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무라 다카유키 마세라티 아태지역 총괄사장
-MC20과 그리갈레, 도약의 신호탄으로 준비 마쳐
마세라티 하면 떠오르는 단어가 있다. 감각적인 디자인과 멋진 스타일, 헤리티지, 그란투리스모, 배기음 등이다. 반면 한정적인 라인업과 신차 부재는 언제나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다. 하지만 최근 도약을 위한 준비로 고성능 스포츠카 MC20과 입문형 SUV 그리갈레를 선택했다. 역동적인 주행을 향한 브랜드 정체성을 지키면서도 진입 장벽을 낮추는 전략이다.
지난 25일 서울모빌리티쇼에서 만난 기무라 다카유키 마세라티 아태지역 총괄사장도 두 차종을 강조하며 새로운 도약과 비전을 약속했다. 그는 "마세라티의 상징이자 새로운 출발점에 선 중요한 순간"이라고 말한 뒤 "내년부터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기대해도 좋다"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와 함께 한국 시장의 중요성과 발전 방향 등을 자세히 언급하며 기대감을 키웠다. 다음은 모빌리티쇼에서 다카유키 마세라티 총괄사장과 나눈 일문일답.
- 다른 아태지역과 비교해 마세라티를 바라보는 한국 소비자들의 특징은?
"현재 마세라티 아태지역으로 총 15개 국가를 담당하고 있다. 그 중 마세라티가 위치해 있는 럭셔리 세그먼트에서 한국은 단연 1위 국가다. 럭셔리차 규모를 봐서는 일본보다 한국이 더 큰 시장이라고 생각한다.
더욱이 한국 소비자들은 화려한 프리미엄급의 차를 유독 좋아하는 것 같다. 구체적으로는 유럽과 이탈리아 브랜드를 많이 사랑한다. 마세라티 열성 팬도 많으며 연령대도 비교적 젊은 편이다. 일본은 중장년층에 속하는 50대 비중이 높은 반면 한국은 중간 연령층인 40대 후반이 다수를 차지한다. 그만큼 젊고 역동적인 시장이다"
-전동화 흐름에서 MC20은 어떤 의미를 가지며 마세라티의 감성을 어떻게 유지할 것인지?
"MC20은 마세라티의 상징이자 새로운 출발이라고 생각한다. 리얼 스포츠카 시장으로 재진입했다고 말하고 싶다. 보닛에는 기존 V8이 아니라 새로 개발한 엔진이 들어간다. 크기로 봤을 때는 상대적으로 작지만 주행성능은 여전히 우수하다. 그만큼 미드 엔진 스포츠카의 새로운 기준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뿐만 아니라 전기파워트레인 장착 계획도 갖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MC20은 마세라티의 새로운 시대를 여는 상징적인 차라고 생각한다. 물론 내연기관이지만 친환경적이며 탄소배출 저감을 위해 노력해서 만들었다. 감성 측면에서도 걱정할 게 없다. 모데나에 있는 연구개발 센터로부터 이야기를 듣자면 모터와 전기 소리가 아닌 전통적인 배기음을 재현한다고 한다.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협업을 잘하는 브랜드로 알고 있는데 앞으로도 지속해서 할 계획이 있는지?
"과거에는 패션 브랜드 에르메네질도-제냐와 협업한 바 있다. 제냐의 디자인 감성을 자동차 시트에 가미한 적이 있었고 반응도 좋았다. 현재는 이런 유형의 협업은 계획되어 있지 않지만 다양한 분야로의 확장 생각은 언제나 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후지와라 향수 브랜드와 협업한 새 결과물을 조만간 선보일 예정이다"
-한국 시장에서 마세라티 성장을 위해서 어떤 노력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브랜드 개선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 계획을 실현시켜 줄 차로 MC20이 큰 역할을 할 것이다. 한국 수요에 맞춰서 좋은 제품을 내 놓는 것도 중요하다. 그래서 내년에는 르반떼보다 한 사이즈 작은 D세그먼트 SUV가 출시할 예정이다.
그리갈레로 명명한 이 차에 거는 기대가 큰 이유다. 특히 최근 한국 시장은 전통적인 세단 보다는 SUV 쪽으로 수요가 많이 움직이고 있다. 이런 흐름에 발맞추기 위해서 SUV 라인업을 보다 풍부하게 가져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태지역 총괄로서 그리갈레에 거는 기대와 내년 한국에서 빨리 만나볼 수 있는 건지?
"그리갈레는 우리에게 추가 성장뿐 아니라 새로운 소비자를 끌어올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특히 보다 젊은 오너와 여성 소비자도 호응할 수 있는 제품이다. 그래서 마세라티 입장에서는 매우 중요한 SUV다. 글로벌 론칭 시점은 내년이며 한국 시장에서도 최대한 빨리 준비해 판매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는 내년 4분기 안에 인도할 수 있게 집중하겠다"
-트로페오 시리즈처럼 그리갈레 에서도 다양한 라인업이 나올 수 있는지?
"당연히 생각하고 있다. 고성능과 감성, 디자인 등 제품 전반에 걸쳐서 생각 중이다. 여기에 마세라티만의 GT 헤리티지를 극대화해 선보일 것이다. 사이즈는 작지만 여전히 GT 유산이 잘 접목돼 있는 제품이며 성능은 다른 라인업과 비교해도 절대 떨어지지 않는 유사한 수준으로 나올 것이다"
-마세라티는 에디션을 잘 내놓는 회사다. 핀셋 마케팅으로 나만의 차, 희소성이 장점인데 반대로 그리갈레는 보다 많은 소비층을 흡수해야 하고 대중성을 향하고 있다. 이 둘 사이를 어떻게 잘 조절할지?
"희소성과 특별한 제품이라는 포지션은 여전히 유지할 것이다. 여기에 개인 맞춤화, 나만의 차를 만들어가는 성격은 더 키울 것이다. 이는 럭셔리 스포츠 브랜드로서 당연한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갈레도 마찬가지다. 개별 프로그램 안내를 받아서 차 안에 여러 조합이 가능하다.
이를 통해 나만의 차를 만들게 될 것이다. 한국은 마세라티의 개인 맞춤화 프로그램이 완전히 구축돼 있지는 않지만 개념은 변함없다. 차를 타는 한 사람을 위해 완전히 맞춤화된 차를 제공하는 걸 목표로 한다. 이건 마세라티의 정신이자 그리갈레에서도 동일하게 유지될 것이다"
-모든 마세라티의 라인업에 전동화를 적용할 것인지 알고 싶다. 아울러, 전기차에 대한 총괄의 계획이 있다면 알려 줄 수 있는지?
"2025년까지 브랜드의 모든 라인업이 완전 전동화될 것이라고 이전에 발표한 적이 있다. 또 모데나의 마세라티 공장에서 생산될 신형 MC20 역시 전기차 버전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마세라티 친환경 전동화 계획의 명칭은 "폴고레(Folgore)"다.
이 프로젝트는 벼락, 번개의 섬광이라는 뜻으로 브랜드 전동화에 대한 새로운 전략을 엿볼 수 있다. 여기에 미래 투영하고자 하는 새로운 에너지를 "점화"한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또 해당 프로젝트로 생산되는 모든 마세라티 차종은 100% 이탈리아에서 개발, 엔지니어링 및 제조과정이 이루어질 예정이다. 브랜드의 DNA와 뛰어난 퍼포먼스를 그대로 간직한 하이브리드와 전기 추진 시스템이 장착될 것이다.
예를 들어 마세라티 하면 가장 먼저 떠 오르고 가장 인기 있는 요소 중 하나인 시그니처 엔진 사운드는 변함없이 상징적인 특징이 될 것이다. 따라서 완전한 의미의 전동화를 갖춘 마세라티 차량 라인업 역시 브랜드 고유의 포효하는 듯한 엔진 사운드는 유지될 것이다"
-폴고레가 독립된 서브 브랜드인지? 아니면 제품명 안에 파생된 트림의 이름인지 궁금하다
"정확히는 파생된 트림의 개념으로 보는 게 맞다. 완전히 새로운 전동화 서브 브랜드를 선보이고 있는 라이벌과는 전략이 다르다. 예를 들어 MC20 폴고레 라고 하면 디자인과 스타일은 동일하면서 전동화 파워트레인만 바뀐 버전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다만 배기음과 같은 정통적인 요소는 동일하게 재현할 예정이다. 쉽게 말해 폴고레라 해서 별도 EV차 브랜드화 하지는 않을 것이다"
-마세라티의 가장 큰 장점 한가지만 꼽는다면?
"마세라티가 제일 잘하는 한 가지는 이태리 스포츠카로서 진정한 그란투리스모의 성능을 계승한 면에 있다. 고속 장거리 주행에서도 안락하고 편안한 감각을 유지하는 GT의 성격을 가장 잘 표현한 브랜드다.
그래서 시장에 많이 나와있는 GT카들도 마세라티를 따라가는 브랜드는 별로 없다고 생각한다. 직접 운전해보면 좀처럼 차에서 내리고 싶은 마음이 없다. 그만큼 오랜 시간 자주 운전하고 싶어진다. 그란투리스모의 주행 퀄리티는 마세라티의 가장 큰 차별점이자 특징이다"
-한국 소비자를 위한 앞으로의 세일즈와 서비스 전략은?
"우리는 세계 각 시장의 수입사들과 함께 해당 시장의 잠재력을 분석하고 있다. 그리고 장기적인 전략을 바탕으로 우리는 판매사 선정에 대한 계획을 갖고 있다. 동시에 가장 접근성이 용이한 장소를 확보하기 위한 노력도 지속해서 해오고 있다. 현 시점에서는 향후 개장 계획을 정확하게 밝힐 수 없다. 하지만 한국에서의 매출이 상승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더 많은 판매사가 향후 설립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마세라티의 차별화 전력과 향후 한국 시장에서의 계획은?
"마세라티는 먼저 고급 스포츠 차다. 스텔란티스 그룹의 유일한 럭셔리 부문이기도 하다. 또 이탈리아의 감성과 라이프 스타일을 담고 있다. 장인 정신에 초점을 맞춘 감성적이고 고급스러운 이탈리안 라이프 스타일을 대변하고 있다.
아울러 마세라티는 브랜드의 탄생부터 혁신적이고 유니크하며 열정에 기초해 지금까지 달려왔다. 이는 107년 전 마세라티 형제에게도 자극을 주었던 가치관과도 밀접하게 이어져 있다. 한국은 잠재력이 매우 높은 아태지역의 전략 시장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태지역의 핵심시장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