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뾰족한 해법 없는 요소수 품귀 현상
-신차 및 중고 디젤차 구입 문의 끊겨
요소수 품귀 현상이 장기화로 접어들 조짐을 보이면서 디젤차를 찾는 소비자들의 발길이 줄어들고 있다. 신차는 물론 중고차 시장까지 영역이 확대되는 중이며 세그먼트 구분 없이 디젤차에 대한 관심도가 멀어지고 있어 하반기 연료별 판매 비중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감지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요소수 품귀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중국의 수출 제한은 쉽게 풀릴 기미가 없으며 공급 다변화를 위해 다른 나라와 접촉을 시도해도 실제 유통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정부가 긴급 해결을 위해 호주에서 2만 ℓ를 수입하기로 했지만 전국 단위로 보면 하루치에 불과하다.
이와 함께 군 비축 물자까지 푸는 방안도 나오고 있지만 미봉책 수준이라는 지적이 많다.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뾰족한 답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디젤을 연료로 사용하는 승용 및 상용, 건설기계는 당장의 운행을 멈춰야 되는 상황이다.
요소수는 디젤차 주행에 필수 구성 요소로 부족하거나 없다면 사실상 이동이 불가능하다. 치명적인 문제로 지적되는 만큼 디젤차를 바라보는 소비자들의 우려는 더욱 커지는 상황이다. 이는 자동차 구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디젤 라인업이 전체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한 수입차 브랜드 판매 직원은 "주말 들어 차를 문의하는 소비자 발길이 뚝 끊겼다"며 "평소에 비해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또 "방문을 해도 요소수에 대한 걱정이 많다"며 "작동 원리와 요소수 관리 등을 신차보다 더 자세히 소개할 정도"라고 덧붙였다.
중고차 업계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디젤차에 대한 문의가 크게 줄어든 것. 한 중고차 업계 관계자는 "가솔린, 친환경차에 비해 디젤차를 찾는 소비자가 크게 줄었다"며 "경기 침체로 1톤트럭의 수요 감소와 상대적으로 인기 디젤 세그먼트였던 SUV까지 전부 등을 돌린 것 같다"고 내다봤다.
이와 함께 "중고차를 찾는 소비자는 합리적인 소비 및 유지를 위해 디젤 수요가 꾸준했는데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며 "같은 등급이라도 디젤보다 가솔린의 가격 방어가 더 높다"고 밝혔다.
반대로 기존 디젤차 보유자 역시 중고 판매가 어려워졌다는 불만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SCR 장착 디젤차의 매입을 거부하거나 가격을 낮추는 사례가 생겨나서다. 한 소비자는 "신차 구입을 위해 딜러에게 디젤 중고차 매도를 문의하니 지금 당장은 시세가 좋지 않다는 얘길 들었다"며 "매도 시점을 아무래도 요소수 대란 종료 이후로 잡아야할 듯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요소수 품귀 사태가 디젤차 신뢰도 하락에 따른 판매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며 친환경차 전환을 가속화 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수입 다변화 및 매점매석 금지 등과 같은 정부의 포괄적인 조치만으로는 대비할 수 없다"며 "기존 판매 공급을 담당하던 기업들과 정부의 협력 등 안정적인 공급을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을 내놔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