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모리서치, 중고차시장 부정적 의견 많아
-중고차매매업, 소비자적합업종으로 지정해야
소비자정책 감시단체 사단법인 컨슈머워치가 13일 "소비자 관점에서 본 중고차 시장의 동향과 시사점"을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이병희 중소기업학회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번 세미나에서는 곽은경 컨슈머워치 사무총장이 발제를 맡았다. 토론자로는 권용주 국민대학교 겸임교수와 김주홍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상무, 임기상 자동차시민연합 대표가 참여했다.
주제 발표에서 곽은경 컨슈머워치 사무총장은 "국내 중고차 시장 관련 34개 언론사의 온라인 뉴스 보도에 달린 총 285개 댓글 분석 결과 현재 중고차 시장에 대한 부정적 여론은 무두 233개로 전체의 82.1%에 달했다"고 언급한 뒤 "우리나라 중고차 시장은 당사자거래 비중이 54.7%로 높고, 신차 대비 중고차 시장 규모도 2020년 현재 1.35배로 선진국의 2∼2.5배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아 개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곽 총장은 이어 "우리와 달리 미국, 일본, 유럽 등의 중고차 사례를 분석한 결과 어느 국가에도 중소기업적합업종과 같이 대기업의 시장 진입을 규제하는 경우는 없다"면서 "미국의 경우 기업 규모에 따른 규제가 오히려 없어 중소 독립 딜러부터 대기업 수준의 프랜차이즈까지 시장 세분화가 가능했고 선택 폭이 넓어진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의 사례도 소개했다. 곽 총장은 "일본의 경우 한국과 달리 대기업이 시장을 주도해 시장 전체의 신뢰성을 강화시키고 소비자 후생을 높이고 있다"면서 "제조사가 공급하는 인증 중고차 덕분에 품질, 물량, 가격 등 모든 면에서 신뢰성이 높았고 이는 일본 자동차산업의 높은 경쟁력으로 이어진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국내 중고차 소비자도 투명한 가격 정보와 고품질 제품을 원한다"며 "소비자 피해를 줄이고 시장 신뢰도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진입 장벽이 열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모든 정책의 중심을 중소기업 보호가 아닌, 소비자 보호에 두어야 한다"며 "중고차 매매업을 중소기업적합업종, 생계형적합업종 대신 "소비자적합업종"으로 지정할 것"을 제안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다양한 의견이 오갔다. 권용주 국민대학교 겸임교수는 "대기업의 중고차시장 진출 허용 여부에서 중요한 것은 소비자 목소리이고 이런 측면에서 여론조사 등의 결과는 참고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지적한 뒤 "허용 여부가 논의된 지 2년이 훌쩍 지난 만큼 이제는 결론을 내 달라는 소비자들의 요구도 높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중고차 시장에서 소비자가 바라는 것은 제품에 대한 비대칭 정보 불균형의 문제가 개선되는 것이며 누구든 정보 불균형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식해야 하고, 이 부분에 대한 모두의 노력이 필요한 만큼 시장 개선 노력 과정에는 모두가 동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주홍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상무는 "2020년 국내 중고차 시장은 전년 대비 5.3% 증가한 252만대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으나 신차 시장 대비 1.3배 수준으로 중고차 시장이 개방된 미국(2.4배)과 독일(2.0배) 등에 비하면 여전히 규모가 작다"며 "이는 중고차 시장에 대한 소비자 신뢰가 미흡하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이제는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생계형 적합업종 심의위원회를 조속히 개최해 공정·투명·객관적으로 중고차매매업의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마지막 토론자로 나선 임기상 자동차시민연합 대표는 "중고차시장 개방 여부 결론을 3년 째 미룬 중소벤처기업부에 대해 감사원 국민 감사를 추진한다"고 선언하면서 "이를 위해 오늘부터 자동차시민연합 홈페이지를 통해 총 300명의 청구인 모집을 시작했으며 중고차 소비자들의 적극적 참여를 요청드린다"고 밝혔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