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데히드 증가는 해결해야
환경부 소속 국립환경과학원이 산업용 요소를 자동차용 요소수(촉매제) 원료의 사용 가능성을 실험한 결과 사용이 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소형 트럭에 사용되면 발암물질인 알데히드 배출이 늘어나 이 부분은 해결 과제로 떠올랐다.
28일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이번 실험은 산업용과 자동차용 요소를 2:8 비율로 섞은 후 1번 시료에는 요소수 1㎏당 10.58㎎의 혼합요소를 넣었고 2번 시료에는 14.2㎎을 넣어 만든 요소수를 사용했다. 시험 차종은 봉고 1t과 3.5t 현대차 마이티였다. 그 결과 배출가스 기준은 모두 충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발암물질인 알데히드의 경우 1t 화물차에선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3.5t의 경우 알데히드 저감이 가능한 산화촉매가 부착된 반면 1t 소형 화물은 해당 장치가 없어 나타난 현상으로 분석했다.
구체적인 시험 결과를 보면 1번 시료를 봉고 1t 트럭에 넣어 측정한 배출가스 가운데 일산화탄소(CO), 질소산화물(NOx), 탄화수소(HC), 입자상물질(PM) 및 미세입자개수(PN)는 모두 기준치 이내를 만족했다. 그러나 알데히드는 자동차용 요소만 사용했을 때보다 21.9%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결과 값은 배출 기준 이내로 확인돼 사용에는 문제가 없다는 게 국립환경과학원의 설명이다. 혼합 요소의 농도를 높인 2번 시료 또한 대부분 기준을 통과했지만 ㎞당 알데히드 농도는 37.8% 증가한 것으로 도출됐다. 설령 기준을 충족해도 산업용 요소 사용이 많을수록 알데히드 농도 또한 소형 트럭에선 높아지는 셈이다. "알데히드" 자체가 발암 물질인 점을 고려하면 산업용 요소를 요소수 원료로 사용할 때 알데히드 저감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의미다.
이번 실험은 전문가의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산업용 요소는 보관과 이송을 위해 요소 알갱이를 코팅하는데 해당 물질에 알데히드 성분이 포함돼 그간 자동차에는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즉, 알데히드 문제만 없다면 산업용 요소도 자동차용으로 사용이 가능했다는 것. 실제 알데히드 정화가 가능한 산화촉매가 있는 3.5t 이상 대형과 달리 1t 소형은 알데히드가 걸러지지 않아 농도가 크게 증가했다. 자동차용 요소수를 사용했을 때 1t 봉고의 알데히드 배출량은 ㎞당 0.535㎎(기험 기준 2.5㎎ 이내)이었지만 산업용 요소를 섞은 1번 시료를 넣으면 0.652㎎으로 늘어나고 혼합 비중을 더 높인 2번 시료 실험에선 0.731㎎이 배출됐다. 이를 두고 환경과학원은 요소수 제조사의 공정처리 개선을 통해 불순물을 제거하면 산업용도 자동차용으로 쓸 수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요소수 업계 관계자는 "환경과학원의 실험 결과는 3.5t 이상 중대형 물류에서 요소수가 부족할 때는 산업용 요소를 활용할 수 있지만 전체 화물차의 70%에 달하는 1t 소형 화물차에는 당장 사용될 수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며 "공정 개선 등으로 알데히드 제거 방법을 찾았을 때 소형 트럭 부문도 혼합 요소 사용이 가능하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이번 시험 결과는 향후에도 발생할지 모르는 요소수 부족 사태의 사전 대책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노력으로 평가받고 있다. 요소 공급 중단이 발생했을 때 일시적으로 산업용을 자동차용으로 전환, 공급 부족을 예방적으로 막을 수 있어서다. 박재용 자동차평론가는 "위기는 기회에서 비롯되는 것처럼 요소수 사태를 겪으니 제조 과정에서 알데히드 제거 공정도 만들어지는 계기도 된 것 아니냐"고 덧붙였다.
김성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