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자존심이 쎄다, 타타대우 맥쎈

입력 2022년02월07일 00시00분 구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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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리마 후속 대형 트럭, 디자인 변화·연결성 강조

 타타대우상용차가 최근 13년 만에 풀체인지를 거친 중대형 트럭을 선보였다. 주인공은 대형 맥쎈(Maxen)과 중형 구쎈(Kuxen)이다. 기존 프리마를 대체하는 두 차는 중소형 트럭인 더쎈과 함께 마·구·더 쎈 라인업을 완성한다. 그만큼 세 가지 신차는 상용차 시장에서 강력한 존재감을 보여주겠다는 타타대우의 의지가 담겨져 있다. 이 가운데 플래그십 제품군인 맥쎈의 트랙터, 카고, 덤프에 올라 타타대우가 오랜 침묵을 깨고 소비자 요구를 어떻게 제품에 반영했는지 알아봤다.


 ▲존재감 강조한 디자인
 맥쎈을 포함한 마구쎈 라인업의 캡 디자인은 하늘 위 최상위 포식자인 독수리를 모티브로 했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하지만 전반적인 조형미는 독수리보다 커다란 방패에서 가져온 것처럼 보인다. 변화의 핵심인 그릴은 전면부를 꽉 채워 압도적인 인상을 연출한다. 그릴 내부는 별다른 기교 없이 담백하게 수평형 크롬바로 가득하다. 윈드쉴드 하단에 위치했던 큼지막한 대우(DAEWOO) 레터링은 차명으로 대체해 자신감이 느껴진다. 헤드램프는 LED를 활용해 주간주행등의 세련미를 강조했다. 하지만 풀 LED가 아닌 점은 다소 아쉽다. 범퍼는 제품 성격에 따라 형태와 높낮이를 달리해 목적에 맞는 조형성을 제공한다.



 측면은 도어 패널을 아래까지 길게 내렸다. 이 경우 운전자는 승차 시 신발을 수납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할 수 있고 주행 시 스텝 공간에서 발생하는 공기 와류를 줄일 수 있다. 물론 캡 구조는 예전과 같다. B필러 아래에 두 개의 외부 수납함을 숨긴 점도 동일하다.
 
 실내 레이아웃은 프리마와 크게 다르지 않다. 대형 트럭의 진화는 승용차와 다르게 대시보드 변경에 인색하다. 전장 시스템 구성은 물론 수납 공간도 두 배 이상 차이 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투톤 색상을 화사하게 바꾸고 곳곳에 첨단 품목을 반영해 심미성, 기능성 면에서 대폭 개선을 이뤘다. 특히 디지털 계기판에 시선이 집중된다. 계기판 전체를 모니터화 한 기능은 승용차와 수입 대형 상용차에선 이미 보편화됐지만 국산 트럭에선 처음이다. 덤프 등 비교적 낮은 트림을 적용한 제품은 7인치 디스플레이를 쓴다. 스마트키와 엔진 시동 버튼도 트럭에선 반길만한 품목이다. 이밖에 시트 팔걸이에 달려있는 타타대우 특유의 변속 다이얼과 침대 등의 거주 공간은 여전하다.






 편의품목은 연결성을 강조한 쎈링크(Xenlink)가 핵심이다. 쎈링크는 짧은 시승으로 제대로 경험하지 못했지만 원격 시동, 도어 잠금 및 해제, 공조 시스템 제어, 동력계 및 섀시 진단 등을 지원하는 커넥티드 기능이다. 이미 승용차에선 많이 보편화 됐지만 유지보수가 더 절실한 상용차에선 이제 막 쓰이기 시작했다.

 ▲편안한 주행 성능은 여전
 맥쎈은 이탈리아 FPT(피아트파워트레인테크놀로지)가 공급하는 커서(Cursor) 엔진을 탑재했다. 먼저 오른 6×2 트랙터는 12.9ℓ 엔진으로 이전보다 10마력이 높은 최고 570마력, 최대 255㎏·m를 발휘한다. 유로6D 배출규제를 충족하면서도 1,000rpm 정도에서 터지는 최대토크 덕분에 가속력이 호쾌하다.


 6×4 덤프트럭의 9ℓ 엔진은 최고 400마력, 최대 173㎏·m의 성능을 낸다. 차급을 감안하면 수치상으로 높지는 않다. 하지만 국내 화물 운행에선 부족함이 없는 수준이다. 적재함이 비어있어 완전 성능을 경험하지 못했지만 중저속에선 제법 높은 토크를 경험할 수 있었다. 최고 480마력의 11.1ℓ 엔진의 카고 트럭도 마찬가지였다. 실제 운행에선 수치와 별개로 무난한 성능을 제공한다는 게 회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ZF 트락손 12단 자동화 변속기는 변속충격을 줄이며 효율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대배기량 디젤 엔진 특유의 거친 숨소리를 들으며 서너 차례 변속을 마치면 생각보다 빨리 최고속도(90㎞/h)에 다다른다. 자동화 변속기는 내리막길 주행 시 중립 기어 변속의 타력 주행을 통해 연료 소모를 줄이는 에코롤과 예측 주행 시스템, 험로 주행을 위한 락킹프리, 초저속주행, 언덕길 발진 보조 등을 지원한다.


 주행 감각은 속도를 끌어 올릴수록 편하고 안정적이다. ISRI 에어서스펜션 시트뿐 아니라 섀시와 캡, 차체의 자연스러운 움직임은 장거리 수송용으로 인기가 많았던 프리마의 정체성을 잇는 요소다. 트랙터, 카고의 경우 4백 에어서스펜션을 장착해 적재 안정성과 승차감을 극대화했다. 곳곳에 흡차음재를 두른 덕분에 풍절음을 비롯한 소음에 대한 불만도 적다. 안전품목은 능동형 크루즈 컨트롤, 긴급자동제동, 차선이탈경고, 코너뷰 모니터링 시스템, 동공인식 졸음 방지 경고 등 기존 시스템을 유지한다.


 ▲완전변경 같은 부분변경
 맥쎈은 아주 오랜만에 등장한 새 차지만 옛 것의 티가 적지 않다. 따라서 타타대우가 주장하는 풀체인지보다 그 수준의 부분변경을 거쳤다고 해야 맞을 것 같다. 완전변경은 기본적으로 트럭의 상징인 캡의 구조적인 변화가 따라주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디자인을 대폭 수정했다거나 연결성을 강화하는 등의 섬세한 상품성 개선을 이뤘다는 점에서 조금이라도 더 나은 차를 시장에 내놓으려 한 타타대우의 노력을 읽을 수 있다.


 가격은 맥쎈 1억9,200만원대(25t 카고 자동변속기 기준)다. 

 군산=구기성 기자 kksstudi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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