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600마력의 품격, 아우디 RS7

입력 2022년02월15일 00시00분 구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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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성능 쿠페형 세단의 매력 강조
 -라이벌 대비 높은 가성비

 최근 제품 구성면에서 아우디의 국내 행보는 극명하게 갈린다. A6 등 주력 제품을 판매하면서도 주행 중 탄소를 전혀 배출하지 않는 e-트론 라인업이 강화되지만 반대로 탄소를 다량 뿜어내는 "S" 및 "RS"의 고성능 라인업을 연이어 선보인 것. 마치 내연기관의 끝에서 최후의 만찬을 즐기는 듯한 분위기다. 이 가운데 RS7은 기함급 차체와 쿠페형 스타일을 바탕으로 화려한 매력을 뽐낸다.


 ▲거부할 수 없는 스타일
 RS7 디자인은 아우디의 슬로건 "기술을 통한 진보"를 시각적으로 잘 보여준다. 외관 전면부는 곳곳을 뚫어낸 범퍼 디자인으로 과감한 인상을 만들었다. 벌집 패턴의 새까만 그릴엔 전방 카메라와 레이더 등 운전자 보조 시스템을 위한 센서를 삽입했다. 운전의 즐거움을 상징하는 RS7 로고와 묘한 대조를 이룬다.

 헤드램프는 LED와 레이저로 가득 채웠다. "HD 매트릭스 LED 헤드라이트"라 불리는 헤드램프는 야간 주행 시 능동적으로 조명 형태를 바꿔 시야를 확보해준다. 범퍼 하단은 카본 스커트를 덧댔다. 카본은 사이드 미러, 사이드 스커트, 리어 디퓨저 등에서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측면은 쿠페형 세단의 정수를 제시한다. 특히 날렵한 실루엣은 2도어 쿠페 이상의 매력을 전달하는 느낌이다. 아우디 전체 제품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차라 해도 손색이 없다. 그 와중에 직경 22인치의 거대한 휠은 큰 존재감을 내뿜는다.

 후면부는 좌우로 길게 뻗은 테일램프가 차의 넓은 폭을 더 두드러지게 한다. 밤에는 헤드램프와 마찬가지로 화려한 조명쇼를 보여준다. 주먹이 들어갈 정도로 큰 두 개의 타원형 배기구와 카본 디퓨저는 차의 성격을 가감없이 보여준다.





 실내는 아우디 중형 세단의 레이아웃을 그대로 간직했다. 여러 소재로 겹겹이 쌓아 올린 듯한 대시보드는 기하학적인 조형미로 첨단의 이미지를 구현했다. 디지털 기반의 계기반과 콕핏, 센터페시아를 가득 채운 듀얼 스크린과 인포테인먼트 등도 미래적인 느낌을 강조한다. 그러나 곳곳에 활용한 알칸타라와 나파 가죽, 버킷 형태의 시트, 빨간 바느질 마감 등 RS만의 핫 소스를 버무려 고성능 본연의 성격도 잘 드러냈다.








 뒷좌석 공간은 쿠페형 차체임에도 넉넉하다. 낮은 지붕으로 모자랄 수도 있었던 헤드룸은 긴 휠베이스를 바탕으로 좌석을 눕혀 확보했다. 선루프를 절묘하게 설치해 헤드룸에 지장을 주지 않게 한 점도 돋보인다. 패스트백 스타일답게 적재공간은 꽤 깊고 높다. 이밖에 편의품목은 헤드업 디스플레이, 스마트폰 무선 충전, 4존 에어컨, 뱅앤올룹슨 19스피커 음향 시스템, 어라운드 뷰 등이 마련됐다.



 ▲잊을 수 없는 V8 엔진의 맛
 동력계는 V8 4.0ℓ 트윈터보 엔진을 얹어 최고 600마력, 최대 81.5㎏·m의 토크를 발휘한다. 더 끌어올릴 수 있는 여지가 있었지만 브랜드 스페셜리스트인 R8 V10(610마력)을 넘볼 수 없었기에 10마력 차이를 뒀다. 그래도 가속력은 말 그대로 넘쳐 난다. 회사가 밝힌 0→100㎞/h 가속시간은 3.6초다. 짧은 시간이지만 몇 번의 변속 충격을 겪다 보면 더 짧게 느껴진다. 8단 팁트로닉 자동변속기는 변속이 꽤 빠르고 영민하다.


 성능이 뛰어난 만큼 각 주행 모드에 따른 변화는 유독 크다. 컴포트 모드는 말 그대로 편하게달리는 일상적인 주행이 가능하다. 엔진 배기량이 큰 평범한 세단의 승차감이다. 서스펜션도 적당히 부드러워 스포츠 세단임을 잊게 한다. 반면 스포츠 모드는 RS7이 왜 존재하는 지를 잘 보여준다. 엔진과 배기음은 패기 넘치게 들끓어 굳이 뱅엔울룹슨 오디오를 듣지 않아도 귀가 즐겁다.

 아우디의 상시 사륜구동인 콰트로 시스템은 운전자가 제어 가능한 오버스티어 성향을 보인다. 서스펜션은 긴장감 있게 조여줘 노면과 친밀도를 높여준다. 급선회 시에도 어지간해선 무게 중심이 흐트러지지 않는다. 세라믹 브레이크 기반의 제동 시스템은 동력 성능에 맞게 강한 제동력을 보여준다. 스티어링 휠에 버튼을 마련한 RS 모드는 차의 성능을 모두 운전자가 컨트롤 할 수 있게 한다.

 복합 연료 효율은 7.4㎞/ℓ로 600마력의 성능을 감안하면 보통(?) 수준이다. 고속도로에선 9㎞/ℓ 이상도 가능하다. 가혹 조건이 잦았던 시승 중에는 평균 4.5㎞/ℓ가 계기판에 표시됐다. 


 ▲대체 불가한 데일리 수퍼카
 아우디는 RS7에 "일상을 위한 초고성능 레이싱카"라는 수식어를 붙였다. 평소엔 편안하게 달리다 필요에 따라 마음껏 제 성능을 뽑아낼 수 있는 차라는 뜻이다. 시승을 통해 알아본 RS7도 그런 가치를 여실히 보여줬다. 물론 비슷한 컨셉트는 주변에 많다. 그러나 가격대 성능을 보자면 RS7의 매력은 가히 "대체불가"라 할 만 하다. 639마력의 AMG GT 63 4도어 쿠페는 2억4,960만원, 625마력의 BMW M8 그란쿠페는 2억3,550만원이다. 아우디 RS7은 1억6,402만원이다.
 
구기성 기자 kksstudi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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