행에도 제안서를 제출하면서 그런 요청을 했다. 이번에 실사를 하고 본 계약을 맺으면서 쌍용차를 제대로 살려 우리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설득을 하려고 한다"
-연구개발비도 만만치 않을 텐데
"전기차 기술이 없는 회사가 쌍용차를 인수해서 전기차로 만들려고 하면 차종 하나 생산하는 데 아마 3,000~5,000억 정도의 연구개발비가 들어갈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이 부분이 다 준비돼 있다. 이미 수년 동안 전기차 관련 핵심 기술인 모터 배터리 전자제어 자율주행 등에 투자를 하면서 준비해 놓았기 때문이다.
우리는 다른 회사들의 최대 4분의 1 정도의 비용으로 얼마든지 전기차를 개발해서 판매할 수 있다. 이미 개발해 둔 스마트 플랫폼을 쌍용차의 바디에 맞도록 역설계해서 얼마든지 변형시킬 수 있다는 뜻이다. 이 경우 많은 돈이 들지 않고도 전기차를 출시할 수 있게된다. 이 기술들을 우리가 다 갖고 있기 때문에 쌍용차를 인수하기로 했다"
-에디슨모터스의 쌍용차 인수가 성공적으로 진행될 경우 17년 만에 국내 기업으로 다시 돌아오게 된다. 감회가 남다를 것 같은데?
"쌍용차는 여러 아픔이 있었지만 오랜 시간 갈고 닦은 에디슨모터스 기술로 다시 탄생할 것이다. 에디슨모터스가 설계한 현대적이고 깔끔한 디자인부터 시작해 돈 얼마 안 들이고 정말 멋있는 차를 내년 상반기에 출시할 예정이다. 또 올해 모든 계약을 끝내면 내년부터 전기차도 3종~5종 정도 더 선보일 계획이다. 이를 통해 차가 정말 멋있고 사고 싶은 차로 생각나게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생각이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