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고장 많다는 랜드로버 디스커버리5, 2년간 수리 항목은?

입력 2021년11월29일 00시00분 오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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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패밀리용 선택을 위해서는 3.0 HSE 력셔리 트림
 -가성비 좋은 프리미엄 SUV 
 -소문만큼 나쁘지 않은 신차품질과 서비스센터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가 최근 2022년식 디스커버리5 판매를 시작했다. 한국 시장을 위해 파워트레인에 신경을 많이 쓴 모양새다. 랜드로버는 특정 차종에 따라 품질이 복불복이라는 인식이 팽배하다. 서비스센터에 대한 불신도 뒤따른다. 프리미엄 브랜드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소비자들이 구매를 망설이는 이유다. 필자는 2019년식 올 뉴 디스커버리5 3.0 HSE 력셔리를 소유하고 있다. 소비자들의 판단을 위해 근 2년간 경험한 랜드로버 디스커버리5의 상품성과 결함, 서비스센터 이용에 대해 공유하려 한다. 결과적으로는 뽑기를 잘한 덕(?)인지 큰 불만없이 운행하고 있다. 


 ▲신차 품질
 2019년 당시 디스커버리5와 선택지에 오른 차종은 다양했다. 가족을 위한 SUV로 현대차 팰리세이드, 쉐보레 트래버스, 혼다 파일럿, 포드 익스플로어, 볼보 XC90 등을 후보에 올렸다. 최종적으로는 볼보 XC90 T6 인스크립션과 디스커버리5 3.0 HSE 럭셔리 2차종을 추렸다. 이중 XC90 대신 디스커버리5를 선택한 이유는 6개월 이상 걸리는 대기 시간때문이었다. 계약 후 출고까지의 긴 대기시간은 소비자 입장에서 선택을 뒤집을 수 있는 요소가 될 수 있다.

 디스커버리5는 2.0과 3.0ℓ의 엔진, 그리고 SE, HSE, HSE 럭셔리 등의 트림으로 구성된다. HSE 럭셔리 트림의 경우 SE와 HSE에 비해 차량 내·외부의 디테일이 강화됐고 특정 편의품목이 추가됐다. 자녀들이 있는 가족용 SUV로는 HSE 럭셔리 트림이 더욱 만족스럽다. HSE 력셔리 트림에는 탄 색상의 실내 시트와 내장재, 헤드업 디스플레이, 뒷좌석 엔터테인먼트 시스템과 열선/통풍시트, 3열 전동식 격납시트 등이 마련됐다.


 잔고장이 많기로 소문이 무성한 랜드로버의 신차 품질은 사실 만족스러운 수준이다. 필자의 차량은 공식 판매사인 천일오토모빌 강남점에서 무작위로 출고한 차량이며, 색상은 페러론 블랙 프리미엄 메탈릭에 루프 가로바와 실내 우레탄 매트, 트렁크 라이너, 선블라인드 등을 추가했다. 보증기간 내에 혹시나 발생할 수 있는 불미스러운 일을 방지하기 위해 자동차 외부 코팅과 윈도우 틴팅, 블백박스 장착 등 출고 후 별도 작업은 하지 않았다. 오로지 PDI 출고 상태 그대로 받아서 운행했다. 적산거리계는 현재 2만2,000km 정도다. 

 필자가 꼽는 디스커버리5의 장점은 랜드로버 라인업 중 상대적으로 가성비가 뛰어나다는 점이다. 실내 편의 품목을 좀 더 만끽하려면 그만큼의 대가가 지불돼야 한다. 하지만 2019년형 디스커버리5의 력셔리 트림은 실내외 디테일과 편의 사양을 최대한 많이 적용했다. 여기에 포드 유럽에서 개발한 306마력의 포드 AJD 라이온(Lion) V6 디젤엔진을 얹고, 4피스톤 캘리퍼의 대용량 전륜 브레이크도 장착됐다. 


 ▲보증수리
 2019년식 디스커버리5를 운행하면서 2년동안 몇 번의 보증수리를 진행했다. 첫 째는 트렁크 단차였고, 두 번째는 흡기라인 셧오프 밸브의 오링(O-ring)이 찢어져 교체했다. 세 번째로 조수석 시트 등받이 고장으로 시트 백 프레임을 교체했고, 마지막으로 뒷좌석 usb 포트 불량으로 포트를 갈았다. 

 트렁크 단차는 트렁크 하단 부분과 뒷 범퍼 상단의 플라스틱 몰딩 부분이 접촉하는 문제다. 대부분의 디스커버리5에서 나타나는 문제이지만, 단차를 잡고 나서도 시간이 지나면 약간의 접촉은 발생했다. 두 번째는 흡기라인 셧오프 밸브의 오링(O-ring)인데 조립 초기에 체결이 잘 되지 않은 듯하다. 2번째 오일교환 시에는 누유가 없었다. 세 번째는 조수석 시트 등받이 조절 불량이다. 시트를 눕히고 다시 세울 때 시트 등받이가 움직이지 않았다. 빈도가 2번, 3번 정도 늘다가 어느 순간 아예 움직이지 않았다. 점검 결과 시트백 프레임 어셈블리의 불량이었다. 마지막은 2열 좌석의 HDMI, USB 포트의 연결 불량이었다. 2열 좌석에서 usb 연결 시 기기의 연결 접촉이 간헐적으로 끊어지기를 반복했다. 센터콘솔 2열 부분의 HDMI, USB 포트를 교체했다. 

 이렇게 2년간 총 4가지 정도의 문제로 무상 보증이 이뤄졌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정확하게 진단하고 수리가 됐다는 점이다. 만약, 결함에도 불구하고 수리가 되지 않아 반복적으로 고장이 발생했다면 상당한 스트레스였을 것이다. 
 

 ▲소모품 교체 프로그램 및 요소수 교환
 디스커버리5의 소모품 교체 프로그램은 5년/10만km 이내에 가능하다. 외부 업체는 이용하지 않고 일관성을 위해 공식 판매사인 천일오토모빌의 성수 서비스센터와 대치 서비스센터를 방문했다. 이미 재규어 차종로 인해 약 10년 이상 이용한 서비스센터여서 믿음이 갔다. 

 디스커버리5의 소모품 교체 프로그램에는 엔진오일 및 오일필터/에어클리너 5회, 공조기필터 5회, 앞,뒤 와이퍼 5회, 앞/뒤 브레이크 패드 2회가 포함된다. 2년 동안 2회를 교체했다. 디스커버리5 디젤 엔진의 경우에는 계기판 리셋 후 다음 오일 교환 서비스까지 2만5,000km의 주행거리가 표시된다. 하지만, 실제로는 1년 1만~1만2,000km를 주행하니 경고등이 점등됐다. 시간과 주행거리를 감안해서 다음 엔진오일 교체 서비스 경고등이 들어온 셈이다.

 유로6 기준을 만족하는 디젤엔진 차량은 요소수도 주입해야 한다. 계기판에 요소수 교체 시점이 되면 수시로 알려준다. 약 10ℓ 이상 들어가는데 대체적으로 8,000km정도 운행하면 경고등이 들어온다. 지금까지 2번의 요소수를 주입했다. 요소수 주입은 오너가 직접하는데, 롯데정밀화학에서 판매하는 유록스 10ℓ 요소수를 사용했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2019년식 디스커버리5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인컨트롤-프로"가 장착됐다. 지금 출시되는 2022년식 디스커버리는 "피비-프로"를 사용한다. "인컨트롤-프로"는 사용자들 사이에서 느리고 자주 다운돼 평이 좋지 않다. 업그레이드가 되면서 중간중간 사라지는 문제도 있고 새로 발생하는 문제도 있다. 

 디스커버리5의 인컨트롤-프로도 4G LTE를 사용할 수 있다. 따라서 유심을 장착한 4G LTE로 인컨트롤-프로 시스템을 온라인으로 업데이트할 수 있다. 최근에는 대부분 차들이 온라인으로 시스템 업그레이드를 하지만 이전 버전도 된다. 스마트폰 어플의 랜드로버 리모트(Remote)를 사용하면 차량 상태와 위치추적, 시동걸기, 공조기 작동 등도 이용할 수 있다. 내비게이션은 히어(Here) 맵을 사용한다. 몇 번의 오류가 있었지만, 가장 최근 버전에서는 지난 버전에서의 오류들이 삭제됐다. 



 ▲총평
 우스갯소리로 랜드로버를 타려면 "여유"가 있어야 한다는 말이 떠돈다. 정비소에 있는 차, 정비소에 간 차를 대신하는 차, 랜드로버를 위한 부품차 등 최소 3대를 보유한다는 것. 하지만 너무 극단적이다. 과거 랜드로버의 차종과 서비스는 그랬을지 몰라도 현재는 해당하지 않는 농담이다. 충분한 기간의 보증과 소모품 교환을 제공하고 있어서 생각보다 서비스에 대한 스트레스가 높지 않다. 적어도 2년 동안의 AS 과정에서 품질 결함을 해결하지 못하거나, 과도한 비용이 청구된 적은 없다. 물론 무상보증 기간이 지난 후에는 비용 부담을 완전히 떨쳐버리긴 어렵다. 그건 대부분의 수입차가 동일하다. 반면 운행 과정에서의 승하차감 등 만족도는 상당히 높다. 많은 브랜드에서 프리미엄 SUV가 출시되고 있지만 역사와 노하우는 단숨에 따라잡기 어렵다. 아직도 구매를 망설이는 소비자가 있다면, 전시장으로 뛰어갈 것을 권하겠다. 

박재용(자동차 칼럼니스트, 공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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