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완전변경급 진화, 재규어 F-페이스

입력 2022년01월05일 00시00분 김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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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큰 폭으로 바뀐 실내 및 기능
 -체급을 넘는 고급스러운 감성 품질 
 -디젤 단일 파워트레인은 아쉬워

 2017년 처음 등장한 재규어 F-페이스는 브랜드 첫 SUV이자 성장을 이끌어 온 제품이다. 실제로 F-페이스 등장 이후 재규어 글로벌 판매와 수익 구조가 개선됐고 인기에 힘입어 한 체급 아래인 E-페이스까지 나올 수 있었다. 

 브랜드 입장에서는 효자 차종으로 손꼽히며 절대 포기할 수 없는 핵심 라인업으로 급부상했다. 이런 F-페이스가 지난 6월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왔다. 완전변경에 가까운 부분변경으로 재도약의 준비를 마친 것. 신형 F-페이스의 상품성을 확인하기 위해 직접 시승에 나섰다.

 디자인&스타일 
 외관은 이상적인 부분변경의 모습을 보여준다. 램프와 범퍼 디자인을 제외하면 대부분 기존과 동일한 모습이다. 사실 F-페이스는 기존에도 아름다운 디자인으로 유명했던 차다. 세계 올해의 자동차 디자인 상을 휩쓸며 외모에 있어 전혀 흠 잡을 곳이 없다. 때문에 신형이라고 해서 잘생긴 얼굴을 뜯어 고칠 필요를 못 느낀 것 같다. 세상에 나온 지 수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감각적이고 눈길 가는 외관을 가졌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변화 포인트는 그릴이다. 사각형 틀은 같지만 두툼한 경계면을 제거하고 부드러운 곡면 처리를 통해 세련된 이미지를 더했다. 새롭게 적용된 그릴에서는 재규어의 헤리티지 로고에서 영감을 받은 다이아몬드 느낌의 3D 메시 패턴이 돋보인다. 이와 함께 각종 레이더, 라이다 센서를 엠블럼에 통합시켜 매끈하고 고급스러운 감각을 연출했다.

 프리미엄 LED 헤드램프는 더욱 슬림해진 디자인과 더불어 "더블 J" 시그니처 주간 주행등을 적용했다. 일광에 가까운 품질의 빛을 제공하고 가시성을 높여주도록 개선돼 눈의 피로도를 한층 줄여준다. 고급형인 SE 에는 오토 하이빔 어시스트와 애니메이션 기능이 있는 방향 지시등도 장착돼 더욱 안정감 있는 주행을 돕는다. 

 오토 하이빔 어시스트는 전방 카메라를 사용해 상향 및 하향 빔 간을 자동 전환해 반대편 차선 운전자의 눈부심을 방지해 준다. 또 애니메이션 기능이 있는 방향 지시등은 LED등이 안쪽에서부터 바깥쪽으로 순차적으로 켜지는 시퀀셜 타입으로 높은 수준의 정교함을 보여준다.

 이 외에 범퍼 디자인은 한층 큼직해져 보다 젊고 역동적인 이미지를 그려 넣었다. 옆은 새 디자인의 깔끔한 휠과 펜더 장식이 특징이다. 또 도어 아래쪽을 무광 재질의 은색 장식과 피아노 블랙 투톤으로 감싸 입체적인 느낌도 보여준다. 

 뒤는 테일램프 안쪽 구성을 다듬었다. 날카롭게 각이 진 면발광 LED 사이로 턴 시그널 방향지시등까지 구현해 신선함을 전달한다. 뒤 범퍼는 조금의 디자인 변화를 거치고 배기구를 안쪽으로 숨겨 정갈하다. 

 실내는 파격적으로 변했다. 도어는 물론 스티어링 휠과 센터페시아, 센터터널까지 전부 뜯어 고쳤다. 심지어 풀 디지털 계기판을 비롯해 중앙 화면의 안쪽 UI 구성도 통으로 바꿨다. 완전변경급 변화로 완전히 새로운 라인업의 SUV를 타는 기분이다. 

 창문 스위치를 아래로 내리고 손잡이 및 스피커 커버를 수평으로 배치했다. 또 메모리 시트 조절 버튼을 안쪽에 수납해 단정하게 마무리했다. 투톤 스티어링 휠은 입체적이다. 랜드로버에서 사용하던 버튼을 그대로 가져와 큼직하고 누르는 맛이 좋다. 통으로 깎은 패들시프트도 아래까지 길게 내려와 손에 쥐는 맛이 좋다. 

 새로운 11.4 인치 커브드 HD 터치스크린은 기존 스크린 대비 48% 더 커지고 3배 더 밝아져 탁월한 가시성과 사용성을 제공한다. 우아한 마그네슘 합금 프레임으로 마감된 터치스크린을 통해 고급감을 살렸다. 재규어 랜드로버와 LG 전자가 공동으로 개발한 새로운 피비 프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빠르고 부드러운 조작감을 보여준다. 티맵은 물론 각종 편의 기능, 험로주행 시 정보 등을 일목요연하게 보여주는데 만족감이 뛰어나다.

 그 중에서도 이오나이저 기능과 PM 2.5 필터가 적용된 공기 청정 시스템은 사용하는 내내 깊은 만족을 줬다. 이오나이저는 나노 기술을 통해 실내 공기의 질을 개선하여 알레르기 항원과 불쾌한 냄새를 제거한다. 이와 함께 PM 2.5 필터는 공기 재순환 기능을 설정해 실내 공기를 청소하고 2.5㎛ 이하의 초미세먼지를 걸러준다. 

 개선된 공조장치도 멋을 더한다. 원형 다이얼과 물리 버튼을 적절히 섞어 차의 품격을 높인다. 중앙에는 재규어 역사와 고향을 나타내는 레터링도 새겨 넣었다. 살짝 경사진 스포티한 모습으로 재설계된 센터 콘솔은 계기판까지 연결되며 무선 충전 영역과 넓은 수납공간이 통합된다. 또 기존의 로터리 기어 시프터를 대체하는 재규어 드라이브 셀렉터가 새롭게 적용돼 더욱 직관적인 사용이 가능하다. 주변 버튼의 형상은 전부 새로운 금형으로 재설계했다. 

 소재 완성도는 여전히 훌륭하다. 더욱 넓은 범위에 고급 마감 소재를 적용했으며 실내 곳곳의 다이얼에 모노그램 디테일을 적용했다. 가죽의 양도 확대됐다. 대시보드와 도어 안쪽 곳곳에 투톤 가죽을 적절히 씌웠고 시트의 면적도 넓어 불편함이 없다. 스티치의 느낌과 헤드레스트에 새겨진 재규어 펀칭 로고, 곳곳을 간접조명으로 꾸민 다양한 컬러의 무드등 역시 감성 품질을 높이는 데에 한 몫한다.

 2열은 다소 아쉽다. 전체적인 공간은 크게 불편하지 않지만 시각적으로 좁아 보이는 몇몇 요소가 있다. 먼저 살짝 위로 올라가는 바닥 때문에 발을 길게 뻗기가 쉽지 않다. 여기에 중앙에는 턱이 높고 전용 송풍구가 튀어나와 성인이 앉기에는 불편할 듯하다. 또 도어 안쪽을 비롯해 수납 공간이 크지 않아 활용도가 라이벌 대비 떨어진다. 

 하지만 전동식 리클라이닝 기능으로 위안을 삼는다. 트렁크는 기본적인 용량에서는 불만이 나오지 않지만 아래에 추가로 마련된 스페어타이어가 거슬린다. 무게도 상당하고 긴급출동이 활성화 되어 있는 국내에서는 쓸모가 없어 보인다. 차리라 펑쳐키트와 수납공간으로 꾸몄으면 어땠을까 아쉬움이 남는다.

 ▲성능
 신형 F-페이스에는 새로운 인제니움 4기통 2.0ℓ 터보 디젤 엔진이 최고 204마력, 최대토크 43.9㎏·m의 성능을 낸다. 새 엔진은 신기술과 최신 엔지니어링의 결합을 통해 연료 시스템, 밸런스 시스템, 크랭크축 전반에 걸쳐 무게를 2㎏ 줄였다. 

 여기에 AWD 시스템과 8단 자동 변속기가 조화를 이루며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적용돼 효율성과 가속 성능이 더욱 높아졌다. 이와 함께 탄소배출량은 149g/㎞으로 최신 배출 가스 기준을 충족하며 효율은 복합 기준 12.8㎞/ℓ다.

 시동을 켜면 미세한 디젤 소리가 실내에 울려 퍼진다. 하지만 이내 잠시 숨을 고르고 조용하게 운전자를 맞이한다. 일상적인 도로 흐름에 맞춰 주행을 이어나갈 때는 큰 불만이 없다. 일정한 엔진 회전수를 유지한 체 부드럽게 속도를 올린다. 디젤 소리도 거의 들을 수 없으며 바닥 소음과 풍절음도 잘 잡았다. 실제로 재규어는 기존 4기통 디젤 엔진 대비 최대 2.0dB 수준의 소음을 개선해 더욱 정숙한 주행을 가능하게 한다고 밝혔다.

 스로틀을 열면 디젤 차 특유의 강한 토크가 느껴진다. 실용 영역에서 힘을 발휘하며 속 시원하게 앞으로 질주한다. 전개 과정이 역동적이거나 민첩하지는 않지만 가속감은 충분히 느낄 수 있다. 8단 자동변속기는 차곡차곡 단수를 오르내리며 엔진을 적극 돕는다. 둘의 궁합이 좋아 매끄럽고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하다. 

 부족함 없는 파워트레인에 더해 정교하고 효율적인 움직임을 돕는 기능도 대거 탑재됐다. 대표적으로 토크 벡터링 시스템 및 다이내믹 스태빌리티 컨트롤 등 퍼포먼스 SUV에 걸맞은 시스템이 전 트림 기본으로 들어간다. 특히 인텔리전트 드라이브라인 다이내믹스가 포함된 재규어의 사륜구동 시스템은 물건이다. 

 취합된 차의 조작 정보와 엔진, 변속기 및 트랙션 컨트롤 시스템의 반응을 비교해 가용 트랙션을 계산한 후 이에 맞춰 접지력이 상실되기 전에 토크를 배분한다. 이를 통해 까다로운 도로나 주행 환경에서 트랙션을 최적화하고 보다 안정적으로 주행할 수 있다. 덕분에 빠른 속도로 굽이치는 고갯길이나 고속 코너를 돌아 나가도 부담이 없다. 

 주행 모드는 크게 컴포트, 다이내믹으로 나눠져 있으며 접지력을 높이는 에코, 빗길/빙판길/눈길 모드도 추가로 제공한다. 간편한 모드 변경만으로 역동적인 성능을 즐기거나 연료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운전자는 주행 스타일에 따라 차의 스로틀 매핑, 기어 변속 시점, 스티어링 설정 등을 조정할 수 있다.

 반면 F-페이스 처음으로 도입된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다소 아쉬웠다. 운행 시 에너지를 저장하며 엔진 구동을 보조하는 기능인데 생각보다 민첩하거나 도움을 주고 있다는 느낌을 받기 어려워서다. 실제로 새 시스템은 17㎞/h 이하로 주행할 경우 엔진 구동을 멈추고 저장된 에너지는 주행 재개 시 엔진 가속에 사용되어 차량의 연료 효율을 증가시킨다. 하지만 해당 효율 절감 및 주행 보조 등의 역할은 운전자가 체감하기 힘들다. 라이벌의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과 비교해서도 큰 특징을 경험하기 어려워 조금 더 섬세한 세팅이 요구된다. 

 아쉬움은 지능화된 주행 보조기술로 위안을 삼는다. 먼저 더 큰 배율과 높은 해상도로 업그레이드된 2세대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핵심이다. 교통 표지 인식, 턴 바이 턴 내비게이션 안내는 물론 피비 프로와의 연동성도 뛰어나다. 능동형 안전 기능과 관련된 메시지를 표시해 주며 운전자가 주행 시 필요한 모든 정보를 한눈에 확인하고 주행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탑승객 하차 모니터링 시스템은 하차 시 후방 파킹 센서를 통해 최고 60㎞/h의 속도로 접근하는 차의 위험을 미리 감지해 알려준다. 모든 트림에 기본으로 탑재된 최신 3D 서라운드 카메라는 4개의 카메라와 12개의 파킹 센서를 통해 주변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이를 터치스크린에 360도 3D 뷰로 제공해 더욱 편리한 주차 및 주행을 보조한다. 사각지대 어시스트와 첨단 레이더 기술을 바탕으로 전방 차의 속도를 파악하고 적정한 간격을 유지해주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도 만족을 높인다.

 ▲총평
 신형 F-페이스는 도약을 위한 재규어의 노력과 의지가 돋보이는 차다. 완전변경 급으로 바뀐 실내와 흐름에 동참하기 위한 디지털 장비 강화, 각종 전장 신기술이 이를 증명한다. 과정은 절실했고 결과는 찬란했다. 

 탄탄한 상품성으로 돌아온 F-페이스는 재규어만의 고급스럽고 독보적인 감성과 어우러져 라이벌과 당당히 경쟁한다. 현실에 머무르거나 자책하지 않고 꾸준히 시장을 향해 문을 두드리는 이유다. 그만큼 심기일전하는 마음으로 옛 명성을 되찾고자 노력하는 모습에 박수를 보낸다. 

 F-페이스는 두 가지 트림으로 판매되며 5년 서비스 플랜 패키지가 포함된 판매 가격은 D200 S 7,350만 원, D200 SE 7,940만 원이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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