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에디슨모터스 인수합병 계약 체결
-회생 계획안에 대한 법원의 인가 여부 관심
쌍용차와 에디슨모터스가 인수합병 본계약을 체결하면서 경영 정상화에 한 걸음 다가갔다. 하지만 원활한 자금 조달과 회생 계획안에 대한 법원의 인가 여부 등 여러 변수는 해결해야 할 숙제로 남아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법원은 이날 쌍용차와 에디슨모터스의 인수합병 투자 계약 체결을 허가했다. 이로써 11일 에디슨모터스가 3,048억원 가량을 쌍용차에 투자한다는 내용이 담긴 본 계약이 체결될 예정이다. 하지만 본 계약 이후에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점에서 우려의 시선도 끊이지 않는다.
쌍용차의 새 주인 찾기는 순탄치 않았다. 기본이 될 수 있는 계약부터 연기되면서 불안감을 키운 것. 당초 지난달 27일로 예정됐던 본계약이 미뤄진 것은 에디슨모터스와 쌍용차 현 경영진과의 이견 탓이 컸다. 양 사 연구진의 미팅 취소가 발단이 됐는데 에디슨모터스는 전기차 출시 계획을 내세우며 쌍용차의 하체 구조 등 연구 데이터를 요청했지만 쌍용차는 회사의 핵심 기술을 다른 회사에 내줄 수 없다며 팽팽히 맞섰다.
이 외에 계약 연기는 500억원 운전 자금도 한몫 했다. 에디슨모터스는 MOU 내용처럼 500억원을 빠르게 주는 대신 기술 공유를 원했고 쌍용차는 경영 간섭을 이유로 소극적인 자세를 취했다. 결국 계약 연기라는 최악의 상황까지 왔지만 지난 6일 서울회생법원 중재로 양 사가 만나 이견에 대한 서로의 입장을 설명했고 최종적으로 이견을 조율해 극적으로 본계약을 체결했다. 참고로 에디슨모터스는 500억 원 지원의 경우 별도 업무 협약을 체결할 예정이라며 구체화 된 계획을 언급했다.
우여곡절 끝에 계약 허가를 받으며 한 고비는 넘겼지만 가장 중요한 건 기업 인수의 핵심인 원활한 자금 조달이다. 특히 재무 투자자인 키스톤PE가 빠지면서 투자금 약 1,050억 원을 다시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 나온 건 양 사 모두 불리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당시 키스톤PE는 "에디슨모터스의 자금 동원력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불식되지 않는 상황"이라며 이 거래에 확신이 없다는 뜻을 분명히 내비쳤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기존 나머지 재무적 투자자 즉 하나인 강성부 펀드가 더 많은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고 밝히고 나섰다는 점이다. 국내 한 매체는 이날 강성부펀드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인수할 쌍용차 지분의 51%는 에디슨모터스가, 나머지 49%는 강성부펀드가 확보할 계획이라고 소식을 전했다. 이에 따라 3,000억원의 인수 자금은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 외에 쌍용차의 평택공장 부지를 담보로 금융사에서 약 5,000억원 정도 운영 자금을 추가로 빌린다는 당초 전략도 바뀌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본 계약 체결 후 경영 정상화를 위한 자금조달 외에 인수합병 최종 승인을 받기 위해서는 회생 계획안에 대한 법원의 인가를 받아야 한다. 채권단의 3분의 2 이상 동의를 받아야 법원의 M&A 최종 승인을 받을 수 있는데 해외채권단이 이를 반대하면 또 다른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업계에서는 에디슨모터스가 정밀 실사 기간에 인수금액을 낮추는 등 현실적 대안을 요구했고 그만큼 긴급 자금을 모을만한 여력은 있어 보인다고 내다봤다. 또 강성부펀드 역시 어느 정도 안정적인 자금 조달 계획을 구체화 한 만큼 인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 외에 본계약 이후 쌍용차가 인수 대금으로 채권자의 빚을 변제하면 기업회생 절차에 따라 기존 금융부채 잔액은 일부 탕감된다. 이때 평택공장에 묶인 금융사 담보 설정도 사라지기 때문에 대출 여력이 생기고 이를 바탕으로 선순환 투자도 기대해 볼 수 있다는 의견도 내비치고 있다.
한편, 통상적인 인수합병에서 인수 대금은 채권 상황에 활용된다. 쌍용차는 공익채권 약 3,900억원 수준이며 회생 채권까지 더하면 부채 규모는 1조원이 넘어간다. 에디슨모터스의 인수대금 대부분은 공익채권 상환에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