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EV 라이징 스타, 테슬라 저격한 폴스타 2

입력 2022년01월23일 00시00분 김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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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성격 반영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눈길
 -합리적인 구성 및 가격 책정 인상적

 지금은 전기차 전성 시대다. 너나 할 것 없이 세그먼트를 불문하고 전부 전기차 만들기에 집중하고 있다. 엄격해지는 규제와 환경 개선 인식에 따른 소비자 맞춤에 따른 전략이다. 

 모빌리티 흐름이 바뀌는 상황일수록 정통 제조사보다는 신생 브랜드에 더 많은 관심이 쏠린다. 새로움을 받아들일 소비자로선 신선하고 전례 없던 물건에 호기심을 갖기 때문이다. 테슬라 흥행과 리비안, 루시드 등의 기업가치 등이 이를 증명한다. 

 그리고 여기 또 하나의 신생 전기차 브랜드가 있다. 바로 유럽에서 건너온 폴스타다. 스웨덴 예테보리를 기반으로 설립된 폴스타는 볼보차에서 독립한 전기 자동차 브랜드다. 지난 2017년, 볼보자동차와 지리홀딩에 의해 설립됐으며 인류의 안전과 세계의 지속가능성에 기여하며 전기차 시장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하는 가이딩 스타를 지향한다. 국내에는 지난해 12월 공식 진출했으며 약 한달 뒤인 18일 첫 번째 순수 전기차 폴스타 2를 출시했다. 차의 가치와 매력을 확인하기 위해 직접 시승에 나섰다.

 외관은 절제와 단순함을 통해 순수한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스칸디나비안 미니멀 디자인을 지향한다. 하지만 일반 소비자 시선에서는 한 지붕 식구인 볼보의 모습을 부정할 수 없다. 몇몇 포인트에서 익숙한 디자인이 눈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T자 형의 주간주행등과 몇 가지 실내 부품들이 대표적이다. 실제로 볼보와 부품의 절반 이상을 공유하는 만큼 어느 정도 비슷한 모습은 불가피하다. 

 다만 전체적인 형상과 스타일, 지향점은 완벽히 선을 긋는다. 간결하면서도 세련된 디자인이 시선을 사로잡는데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모습이다. 환경을 생각해 크롬 도금은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으며 심지어 로고도 차체 컬러와 맞췄다. 그릴과 공기흡입구 등 평소 자동차를 상징하는 부품들의 위치는 그대로 놓여있지만 직선과 사각 패턴을 일정하게 넣어 다소 신선한 느낌을 전달한다.

 옆은 디자인 완성도를 높이는 중요한 부분이다. 곧게 뻗은 캐릭터 라인과 강약 조절을 통해 차체를 두드러지게 표현한 굴곡이 인상적이다. 프레임리스 사이드미러는 심미성과 함께 크기를 30% 줄여 공력성능을 높이는 효과도 얻었다. 

 이 외에 두툼한 도어 손잡이와 커다란 다이아몬드 컷팅 휠은 실용적인 전기차의 편견을 잊게 한다. 뒷 유리창에는 별도의 쿼터글라스를 상징하는 가림막이 없다. 통창으로 표현한 덕분에 더 크고 넓어 보이는 효과를 준다. 뒤는 "ㄷ"자 모양의 입체적인 테일램프로 존재감을 나타냈다. LED 라인이 순차적으로 점멸되는 웰컴 세레머니를 보면 저절로 입가에 미소가 짓는다. 

 외관의 마감 수준은 상당하다. 각 면이 맞닿는 부분이나 램프와 그릴, 범퍼 등 경계를 이루는 부분의 단차는 전혀 없다. 유리창과 도어 안쪽 몰딩 수준, 경첩의 접합 퀄리티 등 차를 조립하는 다양한 곳에 걸쳐 섬세하고 빈틈없이 짜 맞춘 모습이다. 마치 일본 프리미엄 브랜드의 마감 수준을 보는 것처럼 정교하며 매끈하게 다듬었다. 프리미엄을 지향하는 브랜드의 성격을 단적으로 보여주며 생산 지역 이슈에 대한 논란을 말끔히 지운다.

 실내는 내연기관 차의 구성과 크게 다르지 않다. 전기차라고 혁신적인 변화를 기대했다면 다소 실망스러울 수 있다. 반면 낯설게 다가오는 전기차가 부담스럽다면 익숙하면서도 편한 실내 분위기가 오히려 호감으로 변한다. 디지털 요소는 남부럽지 않게 챙겼다. 

 그 중에서도 안드로이드 오토모티브 OS 기반의 전기차 전용 티맵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물건이다. 티맵(TMAP)은 물론 96% 음성인식률의 AI플랫폼 누구(NUGU), 사용자 취향 기반의 뮤직 애플리케이션 플로(FLO)를 지원한다.

 전기차 오너의 불편함을 최소화 하기 위해 주행가능 거리 범위를 지도로 표현하고 목적지를 설정했을 경우 최적의 충전 경유지까지 신속하게 알려준다. 충전기의 현재 상태와 종류 등은 기본이다. 국내 성격을 반영한 최적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며 사용하는 내내 깊은 만족으로 다가왔다.

 편의 품목으로는 보안성을 강화한 디지털 키와 폴스타 앱이 있다. 무선 주파수가 아닌 페어링된 휴대폰에만 반응하는 방식으로 일반적인 디지털 키보다 보안성이 우수하다. 차체에 배치된 센서가 페어링된 휴대폰의 접근을 감지해 높은 정확성과 보안성으로 차를 작동시킬 수 있다. 

 이 외에 하만카돈 13스피커 오디오, 파노라믹 글라스 루프, 하이 레벨 인테리어 일루미네이션, 위브테크 전동 시트, 뒷좌석 열선 시트 및 열선 스티어링 휠, 스마트폰용 15W 무선 충전기능 등을 선택으로 제공해 나만의 차를 꾸밀 수 있다.

 소재는 지금까지 자동차에서 봤던 느낌과 사뭇 다르다. 비건 소재와 재생 플라스틱을 사용해 기후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했다. 위브테크는 가죽보다 가볍고 내구성이 뛰어나며 특정 화합물의 농도를 45%에서 1%로 감소시킨다. 

 실제로 각 패널과 시트 등을 살펴보면 독특하면서도 새로운 고급감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여기에 폴스타 심볼이 빛나는 헥사고날 기어 셀렉터와 풀사이즈 파노라믹 글라스 루프에 점멸되는 폴스타 로고는 감성품질을 높이는 폴스타만의 차별화된 요소다.

 준중형 세단의 성격을 고려하면 공간은 무난하다. 답답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여유롭거나 넉넉한 것도 아니다. 스페이스 활용 능력에 강점을 보이고 있는 비슷한 금액대의 전기차와 비교하면 다소 좁다고 느낄 수 있다. 아쉬움은 넓은 트렁크로 위안을 삼는다. 생각보다 좋은 패키징을 갖췄고 여분의 그물망이나 세로형 밴드 등 다양하게 짐을 실을 수 있다. 바닥에도 상당히 깊은 공간을 제공하며 앞쪽 보닛에도 별도 트렁크가 마련돼 있다.

 폴스타2는 히트펌프를 기본 적용한 LG에너지솔루션의 78㎾h 리튬-이온 배터리를 탑재했다. 동력계에 따라 롱레인지 싱글모터와 듀얼 모터 두 가지 파워트레인을 국내에 선보인다. 롱레인지 듀얼모터는 최고 408마력(300㎾)을 발휘하며 0→100㎞/h 가속 시간은 4.7초다. 1회 충전 시 주행거리는 334㎞다. 

 롱레인지 싱글모터는 231마력(170㎾)을 바탕으로 1회 충전 시 417㎞의 주행거리를 확보했다.  급속충전기 기준으로 10%에서 80%까지 30분 만에 충전할 수 있다. 원 페달 드라이빙을 지원하며 회생제동 기능도 3단계로 조절 가능하다.

 배정받은 시승차는 롱레인지 듀얼모터였다. 여기에 주행 성능을 높이는 퍼포먼스 팩도 들어가 있다. 해당 선택품목은 조정 가능한 올린스 듀얼플로 밸브 서스펜션과 골드 브렘포 4핀 알루미늄 프런트 캘리퍼, 20인치 4-Y 스포크 블랙 폴리쉬드 알로이 휠 및 퍼포먼스 타이어, 스웨디시 골드 컬러의 안전벨트, 고광택 블랙 루프 세그먼트 등을 포함한다. 한 마디로 국내 구입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폴스타라고 생각하면 된다.

 하지만 차의 성격을 테스트하기에는 장소와 상황이 다소 아쉬웠다. 서초 한강공원에서 하남 미사리 조정경기장까지 올림픽대로를 타고 편도로 이동한 게 전부다. 심지어 눈이 오면서 극심한 정체 현상으로 중고속 영역 근처에는 가지도 못했다. 구체적인 퍼포먼스와 주행 완성 질감 등은 추후 다시 경험해볼 계획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가지 확실한 사실은 자연스럽고 부드러운 감각에 있다. 전기차의 특성을 강조한 나머지 한번에 튀어나가는 성격보다 최대한 매끈하게 속도를 올리는 쪽을 택했다. 그 결과 도심 속 운전 상황에서 다루기 편하고 부담감도 줄어들었다. 

 이 외에 탄탄한 기본기는 저속에서도 충분히 경험할 수 있었다. 낮은 무게중심과 안정적인 움직임은 탑승자로 하여금 믿음을 주고 일정한 답력으로 차를 세우는 제동 능력도 수준급이다. 회생 제동의 경우 원하는 양을 조절할 수 있어서 내 차로 오랜 시간 다룬다면 최적의 제동 패턴도 습득할 수 있다.

 퍼포먼스 팩이 들어간 결과 올린스 듀얼플로 밸브 서스펜션은 하드한 승차감을 전달했다. 작은 요철이나 굴곡도 온전히 운전자에게 전달하며 피드백을 안겨다 준다. 굽이 치는 연속 코너나 서킷에서는 발군의 실력을 발휘할 것처럼 능력이 뛰어나다. 한편으로는 전기차의 성능을 끌어올릴 수 있는 각종 파츠를 순정으로 제공한다는 점이 놀랍다. 

 운전을 향한 즐거움에 진심인 프리미엄 브랜드임을 알게 해준다. 그러나 과속방지턱이 많은 국내 도심 속 주행에서는 자칫 불편함으로 다가올 수 있다. 20단계로 조절 가능하기 때문에 상황에 맞춰 조였다 풀었다를 반복하며 타면 좋을 듯하다.  

 폴스타 2는 대한민국 전기차 시장에 등장한 라이징 스타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집중을 받으며 출시를 알렸다. 부담감으로 다가올 수 있지만 폴스타는 자신감으로 바꾸며 당찬 첫 걸음을 내딛었다. 익숙함과 새로움을 적절히 조화시킨 알찬 상품성과 합리적인 가격이 이를 증명한다. 

 결과는 판매로 나타났다. 출시 2시간 만에 사전계약 2,000대를 기록했고 올해 목표인 4,000대는 몇 주 후면 전부 끝날 듯하다. 기분 좋은 출발을 알린 폴스타가 앞으로 한국 시장에서 어떤 반향을 불러일으킬지 관심이 모인다.

 폴스타 2의 가격은 롱레인지 싱글모터 5,490만원, 듀얼모터 5,790만원이다. 파일럿 팩은 350만원, 플러스 팩은 450만원, 퍼포먼스 팩은 550만원이 추가된다.

 한편, 폴스타코리아는 폴스타 2에 5년 또는 10만㎞의 일반 부품 보증과 8년 또는 16만㎞ 고전압 배터리 보증을 기본 제공한다. 보증 수리 시 픽업 앤 딜리버리 서비스도 무상 지원한다. 또한, 5년 LTE 데이터 사용 및 1년 플로(FLO) 뮤직앱 서비스도 기본이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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