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스퍼 등장으로 활기 띈 국산 경차
-11월까지 누적 8만5,000여대
-세그먼트 성장 촉진으로는 한계
올해 신차 출시에도 불구하고 경차 누적판매는 2년 연속 10만대 아래로 내려올 전망이다.
7일 국내 완성차 5사가 공개한 2021년 누적 판매대수에 따르면 쉐보레 스파크는 11월까지 총 1만7,227대를 등록해 전년 동기 대비 32.7% 후퇴했다. 기아 모닝 역시 2만8,209대로 21.3% 떨어졌다. 그나마 한 지붕 식구인 레이가 3만3,114대로 전년 누계대비 27.9% 성장했지만 두 차종의 하락폭을 채우지는 못했다. 이 외에 현대차 캐스퍼는 3분기 출시 이후 지금까지 6,679대를 판매하는 데에 그쳤다.
그 결과 국산 경차는 올해 누적 총 8만5,229대를 기록 중이다. 10만대를 달성하려면 약 한 달 동안 1만4,771대를 팔아야 하며 한 차종당 3,600여대 수준의 월 판매가 필요하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스파크는 월 1,500여대 수준이며 모닝과 레이도 각 2,500여대, 3,000여대 정도에 그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지금의 상황을 고려하면 작년과 마찬가지로 올해도 경차 누적 10만대 문턱은 넘지 못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경차는 2008년 13만4,000여대를 시작으로 줄곧 10만대를 넘기며 꾸준한 성장을 보였다. 이후 2012년에는 20만대를 넘기며 정점을 찍은 뒤 해마다 내려와 지난해에는 누적 9만6,000여대를 기록하면서 13년만에 10만대 밑으로 내려왔다. 원인으로는 갈수록 높아지는 차 값과 이점이 적은 혜택, 그 사이 빠르게 성장한 SUV 세그먼트가 경차 부진을 촉진했다.
해결사로 캐스퍼가 나섰지만 큰 힘이 되지는 못했다. 19년만에 현대차가 내 놓은 경차 캐스퍼는 젊은 소비층이 선호할만한 탄탄한 상품 경쟁력, 우수한 공간 활용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높은 가격과 늦은 출시 시기로 전체 경차 세그먼트 성장을 뒷받침 하지는 못했다. 여기에 코로나19 장기화로 소비 심리 위축과 대중교통 기피현상도 둔감해지며 입문형 개인 이동수단인 경차 판매는 좀처럼 살아나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럼에도 경차 시대가 저물었다는 건 아직 이르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캐스퍼의 경우 매달 큰 폭으로 판매가 늘어나고 있고 터보 유닛 등 차량용 반도체 부족 현상으로 약 4개월 출고 대기가 있는 만큼 본격적으로 물량이 풀리는 내년이 더욱 기대된다는 것이다.
여기에 신형의 성장이 기존 다른 경차들까지 확대되는 시너지 효과도 기대해 볼 수 있다. 한 업계 전문가는 "국내 경차 시장의 판도는 내년이 분수령이 될 것"이라며 "캐스퍼 성장에 가세하기 위한 각 차종별 맞춤 판매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당부했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