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전시장 맞어? 페라리 매장 직접 돌아보니

입력 2021년12월21일 00시00분 김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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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시장서 제품과 문화, 서비스 전반 다뤄
 -체험 공간 확대해 브랜드 경험 높여

 자동차 전시장은 오래 머무는 곳이 아니다. 차를 구입하기 위해 찾아가고 제품을 보는 수준에 그친다. 그만큼 자동차 전시, 그 이상의 감동과 즐거움은 느낄 수 없는 곳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사실 자동차 전시장만큼 값진 장소도 또 없다. 

 다양한 제품을 한 자리에서 비교해보고 브랜드 가치와 방향을 체험할 수 있는 소통 창구이기 때문이다. 오직 나만의 차를 원하는 소수의 하이엔드 브랜드에선 더더욱 그렇다.  

 이를 모를 리 없는 페라리가 직접 발 벗고 전시장의 새로운 변화를 예고했다. FMK가 지난 17일 페라리 반포 전시장에서 진행한 "프라이빗 뷰–풀 레인지"가 대표적이다. 국내 판매 중인 페라리 전 라인업 전시와 함께 브랜드 헤리티지, 유니크한 라이프스타일, 각 비즈니스 부문에 대해 소개하는 자리이며 특별한 만족을 주기에 충분했다.

 행사는 크게 1층과 2층으로 나눠 페라리 DNA, 새로운 제품군, 퍼스널라이제이션, 커뮤니티, 인증 중고차, 애프터세일즈 등 6 개의 전시 공간으로 구분돼 진행했다. 먼저 1층에는 페라리의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살펴볼 수 있었다. 프로그램은 크게 GT카로 페라리가 추구하는 럭셔리 라이프스타일을 체험하는 "GT 라이프 스타일"과 브랜드의 핵심인 레이싱 DNA를 경험하는 "레이싱 커뮤니티"로 구성된다.

 GT 라이프 스타일을 대표하는 이벤트로는 페라리 투어가 있다. 차와 함께 열정을 만끽하고 비슷한 열정을 가진 페라리 오너들끼리 추억을 함께 공유하는 자리다. 이와 함께 카발케이드는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장소에서 매년 열리는 페라리 오너 전용 드라이빙 이벤트다.

 기간 동안 전 세계 페라리 오너가 이탈리아에 모여 자신의 차로 명소들을 주행하게 된다. 페라리 최신 차종부터 엔초 페라리 와 라페라리 등 리미티드에 이르는 수백 대의 페라리가 아름다운 자연 속을 주행하는 멋진 퍼레이드를 연출한다. 이를 통해 오너뿐 아니라 지역 주민과 관광객도 함께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했다.

 레이싱 커뮤니티로는 코르소 필로타가 있다. 독자적인 맞춤형 드라이빙 교육 프로그램으로 국내에서는 2015년에 처음 시작해 올해 9회를 맞이했다. 과정은 스포츠, 어드밴스드, 에볼루션, 챌린지의 4단계로 구성돼 있고 순차적으로 수료 가능하다. 참가자들은 페라리만의 전문 드라이빙 교육 코스인 코르소 필로타 소속 전문 인스트럭터의 맞춤형 지도에 따라 트랙을 주행하고 이후 비디오 분석을 통해 운전 습관과 개선점을 함께 점검해 볼 수 있다.

 이 외에 파씨오네 페라리 클럽 챌린지는 기록 갱신에 중점을 둔 레이싱이다. 전문 페라리 인스트럭터와 함께 주행 후 비디오 분석을 비롯 한 일대일 코칭을 제공한다. 또 필로타 교육을 모두 이수한 사람을 대상으로 488 챌린지 에보와 함께 레이스를 펼치는 원메이크 레이스 페라리 챌린지와 GT, GT3, GTE 등 본격 레이싱 시리즈에 참가하는 다른 제작사와 레이스를 펼치는 컴페티치오니 GT도 운영 중이다.

 한쪽에서는 페라리와 FMK가 오너를 위해 만든 모바일 플랫폼 "마이 페라리 앱"을 설명하고 있었다. 소유한 페라리 정보부터 애프터 서비스, 초청 행사, 페라리 커뮤니티에서 진행하는 다양한 활동까지 확인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신차 구매 전 컨피규레이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고 공식 페라리 딜러와 직접 소통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

 VR 기기를 착용하고 페라리 공장의 작업 과정도 살펴봤다. 페라리의 모든 차는 본사가 있는 이탈리아 마라넬로 공장에서 생산된다. 심장과 같은 엔진은 2001년 문을 연 기계 공정관에서 만들어진다. 15개의 작업 구역으로 구성돼 있으며 6기통과 8기통, 12기통 엔진용 부품이 깔끔한 환경에서 제작됐다. 

 이후 차에 들어가는 엔진 종류에 따라 공장 내 2개의 조립 라인 중 한 곳이 배정된다. 엔진 조립에 필요한 부품들은 카트에 담겨 컨베이어를 따라 이동한다. 공정 마무리 단계에 도달한 완성된 엔진은 최초 구동 전 테스트벤치에서 점검을 받는다. 다른 한쪽에서는 실내 장식 공정이 이뤄진다. 고도의 숙련을 요하는 전문 영역으로 약 40명의 테크니션이 페라리의 편안한 승차감을 위해 좌석과 도어트림을 만든다.

 주문이 확정되면 페라리 물류센터에서 조립에 필요한 필수 부품들이 출고되며 이후 개별 카트에 패키징돼 컨베이어를 따라 이동한다. 한 차종에서 평균 10~15대의 부품 카트를 필요로 하며 하루 동안 약 550대의 부품 카트가 페라리 물류센터와 공장 사이를 이동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마라넬로 공장은 품질, 생산성 그리고 직원의 안전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소음 발생을 최소 수준으로 관리하고 충분한 공간과 자연 채광을 확보하고 있다.

 2층에는 나만의 페라리를 만들 수 있는 아틀리에 공간이 있다. 개인 취향에 맞춰 주문 제작을 돕는 오프라인 공간이며 전문가와 함께 외관 컬러는 물론 실내 소재 및 최신 기술 장비까지 직접 확인하고 세상에 하나 뿐인 차를 만들 수 있다. 

 또 가상주문 시스템인 컨피규레이터를 통해 선택 품목을 차에 적용하고 이를 스크린에서 즉시 확인할 수 있다. 페라리 아틀리에는 오롯이 한 사람만을 위한 공간으로서 각자의 개성을 더하고 차의 성능을 강화할 수 있는 비스포크 서비스를 제공한다.

 빛이 드는 자리에는 화려한 컬러의 812 슈퍼 페스트가 자리하고 있다. 신차급 상태를 지닌 페라리 인증 중고차다. 지난 14년 이내에 등록된 중고 페라리를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구입할 수 있는 체계적인 서비스를 제공한다. 본사 공식 인증 절차에 따라 매입돼 특수 교육을 이수한 기술 전문가들이 190여개의 점검을 거치는 게 특징. 

 이후 숙련된 전문가가 차를 시운전하고 수행된 점검 목록을 포함한 서면 분석표가 소비자에게 전달된다. 해당 프로그램의 모든 차는 품질과 성능, 소유주 이력까지 투명하게 관리되고 있다. 참고로 모든 페라리 공식 인증 중고차는 유럽에서 최장 24개월, 그 외 지역은 12개월까지 무제한 마일리지 보증을 제공한다. 마일리지 제한 없이 주요 부품과 수리에 대한 비용을 지원하며 공정은 페라리 전문 테크니션을 통해 이뤄진다. 

 마지막으로 페라리 순정 부품 프로그램 설명이 이어졌다. 직접 디자인하고 승인한 폭넓은 순정 악세서리로 구성돼 있으며 심미적인 요소 뿐 아니라 성능 증가를 위한 다양한 정품 부품도 고를 수 있다. 페라리 디자인 센터 전문가의 휠 세트는 물론 최적화된 다양한 탄소섬유 부품을 보고 있으면 절로 욕심이 날 듯하다.

 곳곳에는 페라리 전 라인업이 전시돼 있고 태블릿PC를 이용해 상세 제원을 살펴볼 수 있는 그래픽도 제공했다. 이처럼 다양한 시도는 전시장을 오래 머물 수 있는 따뜻한 공간으로 바꿔 놓았고 브랜드에 대한 궁금증도 자연스럽게 해결할 수 있다. 총 90분의 도슨트 투어는 단순히 자동차 파는 곳을 넘어 전시회, 체험, 학습 등 공간의 새로운 역할과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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