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총 2,895대로 국산 중형 SUV 4위
-상품 구성과 차량용 반도체 발목 잡아
현대차를 대표하는 패밀리 SUV 싼타페가 낮은 판매량을 기록하며 지난달 국산 중형 세그먼트 SUV 4위를 차지했다.
7일 현대차에 따르면 싼타페는 지난달 총 2,895대가 판매돼 전월 대비 17.1% 떨어졌고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43.9% 급감했다. 누적 판매 역시 3만8,075대로 5만대를 훌쩍 넘겼던 전년 동기 대비 27.1% 후퇴했다.
반면, 라이벌인 기아 쏘렌토는 지난달 4,903대 및 누적 6만4,373대로 중형 SUV 전체 1위를 차지했고, 르노삼성 QM6도 3,748대로 2위를 차지했다. 싼타페는 프리미엄 제품군인 제네시스 GV70(3,479대)에게도 밀려 4위에 머물렀다.
싼타페는 21년 역사를 자랑하는 현대차의 대표 차종이다. 2000년 처음 등장해 줄곧 패밀리 SUV의 기준이 됐지만 올해 성적은 신통치 않다. 월 평균 3,400여대 수준으로 2,000대에 머문 기간도 4개월에 이른다. 그 사이 쏘렌토는 월 6,000여대 가까운 판매로 단번에 정상 자리를 꿰찼고 QM6 역시 꾸준한 판매로 누적 3만3,760대를 기록해 싼타페 뒤를 바짝 따라붙었다.
판매 감소의 가장 큰 원인은 차량용 반도체 부족이다. 싼타페는 지난해 부분 변경을 거치면서 디지털 기능 및 전장 장비를 강화했다. 그 만큼 많은 양의 반도체가 필요한 상황이지만 공급이 줄어 생산 차질이 이어지고 있다. 이는 소비자 출고 지연으로 나타났고 현재 차를 받으려면 가솔린 및 디젤은 6~11주, 하이브리드는 최장 8~9개월까지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라이벌 대비 부족한 상품성도 발목을 잡는다. 쏘렌토의 경우 싼타페보다 다양한 세부 트림을 제공하며 6인승 버전까지 갖춰 소비자 선택 폭을 넓혔다. 여기에 트림별 100만~200만원 정도 값이 저렴해 가성비 이점을 보인다.
이 외에 QM6는 국내 유일 LPG SUV라는 장점을 톡톡히 누리고 있다. 경쟁자가 없는 틈새시장을 적극 활용한 결과 전체 판매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실적을 견인했다. 이에 반해 싼타페는 차별화 포인트가 부족하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게다가 수급 지연과 맞물려 큰 폭의 판매량 감소라는 결과로 나타났다.
한편, 현대차는 싼타페를 살리기 위한 다각적인 노력에 들어갔다. 지난 6일 연식 변경을 선보이면서 2열 독립 시트가 적용된 6인승 트림을 마련한 것. 여기에 2.5ℓ 가솔린 터보와 2.2ℓ 디젤은 소비자 만족도가 높은 첨단 편의, 안전 기능을 트림별로 기본 탑재해 상품성을 높였다. 가격은 소폭 오른 3,156만~4,128만원이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