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올 라운드 플레이어, BMW X6 M50i

입력 2022년02월02일 00시00분 김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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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타일과 성능 모두 잡은 쿠페형 SUV
 -민첩한 핸들링과 움직임 특징

 BMW X6는 쿠페형 SUV 분야에서 독보적인 역할을 한다. 아무도 가지 않은 새 장르를 개척했는데 2008년 처음 등장한 뒤 글로벌 누적 판매 50만대에 육박하는 기록이 역할을 대변한다. 그 탓인지 요즘은 너도나도 X6의 라이벌이 될 만한 차를 내놓고 있지만 BMW는 전혀 불안해 하지 않는다. 

 오히려 축적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완성도 높이기에 집중하며 여전히 시장을 이끌고 있다. 3세대 X6, 그 중에서도 고성능을 지향하는 M50i가 대표적이며 소비자들의 러브콜을 기다리는 중이다. 브랜드의 자부심을 확인하기 위해 직접 시승에 나섰다.

 ▲디자인 및 상품성
 신형 X6는 예전과 비교해 26㎜ 길어지고 15㎜ 넓어졌으며 높이는 오히려 6㎜ 줄었다. 한마디로 낮고 넓은 자세로 역동적인 인상을 키웠다. 차를 꾸미는 각 세부 요소도 마찬가지다. 날카로운 눈매를 가진 레이저 헤드램프와 큼직한 공기흡입구, 폭을 넓힌 펜더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키드니 그릴은 끝을 날카롭게 다듬어 스포티한 인상을 구현했다. 안쪽에는 얇은 LED 조명을 한 바퀴 감싸 야간 운전 시에도 존재감을 부각시킨다.

 옆은 비율에 초점을 뒀다. 라인과 각도를 새로 조정한 A필러 덕분에 날렵해 보인다. 얇은 스포크로 구성된 21인치 휠과 대용량 브레이크 디스크, 파란색 M 캘리퍼도 시선을 훔치는 포인트다. 이 외에 BMW 상징인 호프마이스터 킥(C필러에 위치한 유리창 라인)은 크기를 줄이고 완만하게 다듬어 우아한 쿠페 라인이 더욱 돋보이는 효과를 줬다.

 뒤는 듬직한 모습이다. 가로형 테일램프는 끝을 살짝 올려 역동성을 살렸고 얇은 일체형 스포일러를 유리창 위쪽과 트렁크 끝 단에 각각 넣어 밋밋함을 피했다. 투톤으로 처리한 범퍼의 굴곡은 입체적이며 쿼드 배기구는 차의 성격을 짐작하도록 만든다.  

 실내는 여느 BMW와 마찬가지로 패밀리-룩을 짙게 따른다. 풀 디지털 계기판은 물론 공조장치 및 센터터널 모습도 익숙하다. 무선 카플레이와 같은 최신 전장 요소를 빠짐없이 넣었고 통풍시트, 헤드업 디스플레이, 바워스앤윌킨스 사운드 시스템, 냉/온 컵홀더, 360도 카메라와 같은 섬세한 편의 품목도 전부 기본으로 들어있다.

 소재는 고성능 트림답게 질 좋은 가죽을 바탕으로 카본과 알칸타라의 향연이 펼쳐진다. 여기에 크리스털 기어노브와 조그다이얼, 금속 스피커 커버 등이 어우러져 고급감을 높인다. 대부분 인테리어는 단차가 거의 없을 정도로 마감이 훌륭하며 직간접 무드등과 어우러져 감성 품질을 극대화한다.

 1열에서 감동은 2열까지 이어진다. 가죽을 폭 넓게 사용해 타고 내릴 때에도 촉감이 좋고 여유로운 무릎 공간을 가져 이동 시에도 한결 쾌적하다. 천장에는 안쪽으로 홈을 파 놓아 쿠페형 SUV의 단점인 헤드룸을 보완했다. 

 편의 품목으로는 개별 공조장치와 송풍구, 충전 소켓, 햇빛가리개 등이 있으며 도어 안쪽을 비롯해 곳곳에는 넓은 수납공간이 자리 잡았다. 태블릿을 연결하면 개인별 인포테인먼트 조작도 가능하다. 기존 대비 83% 넓어진 파노라마 글라스 루프 역시 마음에 든다. 트렁크는 기본 580ℓ, 40:20:40 비율로 개별 폴딩이 가능한 2열을 접으면 최대 1,525ℓ까지 늘어난다.

  ▲성능 및 승차감
 X6 중에서도 고성능 버전인 M50i는 V8 4.4ℓ 트윈터보 엔진을 얹어 최고 530마력, 최대 76.5㎏.m의 토크를 뿜어낸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가속시간은 단 4.3초다. 과장된 숫자가 아니라는 사실은 가속 페달을 깊게 밟으면 바로 알 수 있다. 출력 지연 현상을 줄인 트윈 스크롤 터보차저의 능력은 기대 이상이다. 1,800rpm에서 나오는 최대토크는 마치 대배기량 디젤차를 모는 것 같은 강한 인상을 심어준다.

 8단 스텝트로닉 자동변속기의 반응은 즉각적이다. 직결감이 뛰어나고 절도 있게 오르내리는 단수가 운전 재미를 높인다. 스포츠 모드에서 만족도는 더 높아진다. 엔진회전수(rpm)를 레드존 가까이 유도하며 엔진 소리와 함께 긴장감을 불러일으킨다. 눈 깜짝할 사이에 변속이 이뤄지고 계기판에 찍힌 속도는 예상보다 훨씬 높은 곳을 가리키고 있다. 

 스티어링 휠 응답성은 대형 SUV라는 사실을 잊게 한다. 워낙 핸들링 실력이 좋았던 BMW였는데 X6 M50i에서 장점이 더욱 두드러진다. 운전자가 의도한 만큼 정확히 몸을 틀어 빠른 진입을 유도한다. 조금의 흐트러짐 없이 깔끔한 포물선을 그린다. 크고 무게 중심이 높아 휘청거리는  SUV들과 선을 긋는다. 앞머리가 불안한 기색은 전혀 찾아볼 수 없고 코너를 탈출하는 순간에도 꽁무늬가 곧잘 따라온다. 

 "M" 전용 엔지니어들에 의해 특별히 맞춤 제작된 섀시와 능동형 롤 안정화 기능은 차의 완성도 높은 움직임에 큰 역할을 했다. 코너 탈출 시에는 전자식으로 작동하는 인테그럴 액티브 스티어링이 실력을 발휘한다. 각 기능들이 한데 모여 핸들링 실력을 높이며 안정적이고 깔끔한 포물선을 그릴 수 있게 도와준다. 대형 SUV에서 좀처럼 경험하기 힘든 감각이며 날렵함과 거리가 멀다는 편견을 말끔히 씻어준다.

 M스포츠 서스펜션은 물건이다. 2축 에어 서스펜션 타입으로 주행 모드에 따라 강도와 댐핑 압력이 조절된다. 컴포트 모드에서 한없이 차분하고 안락한 승차감을 구현한다. 반대로 스포츠 모드는 운전자에게 노면 상황을 실시간으로 전달하고 피드백을 던져준다. 

 낮은 시트포지션을 가진 고출력 쿠페에서나 느낄 수 있는 감각이다. 다이내믹 댐핑 컨트롤 시스템은 하체를 단단히 조여도 통통거리거나 불편하지 않다. 도로 위 잔진동을 적당히 흡수하면서 차의 흐트러짐을 바로잡는다.

 흥분을 가라앉히고 고속 주행을 이어나갔다. 실내는 매우 차분하다. 풍절음이나 바닥 소음이 예상만큼 들리지 않고 고속안정성도 수준급이다. X6는 자세를 낮추고 재빠르게 바람을 가르며 질주했다. 쿠페형 SUV의 가장 큰 특징인 에어로 다이내믹이 빛을 발휘하는 순간이다.

 한 층 업그레이드 된 주행보조시스템은 운전자에게 또 다른 믿음을 준다. 주행의 편안함과 안정성을 높여주는 반자율주행 시스템 "드라이빙 어시스턴트 프로페셔널"은 전 트림 기본 제공이다. 여기에는 스톱&고 기능이 있는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뿐 아니라 도심 제동 기능이 포함된 충돌 및 보행자 경고 기능, 차선 이탈 경고 및 차선 변경 경고, 차선 유지 기능, 충돌 방지 알람 기능 등 다양한 주행 보조 장치가 포함돼 있다. 

 운전자는 스티어링 휠에 위치한 LED 램프 색상을 통해 주행 보조 시스템의 상태를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또 어시스티드 드라이빙 뷰는 주위의 승용차, 트럭, 바이크 등을 식별해 계기판 중앙 디스플레이를 통해 표시해줘 복잡한 운전 상황에서 운전자 사고 위험을 최소화 시켜준다.

 BMW X6 M50i는 쿠페형 SUV의 스타일과 세련미를 챙기면서 BMW 특유의 운전 즐거움이 공존하는 차다. 감각적인 디자인은 기능과 멋을 동시에 챙겼고 최신 디지털 요소를 더해 사용자 경험을 높였다. 세그먼트 특징을 살린 넉넉한 2열과 트렁크는 X6 구입 가치를 높이고 평소 불편했던 쿠페형 SUV의 단점은 말끔히 지워냈다.

 주행으로 넘어가면 M50i만의 강력한 힘이 돋보인다.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주행 성능은 물론 체급을 잊을 정도의 민첩함은 운전하는 내내 깊은 감동으로 다가온다. 주행 모드에 맞춰 성격을 자유자재로 바꿔 세단과 SUV, 스포츠카 영역을 자유자재로 넘나든다. 스포티한 달리기를 좋아하면서도 본격 M카로 넘어가기 부담스러운 소비자는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가격은 1억4,830만원이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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