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600~1,000만대 기업 꿈꿔
시간에 따라 주기적으로 크기와 방향이 변하는 전류를 흔히 "교류(Alternating Current, AC)"라고 한다. 그리고 교류 전기에 빠지지 않는 인물이 "니콜라 테슬라(Nikola Tesla)"다. 유명세 덕분에 그의 이름은 현대 사회에서 기업명으로 다시 태어났다. "니콜라모터스"와 성에 해당되는 "테슬라모터스"가 주인공이다. 컴퓨터공학자인 마틴 포레스트 에버하드와 마크 타페닝이 2003년 설립한 테슬라는 이듬해 엘론 머스크가 최대 투자자로 나선 이후 현재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전기차 기업이 됐다. 반면 2014년 수소전기차 기업 "니콜라모터스"를 설립한 트레버 밀턴은 수소전기로 테슬라의 대항마를 표방했지만 원천 기술도 없는 사기극으로 밝혀지며 논란이 됐다. 두 회사가 상반된 길을 걸었지만 전기 부문의 위대한 인물을 사명으로 사용한 것은 그만큼 전기 역사에서 니콜라 테슬라의 비중이 컸던 탓이다.
2016년 타이츠모터스를 인수한 에디슨모터스의 강영권 회장이 가장 먼저 마음에 품은 경쟁사도 테슬라였다. 물론 규모 면에서 턱없이 부족했지만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는 기회가 오리라 여겼고 사명을 고민하다 "니콜라 테슬라"의 최대 경쟁자이자 위대한 발병가였던 "토마스 에디슨(Thomas Edison)"을 떠올렸다. 그리고 "토마스"와 "에디슨" 가운데 인지도 높은 "에디슨"을 사명으로 정하고 전기버스 사업을 키워 나갔다. 에너지 전환 시대에 한국이 발전하려면 전기차 부문을 키워야 할 필요성이 있고 사업으로 돈을 벌었으니 남은 인생을 호의호식하기보다 한국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이 전기차 사업이었다는 게 그의 말이다.
타이치모터스를 "에디슨모터스"로 바꾼 후 강 회장은 호시탐탐 승용 부문 진출을 노려왔다. 하지만 버스와 달리 승용은 기술적으로 고려 사항이 많았고 대량 생산도 염두에 두어야 했다. 실제 그는 테슬라 모델S를 겨냥한 "에디슨 스마트S", 모델X와 경쟁하는 전기 SUV "에디슨 스마트X"를 염두에 두고 개발을 진행했지만 생각만큼 쉽게 진전이 되지 못했고 이런 와중에 쌍용차가 매물로 등장했다. 승용 전기차 부문에 진출하려던 에디슨모터스에게 쌍용차는 매력이 충분한 인수 대상이었던 셈이고 결국 본계약에 도달했다. 물론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 많지만 첫 걸음 이후 행진은 시작된 셈이다.
강 회장이 그리는 "테슬라 vs 에디슨"의 경쟁 구도는 에디슨이 최소 연간 600만대 생산이 가능하다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이를 위해 당장은 위탁 생산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입장도 가지고 있다. 누군가 자신들이 사용할 제품을 만들어 달라고 하면 OEM 생산도 고려하겠다는 뜻이다. 그 이후 연간 30만 ~50만대 규모의 JVC를 20여 곳 설립해 최소 600만~1,000만대 가량 판매하는 회사가 되면 테슬라를 추월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그의 최종 목표는 전기차로 얻은 수익을 사회에 환원하는 것이다. 수익을 사회에 환원하고 공익을 위해 기업이 운용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 말이다. 회사 경영진과 주주가 공익을 위해 봉사하는 시스템을 만들고 세상을 떠날 때 후회를 남기지 않겠다는 그의 다짐은 이미 3년 전에 언급했다.
쌍용차 인수를 놓고 시장에선 의심이 쏟아진다. 새우가 고래를 삼키려니 그럴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에게 쌍용차 인수는 승용 부문의 완성으로 테슬라에 본격 도전장을 던지는 일이고 확신도 있다는 입장을 줄곧 보여주고 있다. 생각을 바꾸고 기능을 전환하고 역량을 모으면 결코 불가능한 일이 아니라는 점을 입증하고 싶다는 게 그의 포부다. 그래서 남은 능선을 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마침 쌍용차 인수에 해외 투자자들의 관심도 많다고 하니 주목될 뿐이다. 새우가 고래를 삼키는 것도 가능한 일이었다는 점을 보여주려는 그의 행보에 내심 기대를 거는 배경이다.
권용주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