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반도체 악재에도 소형 SUV 중 유일하게 전년 대비 소폭 하락 그쳐
-미국 시장서도 사실상 판매 1위 오른 트레일블레이저, 수출 효자 역할 톡톡히 해
-세 가지 디자인과 탈 소형급 차체 크기, 고급 옵션 등 뛰어난 상품성 해외서도 인정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가 코로나19와 반도체 부족 사태 등 악재에도 불구하고 한국과 미국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 세계 자동차 산업 전반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한국지엠의 경영정상화 핵심모델로서 회사의 내수와 수출 실적에 톡톡히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한국지엠의 모기업인 제너럴모터스(General Motors, GM)의 수석부사장 겸 해외사업부문 사장인 스티브 키퍼(Steve Kiefer) 사장은 최근 한국을 방문해 트레일블레이저를 직접 운전하며 이 차에 대한 무한한 애정과 기대를 표현하기도 했다.
-국내 소형SUV 판매 두 자릿수 부진 속 홀로 소폭 하락 그쳐
트레일블레이저는 올해 들어 국내 소형 SUV 시장이 약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에서도 꾸준히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대형 SUV와 세단의 인기 부활로 국내 소형 SUV는 시들해지는 모양새다. 지난달 내수 시장에서 소형 SUV 판매량은 8,569대에 그쳐 전년 동기 대비 39.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아 셀토스는 올해 1~10월 판매량(3만2,887대)이 전년 동기 대비 24.6% 감소했다. 쌍용차 티볼리는 같은 기간 32.4% 떨어진 1만2,972대, 르노삼성 XM3의 경우 전년 동기보다 절반 이상(58.0%) 급감한 1만2,440대를 판매했다. 그나마 한국지엠의 트레일블레이저가 1만6,992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 줄어든 정도다. 30% 가량 판매량이 감소한 경쟁 모델과 달리 한 자릿수 하락폭에 그친 모습이다.
이는 코로나19와 반도체 수급 부족 문제로 한국지엠이 차량 생산에 전력을 다하기 어려운 상황임은 물론, 트레일블레이저 제품 자체도 일반적인 소형 SUV 대비 가격이 높은 편에 속하는 프리미엄 소형 SUV라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선방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미국 시장마저 점령
트레일블레이저는 세계에서 가장 자동차 판매 경쟁이 치열한 곳 중 하나인 미국 시장에서도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트레일블레이저는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브랜드에 따라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와 뷰익 앙코르 GX로 나뉘어 판매되는데, 올해 9월까지 각각 7만3,898대와 6만 1,179대가 판매되는 성과를 올렸다. 트레일블레이저와 뷰익 앙코르 GX은 모두 한국지엠에서 생산된다. 두 모델은 섀시와 파워트레인을 공유하는 "쌍둥이 모델"이기 때문에 국내 수출 통계상 모두 "트레일블레이저"로 통합 집계된다.
때문에 트레일블레이저는 사실상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소형 SUV로 평가된다. 미국 시장에서 트레일블레이저와 앙코르 GX라는 이름으로 각기 판매되는 점을 감안해 두 모델의 판매량을 합할 시, 트레일블레이저의 올해 3분기까지의 미국 시장 판매 실적은 무려 13만5,077대로 압도적인 판매 1위에 해당한다.
트레일블레이저는 공신력 높은 여러 해외 미디어 및 평가기관에서도 뛰어난 상품성을 인정 받았다. 미국 자동차 전문 정보사이트 에드먼즈가 발표한 "올해 최우수 자동차"에서 소형 SUV 부문 1위에 선정됐다. 또 지난해 6월 미국 내 본격적으로 판매된 이후 두 달 만에 북미 자동차 관련 평가 기관인 아이씨카(iSeeCars)가 주관한 "미국에서 가장 빠르게 판매된 차량"과 세계적인 자동차 전문 미디어 워즈오토가 발표한 "2020 워즈오토 10대 사용자경험 우수 차량" 등에 이름을 올렸다.
미국 시장에서의 호재는 곧 한국지엠 수출 호재로 이어진다. 트레일블레이저는 지난 6월 1만5,165대를 수출해 국내 자동차 수출 1위 자리에 올랐다. 올 8월까지 누적 실적에서도 두 번째로 많은 10만 3,216대의 수출량을 기록, 미국을 중심으로 한 해외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한국지엠은 올 10월까지 총 16만2,083대를 선적했다.
-세 가지 디자인과 탈 소형급 차체의 유니크함 통해
트레일블레이저의 인기는 경쟁 모델과 확실히 차별화된 유니크한 디자인에서 나온다. 트레일블레이저는 세 가지 디자인으로 출시돼 많은 화제를 모았다.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트레일블레이저 기본형 모델은 물론, 스포티함이 강조된 RS모델, 오프로드 주행에 특화된 ACTIV 모델 등 총 세 가지 디자인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단일 디자인으로만 출시되는 일반적인 자동차 업계의 통념을 과감히 벗은 결정이다.
기존 소형 SUV를 뛰어넘는 차체도 환영 받고 있다. 트레일블레이저가 기존 소형 SUV 소비자들이 좁은 공간에 대한 불편을 느끼는 것에 착안해, 설계 단계부터 공간에 대한 갈증을 해소할 수 있는 SUV로 만들어졌다.
트레일블레이저는 최대 전장 4,425㎜(액티브와 RS 기준)을 갖춰 기존 소형 SUV 대비 20~30㎝가량 긴 차체를 갖췄을 정도다. 굳이 준중형 SUV를 구입하지 않아도 충분히 여유로운 공간을 누릴 수 있다는 뜻이다. 넓은 실내는 젊은 소비자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차박 캠핑에도 대응할 수 있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뛰어난 퍼포먼스와 차급 뛰어넘는 품목도 인기
탁월한 퍼포먼스와 고급 편의품목도 호평 받았다. E-터보로 불리는 엔진 GM의 신형 엔진 라인업을 적용해 성능과 효율, 친환경성까지 모두 만족시켰다. 1.35ℓ E-터보 엔진은 라이트사이징 터보 기술을 통해 최고출력 156마력, 최대토크 24.1kg.m를 발휘, 2리터 자연흡기 엔진에 버금가는 출력과 이를 뛰어넘는 우수한 토크 성능이 특징이다.
E-터보 엔진은 연소효율을 극대화시킨 덕분에 뛰어난 연비와 매연 저감 효과도 볼 수 있다. 최적화된 퍼포먼스를 위해 E-터보 엔진은 단순히 엔진 배기량을 줄였다는 의미의 다운사이징 엔진을 넘어 적절한 배기량을 뜻하는 라이트사이징 엔진으로 불린다. 최적의 배기량을 찾아 터보 기술을 통해 파워와 연비를 모두 만족시킨다는 전략이다.
이를 통해 트레일블레이저는 GM의 첨단 라이트사이징 기술을 통해 동급에서는 유일하게 제 3종 저공해 차량 인증을 획득했다. 이를 통해 서울시의 경우 공영주차장 50%할인, 지하철 환승 주차장 80% 할인, 주차장 남산 1/3호 터널 혼잡통행료를 50% 할인, 공항 주차장 20~50% 할인 등 다양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고급화 옵션도 눈길을 끌었다. 트레일블레이저는 USB 케이블 없이도 무선으로 스마트폰을 차량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연결해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를 사용할 수 있는 무선 스마트폰 연동 시스템이 탑재됐다. 이 밖에도 스카이 풀 파노라마 선루프, 액티브 노이즈 캔슬레이션, 어쿠스틱 윈드쉴드 글래스, 쉐보레 보타이 프로젝션 핸즈프리 파워 리프트게이트 등 경쟁모델에서 볼 수 없었던 고급 옵션들이 적용돼 만족감을 높였다.
개소세 인하를 적용한 트레일블레이저의 가격은 LS 1,959만원, LT 2,263만원, 프리미어 2,445만원, 액티브 2,602만원, RS 2,646만원이다.
오아름 기자 or@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